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약속이므로 파병해야
원희룡 의원 "우리당에 점찍은 사람들 있다"
"우리당에 점찍은 사람들 있습니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24일 인터넷 채팅 대담에서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의사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원 의원은 “창업형, 수성형 중에서 창업형 쪽으로 계속 강화되고 있다”고 의미심장한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최근 행정수도이전 공방으로 타격타를 먹은 박근혜 대표에 대해 원 의원은 “과거 대결정치가 아니라 감정을 절제하고 설득조로 국민에게 이야기하는 스타일에 지지를 보내는 것 같다”고 대중 인기에 대해 해석하면서도 “정책비전과 인물의 지도력을 키워나가고 당의 주체 세력을 키워낼 의지와 실천프로그램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불임정당론까지 제기되는 한나라당의 현 상황에 대해 원 의원은 “부패, 특권, 억압, 지역주의, 냉전주의 등 낡은 것을 단호하게 청산하고 단절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원 의원은 “지난 탄핵 과정을 통해 아니라고 판단된 것은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다”며 “난타전을 벌이더라도 당을 개혁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김선일씨 피살과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해 원 의원은 “국제정치에서 도덕은 항상 주장되지만 하나의 견제하는 축일 뿐이라며 힘의 질서로 국제사회는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원 의원은 “파병 문제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면서 “초기의 발언들을 보면 반미까지는 아니라도 미국으로부터 나갈 수 있는 데까지 나가보자 하는 시도를 계속 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파병 논란에 대해 원 의원은 “논란 끝에 결정한 사안이고 국제사회 약속이므로 철회한다는 것은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파병 찬성 의사를 밝혔다. “대신 비전투병 파병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추가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DJ 정부와 참여정부의 대북 관련 정책에 대해 원 의원은 “대북포용정책에 동조하지만 불투명한 뒷돈거래, 핵개발을 막지 못한 것이 문제”였고 “평화번영정책은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한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북한과의 대화나 지원을 무조건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공단개발, 경제협력 등 개혁개방으로 연계해야 한다”고 덧붙여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채팅 대담에서 서영석 대표가 "다소 가혹해 보이는 듯한 질문은 원 의원이 공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이에 대해 원희룡 의원은 “오히려 정중하고 배려하는 질문에 역시 한나라당 의원과의 토론이 어려운가 생각했다”고 화답했다.
서 대표는 이번을 기점으로 다른 한나라당 소속 의원뿐 아니라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과도 인터뷰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민일성기자>
다음은 인터뷰 전문
서영석 =
한나라당의 젊은 피, 제가 칼럼에서 간혹 “청년 수구”란 표현으로 비판했던 소장파 의원들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히는 원희룡 의원님을 서프라이즈 채팅 인터뷰에 모셨습니다. 원의원님 먼저 네티즌 여러분들께 인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희룡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오늘은 김선일씨 죽음 때문에 슬픔과 분노가 가시지 않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가슴으로 명복을 빌고 싶습니다.
서영석 = 네. 김선일씨 죽음은 우리 국민들에게 큰 슬픔을 안겨줬습니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슬픈 일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어봅니다. 원 의원님께 드리는 첫 질문입니다. 사실 국회의원들이 네티즌을 이해한다고 모두들 그러지만 인터넷을 진짜로 이용하고 의정활동에 활용하는 분들은 소수라고 생각합니다. 원의원님은 당근 그러지 않으시겠지만 평소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으며, 즐겨 보는 인터넷 언론이나 사이트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해주십시오.
원희룡 = 정보 검색을 인터넷에 주로 의존하고요. 제 사이트도 운영하니까 신경이 많이 쓰게 되지요. 미니홈피나 블로그도 꾸미고 있는데 아직 초보 수준입니다. 인터넷 언론은 네이버나 다음 등 포탈사이트 뉴스를 많이 보게 되고요. 의견을 보기 위해서 칼럼이나 논평이 특색있는 사이트들을 많이 보게 되지요.
