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314 (목) “사과 안 팔려 빚만 는다”… 40년 과일상 한숨
3월 13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의 한 과일가게. 40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상인 김모씨에게 배 20개가 든 15㎏짜리 박스 가격을 묻자 ‘12만원’이란 답이 돌아왔다. 1년 전 가격 3만원과 비교해 값이 4배나 치솟은 것이다. 사과 한 박스 가격도 1년 만에 3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김씨는 “치솟은 과일값에 손님도 줄면서 도매로 가져오는 물량을 지난해보다 5분의 1로 줄였다”며 “이제 정말 한계다. 두 달 전 카드 대출까지 받았는데 못 갚아 신용불량자가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이상기후로 수확량이 크게 줄어든 사과와 배 가격이 치솟으면서 서민 고충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명절 아니면 엄두도 못 내는 과일이 됐다”고 푸념한다. 흔한 과일이 비싼 가격 탓에 식탁에서 맛볼 수 없는 사치품목이 됐다는 것이다. 과일값 고공행진은 상인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비싼 가격에 팔리지 않는 과일이 창고에서 썩어가면서 오랜 기간 이어온 장사를 접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신원시장에는 한창 장사가 이뤄져야 할 시간에도 불이 꺼진 과일가게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30년간 과일가게를 운영해온 50대 윤모씨는 “물가도 치솟고 임대료도 1년에 한 번씩 계속 오르다 보니 지금 들어오는 사람 중에는 3년 안에 도로 나가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 청과시장에서 만난 70대 상인도 “서민들이 사과 한 알에 4000~5000원을 주고 먹겠느냐. 제사용 말고는 아예 나가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과일은 그날그날 팔리지 않으면 썩어서 버려야 한다.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가게를 접은 상인도 많다”며 “원래 7월까지는 사과가 주력 품목인데 다들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사과 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71.0% 올랐다. 1999년 이후 역대 세 번째로 70%를 넘겼다. 배는 61.1%로 1999년 9월(65.5%) 이후 24년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이 된 가격 탓에 지난 설 명절 이후 사과와 배를 접하지 못한 소비자도 적지 않다. 영등포 청과시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설 명절 당시 딸 가족이 와서 사과를 산 뒤로 한 달 넘게 먹지 못했다”며 “이제는 너무 비싸서 손주가 와도 못 준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장을 보던 부부도 “사과나 배는 우리 돈으로 못산다. 자식들이 가끔 사다주면 아껴서 먹는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농산물 유통마트의 사과 판매대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박스째로 담아 파는 사과를 찾는 손님은 없고, 작은 봉지에 담긴 사과를 찾는 이들만 간간이 있었다. 사과를 들었다 놨다 하며 한참을 망설이던 원모(61)씨는 “예전엔 사과 한 박스 살 돈으로 요즘은 한 봉지를 겨우 산다”며 “남편이 매일 사과 한 개를 먹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이제는 반 개로 줄였다”고 말했다.
"암벽사고 구조땐 접근조차 어려울 때 많죠"
한국은 등산하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도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등산로 입구에 도달할 수 있는 산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서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북한산은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등산객이 방문하는 산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탐방객이 많으면 그만큼 사고도 잦다. 북한산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산악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다. 국립공원공단이 5년 전 북한산에 우리나라 최초의 특수산악구조대를 조직한 이유다. 탐방객의 안전을 위해 24시간 비상대기 중인 북한산 특수산악구조대의 김재운 대장(58)을 매일경제가 인터뷰했다.
