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때 - 신경림
외로울 때는
협궤열차를 생각한다
해안선을 따라 삐걱이는 안개 속
차창을 때리는 찬 눈발을
눈발에 묻어오는 갯비린내를
답답할 때는
늙은 역장을 생각한다
발차신호의 기를 흔드는
깊은 주름살
얼굴에 고인 고단한 삶을
산다는 일이 때로 고되고
떳떳하게 산다는 일이
더욱 힘겨울 때
괴로울 때는
여인네들을 생각한다
아직도 살아서 뛰는
광주리 속의 물고기 같은
장바닥 여인네들의 새벽 싸움질을
밀려가는 썰물도 잡고 안 놓을
그 억센 여인네들의 손아귀를
외로울 때는
카페 게시글
애송하는 詩
외로울 때 - 신경림
h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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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6
23.07.13 07:3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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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내가 외로울 때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요
한번 생각해 봅니다.
저는 음악을 들으며 순화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