서영석 = 말씀하시는 수준이 뭐 그냥 하는 의원들 수준은 아닌 것 같구요. 역시 젊은 이들과 실제로 호흡하는 모습이 엿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실 네티즌들은 이 점이 굉장히 궁금할 것 같습니다. 아시겠지만 서프라이즈는 한나라당에게 대단히 비판적입니다. 물론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에게 대단히 우호적이지만 말입니다. 여기 나오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평소 서프라이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고 있으며 인터뷰 요청을 수락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원희룡 = 서프라이즈는 개혁적 진보 칼럼 사이트지요. 물론, 요즘 파병문제 고민하는 걸 보니 진보의 내용에서 어려운 시련기인 것 같지만… 서프라이즈가 한나라당에 대해 비판적인 것은 잘 아는데, 저 자신도 한나라당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기 때문에, 많이 참고하려고 합니다.
대신 저의 비판은 내부에서의 비판이고, 극복하기 위한 비판이기는 합니다. 인터뷰에 불러주셔서 저는 내심 매우 반가왔습니다. 시각이 다른 사람과 토론하면 오히려 자극도 되고 보완점도 많이 발견하게 되거든요. 생각이 다르다고 함께 못 갈 이유가 없고요. 또 제가 서프라이즈에게 평소 궁금하고 묻고 싶었던 것도 있어요.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 이제는 서프라이즈도 폐쇄된 동아리를 나오는가 하는 기대도 가져봅니다.
서영석 = 네티즌들이 모여 담론을 나누고 거기서 생산된 칼럼이 주를 이루는 한 원의원님이 보시듯 폐쇄성을 벗어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폐쇄성이란 규정에는 찬성하지 않지만 말입니다. 여기서는 점수제로 운영되고 좋은 점수를 받은 글들이 주요한 칼럼을 장식하는 체제기 때문에 당연히 한나라당에 비판적인 글들이 보다 많이 메인화면에 오르게 됩니다.
이것은 폐쇄성은 아니지요. 가령 좋은나라닷컴에 서프라이즈와 같은 성격의 칼럼이 메인을 장식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어떻든 서프라이즈는 앞으로 뉴스와 칼럼이 동시에 가는 시스템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원의원님이 지적하신 부분, 그런 표현이 맞든 틀리든 어떻든 폐쇄성이란 부분은 일정하게 극복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떻든 고맙구요. 다른 질문보다도 먼저 파병문제로 시작할까 합니다.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파병찬반 논쟁이 인터넷을 뜨겁게 장식하고 있습니다. 먼저 파병 문제에 대한 원의원님의 기본적인 입장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희룡 = 군대를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사람은 없겠지요. 하지만, 논란 끝에 파병을 결정했고 국제사회에 약속을 한 만큼, 파병을 철회하는 것은 더 큰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곤란하다. 그 대신 비전투병 파병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추가적인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겠다. 이런 입장입니다.
서영석 = 한나라당 내부의 극히 소수 의원들과 열린우리당의 일부 의원들 그리고 민노당 의원들은 파병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결국 원의원님은 파병을 재검토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라고 봐도 되겠군요.
원희룡 = 예. 파병을 철회해서 나올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스페인의 경우를 보면, 열차테러 이후 총선에서 정권이 바뀌어 철군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미국과의 동맹은 악화되었고요. 스페인은 유럽연합과의 관계로 당분간 버티겠다는 것인데 우리는 처지가 완전히 다르지요.
서영석 = 우리는 처지가 다르다. 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네티즌들을 위해서 부연설명 하신다면요.
원희룡 = 우선, 대한민국은 지난 50년간의 존립과 경제성장에서 미국에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를 보더라도 미국과의 동맹을 해체해서는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이 매우 어렵다.
그래서, 괴롭기는 하지만 동맹으로서의 최소한의 협력은 해야 하고 그것을 통해 국익이 크게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 결국,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 차악의 선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지요.