북한산 특수구조대 사무실은 해발고도 440m의 인수대피소다. 일반 탐방객은 40분 이상 등반해야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인수대피소를 거점으로 김재운 대장을 포함한 12명의 대원이 교대근무로 24시간 북한산을 지킨다. 김재운 대장은 "야간 산행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사고는 언제 발생할지 모른다"며 "특히 등산객이 많은 봄철과 가을철에는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특수구조대 업무는 사고 발생 시 탐방객을 구조하고 응급치료를 하는 일 외에도 안전시설 설치와 보수, 낙석 점검, 희귀 동식물 복원, 산불 진화, 안전 교육까지 다양하다. 특히 소방헬기의 접근이 어려운 암벽등반 코스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암벽등반과 구조작업을 동시에 해야 한다. 20㎏ 가까이 되는 구조장비를 들고 사고 지점에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빙벽등반(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 출신 등 실력이 검증된 인력으로 특수구조대가 구성된 이유다. 김재운 대장은 "대원들은 인명 및 산악 구조 자격증과 암벽등반 능력까지 갖춘 이들로, 모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됐다"며 "한국 산악 안전의 최전선에서 활약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운 대장 역시 20년 경력의 등산 안전 전문가다. 그는 "20대 중반에 산에 빠져 전국의 명산을 순회했다"며 "제대로 등산을 배워보자는 생각으로 받았던 등산 안전 교육을 계기로 구조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최초의 등산 교육시설인 한국등산학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김재운 대장은 같은 곳에서 강사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등산학교 강사는 무보수 봉사직이다. 약 20년간 김재운 대장은 평일엔 직장생활을 하고 주말엔 강의 봉사를 했다. 그는 "산을 알아갈수록 자연 앞에 겸손해지고 안전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북한산 특수구조대 대장으로 부임한 건 2년 전이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산악 구조를 전업으로 삼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상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업무라 가족의 만류도 거셌다. 그는 "한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고된 일이지만 산이 있어 버틸 수 있다"고 했다. 봄철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고는 저체온증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의식을 잃고 생명의 위협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김재운 대장은 경고했다. 김재운 대장은 최근 발생한 위험천만한 추락 사고도 예로 들었다.
70대 노인이 비법정탐방로(샛길)를 이용하다 실족해 5m 높이에서 추락한 사고였다. 김재운 대장은 "머리를 크게 다친 상태에서 등산로와 먼 곳으로 떨어져 사고 지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119구조대까지 합류해 대규모 탐색 작전을 펼친 끝에 가까스로 환자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에는 통신 음영 지역이 많아 스마트폰 위치 추적도 쉽지 않다"면서 "사람 손이 닿지 않아 경치가 좋다며 샛길을 이용하는 탐방객이 간혹 있는데 아주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한 달만에 130만명 몰렸다… 빵 사러 오픈런 '맛있는 백화점'
3월 13일 오전 10시 25분.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의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 앞에는 고소한 빵 굽는 냄새와 함께 ‘오픈런’(영업 개시 전 대기) 인파가 가득했다. 백화점 오픈 5분 전이었지만, 이미 소금빵 맛집 ‘베통’에는 “1차 대기 줄 마감”이라는 팻말이 설치됐다. 간신히 줄을 섰다는 60대 조모씨는 “딸이 꼭 먹고 싶다고 해 아침부터 왔는데 이렇게 줄 서기가 치열한 줄 몰랐다”며 “나는 소금빵을, 딸은 딸기 케이크를 사는 게 미션”이라고 했다.
프랑스 파리의 빵집으로 유명한 ‘밀레앙’과 케이크 브랜드 ‘쇼토’ 앞에도 긴 줄이 생겼다. 파이 맛집 ‘가리게트’에서 대기 번호 43번을 받은 오모(35)씨는 스위트 파크 방문을 위해 이날 제주도에서 당일치기로 서울에 왔다. 그는 “아침 비행기를 타고 오픈런을 했는데도 ‘초량온당’ 빵은 구매에 실패했다”며 “디저트를 구경한 뒤 백화점에서 점심을 먹고, 모자와 가방을 쇼핑하고 저녁에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삐아프’ 초콜릿을 구매하기 위해 찾아온 남성들도 있었다.
