길다 (Gilda)
1946년 미국영화
감독 : 찰스 비더
촬영 : 루돌프 마테
출연 : 리타 헤이워스, 글렌 포드, 조지 맥크리디
조셉 칼레이아, 스티븐 게레이, 조 소여
영화 '쇼생크 탈출'을 보면 감옥에서 죄수들이 단체로 영화를 보는데 그 영화에서 어느 관능적인 여자가 머리를 위로 흔들며 등장하자 죄수들이 일제히 환호를 올립니다. 그녀는 바로 '리타 헤이워스' 영화속 영화로 등장한 그 작품은 바로 1946년 필름 느와르 영화 '길다' 입니다.
'쇼생크 탈출'은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의 이야기입니다. 40, 50, 60년대를 상징하는 관능적 핀업걸들의 포스터 3개가 차례로 등장하는데 40년대는 리타 헤이워스, 50년대는 마릴린 먼로, 60년대는 라퀠 웰치 입니다. 리타 헤이워스는 이렇듯 40년대를 대표하는 관능적인 여배우였고, '길다'는 '상하이에서 온 여인'과 함께 그녀의 대표작입니다. '쇼생크 탈출'도 벌써 26년전의 영화이만 그 당시에도 '길다'는 이미 오래된 고전영화였습니다. '쇼생크 탈출'의 원작소설 제목이 '리타 헤이워스와 쇼생크 리뎀션'입니다.
'길다'는 우리나라에도 개봉했던 작품입니다. 리타 헤이워스의 관능적 매력이 발산된 작품인데 긴 머리를 흩날리며 춤추며 노래하는 연기가 일품입니다. '아마도 미오(Amado Mio)' 라는 곡과 'Put the Blame on Mame' 이라는 두 곡을 스테이지에서 부릅니다. 영화의 내용도 흥미롭지만 이 두 공연 장면은 리타 헤이워스의 관능미를 보너스처럼 보여준 장면입니다.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배경이며 내용은 보스의 아내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요즘 보면 좀 진부한 느낌이 들긴 하죠. 주진모 주연의 '사랑'이라는 영화도 그런 내용이었죠. 길바닥에서 주사위 게임이나 하면서 굴러먹던 자니 패럴(글렌 포드)은 어느날 자신을 구해준 밸린 먼슨(조지 매크리디)이라는 남자와의 인연으로 그가 운영하는 도박장에서 일하게 됩니다. 자니는 먼슨에게 충성을 바쳐서 그의 높은 신임을 얻는데 성공하며 도박자의 2인자 자리까지 오릅니다. 먼슨은 출장을 갔다가 만난 길다(리타 헤이워스)라는 미모의 여성과 만난지 하루만에 결혼을 하고 데려옵니다. 길다가 먼슨을 사랑하지 않는데 돈 때문에 결혼했다고 생각한 자니는 길다를 경계하고, 특히 자니가 보란듯이 일부러 문란하게 행동하는 길다의 행동을 불쾌해 합니다. 어느날 도박장에서 사람이 죽고 그날 먼슨은 뭔가에 쫓기듯 경비행기를 타고 떠나다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하지만 그 전에 먼슨은 낙하산으로 몰래 탈출하여 위장 죽음으로 가장합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자니는 먼슨의 모든 재산을 차지하고 길다와 결혼까지 합니다. 결혼후 길다의 문란한 행동에 대해서 복수하듯이 먼슨처럼 길다의 행동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자니로 인하여 길다는 다시금 숨이 막혀오는데.....
'백조' 무기여 잘있거라'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찰스 비더 감독이 연출했습니다. 리타 헤이워스는 '길다' 외에도 '커버 걸' '정염 카르멘' 등의 영화에서 찰스 비더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추었고, 자니 패럴 역의 글렌 포드와 '정염 카르멘'에서도 함께 연인으로 출연했습니다. 40-50년대 강인한 남성적 연기로 인기를 누린 글렌 포드가 보스에게 충성을 바치며 출세를 지향하는 남자주인공 역할로 등장하여 리타 헤이워스와 사랑과 애증의 관계를 연기합니다.
먼슨 역의 조지 매크리디는 지팡이 끝에서 뾰족한 칼날이 튀어나오는 독특한 무기를 갖고 다니는 악당으로 등장합니다. 먼슨은 불법 사업을 벌여서 경찰의 추적을 당하는 인물이며 충성을 바치는 자니 패럴을 철저히 이용해 먹는 악당이기도 합니다. 아내인 길다를 감시하기 위해서 늘 자니 패럴을 길다의 옆에 붙여두지만 오히려 둘이 사랑에 빠지는 작용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에 길다와 자니를 모두 속이며 죽은것으로 위장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먼슨이 다시 등장하는 부분이 나름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종반부 장면이 좀 느슨하게 끝나는 느낌입니다. 자니 패럴도 나름 악당인 셈인데 먼슨만 응징을 당하는 느낌도 있고. 길다와 자니는 애증이 사랑으로 발전하는 관계지요.
40년대 리타 헤이워스의 필름 느와르 영화중 '상하이에서 온 여인'과 함께 대표적 작품인데 개인적으로는 '상하이에서 온 여인'이 좀 더 나은 영화라고 보는데, 다만 머리를 짧게 잘랐던 그 영화보다 머리를 기른 '길다'에서의 모습이 더 어울려 보였습니다. '쇼생크 탈출'에서도 대표영화처럼 등장한 것을 보면 리타 헤이워스의 매력발산만 따진다면 '길다'가 우월한 작품입니다. 특히 '쇼생크 탈출'에서도 보여졌던 첫 등장하는 장면을 매우 인상적으로 잘 묘사했습니다.
길다가 악녀처럼 묘사된 부분도 있지만 실제로는 돈 때문에 암흑가의 보스와 결혼했으면서 그의 충직한 심복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일부러 질투를 유발시키기 위해서 문란한척 하는 나름 순정적인 부분이 있는 여성이며 거친 두 남자의 품에서 오히려 한없이 약하고 여린 여성일 뿐입니다. 이후 여러 영화에서 등장한 팜므파탈에 비하면 오히려 길다는 나악햔 여성입니다.
흥미로운 40년대 필름느와르 영화이고 40년대는 필름느와르 장르가 무척 활발하던 시대입니다. '길다'도 잘 만든 재미난 영화지만 '로라'나 '상하이에서 온 여인' '말타의 매' 같은 작품보다는 다소 못 미치는 영화로 생각됩니다. 보스의 아내를 사랑하는 내용 자체가 요즘 식상한 느낌이 들어서 그럴 수 도 있지만. 영화의 내용보다는 리타 헤이워스의 관능적 매력에 더 많이 의존한 느낌입니다.
ps1 : 찰스 비더가 글렌 포드와 리타 헤이워스를 다시 주인공으로 활용한 '정염 카르멘' 보다 훨씬 나은 영화입니다.
ps2 : '쇼생크 탈출'에도 나왔던 머리 들어올리며 죄수들의 환호를 받는 장면, 그리고 스테이지에서 노래하는 세 씬 함께 묶어서 편집한 영상입니다. 각각의 관능미의 차이를 비교해 보시죠.
https://blog.naver.com/cine212722/221850566170
[출처] 길다(Gilda, 46년) 리타 헤이워스의 관능미|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