서영석 = 어려운 문제이지요. 국가는 합법적인 체제요 조직이고 테러단체는 불법적인 조직이기 때문에 국가가 테러단체의 야만스런 만행과 협박에 넘어갈 수 없다. 이런 것은 상식이라고 하겠습니다만 문제는 그러한 상식 속에서 일어나는 비상식이라고 할까요.
김선일씨처럼 무고한 국민이 희생되는 일이 벌어졌을 때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설득하고 실제로 더이상의 위해가 없도록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겠는데요. 만일 지금 상태에서 파병이 계속될 때 더이상의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예상할 수 있겠습니까.
원희룡 = 정말 어렵고 괴로운 문제입니다. 중동정세 자체가 그 지역이 매우 위험합니다. 만약 위험이 없다면 재건을 위해서 민간 건설회사를 보내면 되겠지요. 전쟁 상태이기 때문에 재건을 위해서도 비전투병이 가는 것이거든요.
위험지역에서의 특히 민간인 안전대책은 만전을 기해야 하는데 이번에 테러 자체뿐 아니라, 정부가 보호역할을 못해주었다는 황당함 때문에 걱정이 더 큰 것이지요. 앞으로의 테러재발을 막기 위해서 교민철수는 물론이고 중동지역에서의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특별한 합니다.
서영석 = 정부의 황당함에 대해서는 조금 있다가 여쭤보기로 하고요. 아까 말씀하신 국익문제에 대해 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국익과 도덕성의 충돌이라고 할까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비도덕적이라는 평가가 세계 지성의 공통된 평가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그런 비도덕적 전쟁에 국익을 위해 파병한다는 것 자체가 비도덕적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희룡 = 미국의 이라크전쟁은 명분이 대테러전쟁이지요. 알카에다의 9.11테러로 무고한 미국민이 3천명 넘게 죽었습니다. 오사마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아프간을 공격했고 이어서 이라크를 공격하게 되었습니다. 대량학살무기가 과연 있었느냐는 논란이 많고 알카에다와 이라크가 어떤 관련이 입증되었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됩니다만,
미국은 냉전붕괴 이후 세계평화와 인류의 적은 세계 곳곳의 알카에다 같은 테러집단이고 이런 테러조직들이 소위 ‘불량국가’들과 연계되어 대량살상무기를 손에 넣는 것을 최우선 안보대상으로 보고 있어서 테러집단은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 소탕하겠다는 입장이지요.
이런 큰 흐름 속에 이라크전쟁이 있는 것입니다. 유엔결의 없이 침공한 것, 대량살상무기를 물리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것 등등 때문에 비난받고 있는데, 그에 대한 도덕적 비난은 비난이고요. 테러라는 인류의 적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뿌리뽑아야 하느냐 하는 인류 공통의 괴로운 과제가 있는 것이지요.
서영석 = 원의원님의 논리에는 별로 하자가 없어보입니다만, 전제에는 다소 이견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미국에 가해지는 테러란 사실 미국의 자업자득인 성격이 강하지 않습니까. 알카에다의 테러가 한국에 가해진 적은 없거든요.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구조 속에서 그것에 저항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도덕적이라면 원의원님 말씀이 지극히 타당하겠지만, 미국 자체가 비도덕적이라면 그런 주장은 결국 비도덕적인 국가의 자기 변호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원희룡 = 세계가 냉전시대의 양극체제에서 미국 우위의 일극체제로 간 것은 냉엄한 현실입니다. 국제정치에서 도덕은 항상 주장되고 추구되지만 그것은 하나의 견제하는 축이지 국제정치가 도덕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힘의 질서가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지요. 도덕의 문제는 누가 먼저 지배, 폭력행사를 했느냐 하는 것인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식으로 되기 쉽습니다.