디저트가 백화점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불황에 명품 소비가 줄어들자 백화점들이 식음료(F&B) 매장을 업그레이드하며 경쟁 중이다. 그중에서도 디저트는 가격대가 낮고 유행의 확산 속도가 빨라 고객 유인 효과가 크다. 우선 소비자 발길을 이끌고, 이후 추가 쇼핑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월 15일 문을 연 신세계 강남 스위트 파크에는 이날까지 누적 130만 명이 방문했다. 해외 유명 디저트들이 상륙했고, 전통 한과와 노포 빵집 등 ‘K-디저트’까지 다 모아 화제가 됐다. 5300㎡(약 1600평)의 거대한 공간을 43개 브랜드로 채웠다.
오픈 이후 강남점 디저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15년 만에 리뉴얼하는 식품관 중에서 스위트 파크를 가장 먼저 공개했다. 양정모 신세계백화점 F&B팀장은 “디저트는 다양한 수요가 있어 집객 요소가 강하고 화제성이 높아 첫 번째로 공개했다”며 “가격 접근성이 좋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강남점은 올해 안에 와인 전문관과 프리미엄 식당 등을 차례로 선보일 계획이다.
백화점에서 식품은 가격이 낮은 상품에 속하지만, 연관 구매율(다른 상품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다. 현대백화점 식품 구매고객의 연관 구매율은 2020년 61.7%에서 지난해 65.2%로 상승했다. 이들은 화장품, 영패션, 여성의류 등(연관 구매율 순)을 함께 샀다. 10명 중 6명 이상은 백화점에 먹거리를 사거나 외식하러 왔다가 화장품이나 옷도 산다는 뜻이다. 백화점이 필요한 물건만 사서 나가는 ‘목적형 소비 공간’에서 ‘체류형 공간’으로 변하면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더현대 서울에 용리단길 핫플 ‘테디뵈르 하우스’를 오픈하고 압구정본점엔 일본 시폰 케이크 브랜드 ‘마사비스’ 국내 1호점을 여는 등 디저트 맛집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는 중동점 식품관 리뉴얼을 앞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스위트 파크 오픈 후 강남점 전체 매출이 30%가량 올랐다. 특히 20·30대가 즐겨 찾는 스포츠·아웃도어(72%), 뉴스트리트 패션(49%) 카테고리도 함께 신장했다. 스위트 파크 영향으로 MZ세대 고객 방문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잠실점에 ‘런던 베이글 뮤지엄’과 ‘노티드 월드’를 선보여 각각 월평균 15만 명, 12만 명이 방문하는 핫플로 자리 잡았다. 두 매장 구매 고객의 50% 이상은 패션 등 다른 상품군에서도 추가 구매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런던 베이글 뮤지엄 오픈 후 3개월간 같은 층(1층)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소비 침체와 해외여행 증가로 명품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백화점은 고객 수를 늘려 매출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했지만 명품은 0.5% 증가에 그쳤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황이어도 고객들이 발을 끊게 해선 안 되는 백화점들이 체류 효과가 큰 식품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소비가 다시 살아날 때까지 디저트 등 식품관이 고객을 다른 품목으로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내에서 식품 바이어의 위상도 달라졌다. 롯데백화점은 2022년 푸드 부문을 대표 직속으로 분리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F&B 전담 신입사원도 채용해 인력을 보강했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백화점의 꽃은 패션이었으나, 최근 식품이 ‘앵커 테넌트’(핵심 점포) 역할을 하며 식품 바이어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3월 중순의 원주 용화산 풍경길.....!!!!!!!!
예술관길........
칠엽수........
치악초등학교..........
09:47 용화산 풍경길에........
미세먼지로 지워진 치악산.......
용화산 풍경길 데크.......
두릅나무........
건너다 본 배부른산......
용화산 풍경길 북서쪽 데크.......
겨울을 난 풍경길의 아이비.......
용화산 2봉을 돌아.........
더샾 3차.......
황소마을로 하산......
정상주유소..... 휘발유 1608원 / 경유 1515원
남원로......
*****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