알카에다라는 테러조직이 없어지려면 그러면 미국이 중동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동맹관계도 폐기되어야 하느냐, 그것이 현실에서 가능한 이야기이냐. 물론, 미국의 힘의 일방적 행사는 비판받고 견제되어야 합니다. 전쟁시에도 룰이 있는 것이니까요. 어쨌든 도덕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서영석 = 네. 결국은 현실론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서글픈 현실이긴 하지만
미국이 지배하는 세계 팍스 아메리카나에 살고 있는 세계시민의 서글픈 현실이라고 하고 넘어가야겠습니다. 자. 그러면 우리의 현실로 돌아와야겠는데요. 한국이 파병규모에 있어서 파병국 중 3위를 차지할 만큼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야 하는 궁극적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물론 비전투병이긴 합니다만.
원희룡 = 결국, 미국에 대해 빚을 많이 진 것 때문 아니겠습니까. 또, 60만이라는 규모의 군대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가 미국과 대국들 외에는 거의 없으니까요. 자국 군대의 총규모에 비추어서는 그 정도는 파견할 수 있다, 이렇게들 보는 것이겠지요. 미국이나 동맹국들이.
서영석 =
북한 핵문제 해결이란 점도 여기에는 이유로 작용했을 듯 싶은데요.
원희룡 = 그렇지요. 북핵을 둘러싼 6자회담이 3라운드로 들어가고 있는데요. 한반도 주변 안보의 핵심문제인 북한핵문제에서 미국의 역할이 그만큼 결정적이고 한국의 이해관계가 운명이 걸려있을 정도이니까, 미국와 유엔의 더 시급한 이라크 문제에 기여를 해야 북핵문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되겠지요.
서영석 = 과거 《조선일보》를 비롯한 한나라당을 적극 지지하는 언론들은 참여정부를 반미정권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파병문제의 진행과정에 국한시켜볼 때, 대미관계에 관한 이 정권의 정체성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원희룡 = 파병 문제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이 참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파병논의를 지금까지 끌고 오는 것이나 초기의 발언들을 보면 반미까지는 아니라도 미국으로부터 나갈 수 있는 데까지 나가보자 하는 시도를 계속 했던 것은 분명한 것 같고. 그러나,
현실에서의 안보현실의 한계와 정부로서의 책임성 때문에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런 고민은 한반도의 상황 자체가
워낙 엄중하고 모순에 차 있기 때문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형태만 다르지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일종의 운명이라고 이해합니다.
서영석 = 알겠습니다. 이 문제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죠. 여기서 논의한다고 결말이 날 것 같지는 않은데요. 최근 AP통신의 보도로 정부(대사관도 정부죠)가 김선일씨 피랍사실을 미리 알고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럴 것으로 보십니까.
원희룡 = 저는 단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사관의 인력이나 활동일지를 보니 사실상 이라크 현지에서 한국정부라는 존재는 없었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알고도 은폐했다면 더 충격적이고요. 아무튼 한심하고 원망스럽습니다. 아, 대한민국…
서영석 = 청문회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이 문제에 대한 견해는 어떻습니까.
원희룡 = 아마 청문회 열기도 전에 외교부장관이나 국정원장 나아가 국가안보회의까지도 책임자들 교체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청문회도 청문회지만 재발방지, 안전대책이 더 급하고 중요합니다.
서영석 = 전두환 정권이 미국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외교자주성을 포기한 이래 사실 우리 대외공관이 외교라고 할 만한 일을 해 왔는가 의문인데요. 오로지 미국의 정보에만 기대왔다는 그런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희룡 = 오히려, 저는 미국의 정보라도 잘 확보해서 그에 기대기라도 했는지 의문입니다. 정보력이야말로 엄청난 돈과 국력의 총체적 작품입니다. 독자적인 정보라인이나 접촉창구를 가지는 문제는 한국의 국력이 그만큼 뒷받침되는 게 가장 큰 바탕이겠고요. 열악한 조건에서나마 외교관과 직원들, 정보원들이 최선을 다했는가 이런 점에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것이지요.
서영석 = 어떻든 책임자는 책임추궁을 당해야겠고 정부는 재발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자. 한나라당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항상 ‘불임정당론’이 제기됩니다. 즉 집권이 가능할까 하는 점에 대한 의문인데요. 원의원님은 한나라당의 개혁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나라당의 집권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시지요.
원희룡 = 이대로는 불가능하다. 집권가능성 이전에 국민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하고
대안세력이라는 기대까지 확보하려면 죽었다 깨어나야 될까 말까 하다는 생각입니다.
서영석 = 한나라당이 죽었다 깨어나도 될까 말까 하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원희룡 = 시대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활용하기는커녕 낡은 생각과 행태에 안주해서
편협하고 경직되게 남의 탓만 하고 스스로 변화할 의지가 약해서 그렇습니다. 낡은 생각이라는 것은, 부패, 특권, 억압, 지역주의, 냉전주의, 대충 이렇게 꼽힙니다. 낡은 것을 단호하게 청산하고 단절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도덕성을 회복하고 정책대안을 가지고 국민들이 야, 저렇게 해야 잘 살 수 있겠구나, 우리 사회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겠구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상품이 날개 돋힌 듯 소리 소문 없이 팔려나가야 집권이 되는 것이지, 반사이익 노리면서 상대방을 인정도 안하고 핏대올리며 공격한다고 국민들이 표를 주지 않거든요.
서영석 = 모든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원의원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것들이 한나라당에서 이뤄지려면 지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원의원님은 현재의 박근혜 대표가 그러한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룩할만한 사람으로 보십니까.
원희룡 = 과거와는 다른 정치 모습, 특히 대여관계에서, 핏대 올리는 대결정치가 아니라, 감정 절제하고, 국민을 상대로 설득조로 차분히 이야기하는 스타일에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스타일의 변화는 천리길의 한 걸음 정도에 불과한 것이고 당의 체질이나 활동방식이 바뀌고 사람들과 세력들 사이에 난타전을 벌이더라도 경쟁 속에서 정책비전과 인물의 지도력을 키워나가고 그런 속에서 당을 힘차게 바꿀 주체 세력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박대표가 그런 세력 양성에 어느 정도 의지가 있고 원대한 구상과 실천프로그램이 있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그런 과제들이 박대표 혼자서나 그 주변에서 다 해낼 수는 없겠지요.
서영석 = 두 가지 의문이 듭니다. 첫째부터 말씀드리지요. 원의원님도 그렇고 이른바 한나라당의 소장파들은 머리는 개혁적이지만 몸은 수구적이란 비판을 듣고 있습니다. 원의원님은 그래서인지 “원다만”이란 별로 아름답지 못한 닉네임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특히 정형근 의원이라든지 당내 극우적인 의원들은 소장파의 진정성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해명해 주시지요.
원희룡 = 한나라당의 풍토가 개혁적인 사람들에게 척박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요. 사실, 조직 속에서 아니오라고 하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특히 왕따당할 정도의 분위기가 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16대 때는 소장파들이 주로 당내 개혁을 외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꼬리를 내리는 경우가 실제로 많았습니다. 그래서 안수찬 기자(《한겨레신문사》 한나라당 출입기자)가 ‘졸다 가끔씩 화들짝 놀라 깨고 다시 조는 병아리’라고 표현을 했습니다. 저희들을 스스로 경계하고 분발하자는 뜻에서 안수찬 기자의 지적을 평생 가슴에 새기고 가고자 합니다. 그런 불명예스러운 “계급장”은 정말 딱지를 떼고 싶습니다.
이제는 4년 정도 구르다 보니까 왕따되는 것도 익숙해져 가고요. 솔직히 당내 중진들이 당론을 이유로, 또는 숨겨진 또다른 비법이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을 때, 때로는 솔깃하거나 때로는 긴가민가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라고 판단되는 것은 끝까지 막아야 하고 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은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특히 탄핵과정을 통해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제 별명이 하나 추가된 것은 저의 허벅지를 찔러 졸음을 깨우는 핀으로 삼겠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당의 입장이 무어냐고 질문을 받으면 당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원희룡 당신의 생각이 무엇이냐. 이런 물음에는 단서나 회피성 수식어를 달지 않고 분명하고 치열하게
헤쳐 나갈 생각입니다.
서영석 =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두 번째 의문에 들어가기에앞서 관련된 질문을 불가불 드려야겠는데요. 탄핵에 반대했다가 당론을 따라 찬성한 것에 후회하십니까. 그리고 당내 극우의원들이 소장파를 오렌지라고 비아냥거릴 정도로 생활에 치열했는지 반성은 하고 계시는지요.
원희룡 = 탄핵에 끝까지 반대하지 못한 것은 제가 16대 활동 중 가장 후회하고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탈당까지 해야 하느냐 하는 상황, 그리고 혼자라는 외로움, 사과까지 거부하는 대통령에 대한 치미는 화, 이런 것에 휘둘린 것은 당시 저의 한계였습니다.
오렌지라는 비난, 생활의 치열함에 대해 소장파들이 겉멋, 또는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모습에 치중해서 활동하는 경향이 일부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런 점에 대해서는 젊은 의원들 내부에서 격론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젊은 의원들이 내뿜는 개혁성들이 가슴 속에서 나오고 온몸으로 책임지면 그런대로 기여가 클 것이고, 일부 가벼움이 있다 하더라도 그 개혁 몸짓들이 젊은 의원들을 스스로 묶어놓을 것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그냥 주저앉아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아니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 선배들에게서 그런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여지들을 빨리 극복해야겠지요.
서영석 =
잘 알겠습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말씀드리면요. 제가 좀 가혹하다 할 정도의 표현을 써서 질문 드리는 것은 제가 잘나서가 아니고요. 원의원님은 국민의 대표라는 공인이기 때문에 원의원님은 국민의 대표라는 공인이기 때문에 받는 질문이라고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원희룡 = 전혀 가혹하지 않습니다. 우리 내부에서 토론할 때 더 격하고 매서운 지적들을 많이 합니다.
서영석 = 네.
원희룡 = 오늘 서대표님께서 너무 정중하고, 저를 배려해주시는 듯한 질문을 하셔서, 역시 한나라당 의원과의 토론이 어려우신가 보다 싶습니다.
서영석 = 저도 한나라당, 그 전신인 신한국당, 민자당을 출입했던 기자였습니다. 자. 아까 말씀드린 두 번째 의문을 말씀드려야겠는데요. 난타전을 벌이더라도 당을 개혁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난타전을 벌이든 육박전을 벌이든 되는 사람이 있고 안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요. 당내 극우적인 의원들과 함께 당을 하면서 당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원희룡 = 정말 고민이 많이 되는 점입니다. 하지만, 당내에서 거수해서 찬성반대로 당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주도세력과 주도내용을 바꾸고 흐름이 가면 그렇게 가는 겁니다.
이런 흐름을 만들고 밀고 갈 힘의 뭐랄까 임계점까지 가는데 현재 당의 구성과 체질로 가능하겠는가, 저는 일단 가능하다고 보고 도전을 합니다. 거함을 끌고 가는 예인선이 되고요. 도저히 끌고 갈 수 없으면, 그 상황에서 판단을 해야지요. 지금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예인선이 충분한 마력과 성능을 지니게 하는 것입니다. 개혁주체세력의 형성, 이게 되고 나면 그 다음은 변수가 많고 우리 사회나 정치가 워낙 변화무쌍하잖아요.
서영석 = 원의원님의 말씀을 들으니 몇 년 지나면 큰 틀의 정계개편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결국 한나라당의 소장 개혁파들 성향은 중도우파적 성향이라고 봐야겠는데요.
그런 성향은 열린우리당에 많은 의원들이 있지 않습니까. 어려울 때 차라리 탈당해서 열린우리당에 입당해볼까 하는 생각을 단 한번이라도 가진 적은 없습니까.
원희룡 = 저는 창업형, 수성형 중에서 창업형 쪽으로 계속 강화가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열린우리당에서 트레이드해 오고 싶은 멤버들이 많이 눈에 띄더군요. 미리 점을 찍어두고 있습니다. 생각은 자유니까.
서영석 = 창업형이라. 의미심장한 표현이군요. 그건 넘어가고요.
원희룡 = 엉터리 보수가 보수의 브랜드로 영업을 하는 시대는 이제 얼마 못 갑니다. 제대로 된, 품질 보증된 선진화 개혁세력, 굳이 따지면 중도에서 중도우파 정도까지 아우르는 그런 정치세력을 선택대상 정치상품 중에 하나로 가져도 될
그럴 권리가 대한민국 국민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영석 = 알겠습니다. 시간은 다됐지만 몇 가지 질문을 더 드려야겠습니다. 정부통령제 4년중임제 개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희룡 = 검토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17대 후반에 가면 개헌논의가 불가피하다고 보는데, 저는 4년 중임제뿐 아니라 권력구조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남북한 간 평화공존시대에 맞추어 영토조항 개정도 검토해야 한다, 등등으로 헌법차원의 문제도 넓은 틀에서 고민을 해둘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서영석 =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참여정부의 평화번영정책이 자신의 대북관과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원희룡 = 북한과의 체제경쟁은 끝났다. 오히려 미래의 부양가족으로서 당장은 질서교란세력으로서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런 점에서 이런 점에서 북한을 지원하고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면서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것 외에는 대북정책의 대안이 없다.
그런 면에서 대북포용정책은 큰 흐름에서 맞다. 불투명한 뒷돈거래, 핵개발을 막지 못한 것, 북한의 변화와 견실하게 연결시키지 못한 것이 햇볕정책의 문제인데, 이것은 단기간에 성과에 집착하다 보니까 나온 것이고, 평화번영정책은 기본적으로는 햇볕정책의 연장인데,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한다, 이런 점은 높이 평가합니다.
결국, 북한을 얼마나 실효성있게 평화와 개혁개방체제로 유도해나가느냐, 방법론 면에서의 시행착오, 또는 효과 면에서의 경쟁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영석 = 보수세력들은 다른 건 몰라도 김정일 체제의 부도덕성을 공격하고 북한 지원은 주민 지원이 아니라 김정일 체제제원이다, 그래서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원희룡 = 김정일 정권전복을 할 것이 아닌 이상, 북한에 대한 지원은 주민을 보고 해야지요. 독일의 경우에는 아예 동독의 양보를 돈으로 샀다고 인정하더라구요. 하지만 ,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이나 군사적 장거리포 등의 현실적 위협이 있기 때문에 공단개발, 경제협력 등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연계되도록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한과의 대화나 지원을 무조건 배척하는 자세로는 이미 동북아 정세와 북한 자체가 변하고 있는데, 역사의 무대 바깥으로 밀려나기 십상입니다.
서영석 =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한다면 남북화해공존에 도움이 된다고 보십니까.
원희룡 = 김정일 위원장의 방문은 또 다른 역사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당연히 도움이 되고요, 그런데, 북한 측의 설명에 의하면 “장군님”을 그렇게 위험한 곳에 보낼 수 없다면서요.
서영석 = ㅎㅎㅎ 농담이기를 빕니다. 그 위험에는 한나라당도 일정하게 기여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17대 국회가 시작됐습니다. 각 당에 공평하게 한 명씩 배정하겠는데요. 유시민 의원, 전여옥 의원, 노회찬 의원에 대한 촌평 부탁드립니다.
원희룡 = ....... 참, 기습적인 질문이네요. 유시민 의원님은 거침없는 논리전개로
정치권의 토론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독보적 지존. 전여옥 의원님은, 참 어렵네요. 아무튼 당찬 대변인입니다.
노회찬 의원님의, 시적인 대조 표현, 일품이고, 대중들의 마음속의 기타 줄을 튕길 줄 아는 “음유시인.”
서영석 =
어려운 질문을 넘기는 것도 솜씨인데요. 수준급으로 평가되겠습니다. ^^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원의원님은 스스로 차기 대통령선거에 출마할만한 재목이라고 자평하십니까. 그런 생각이 있습니까.
원희룡 = 어떤 분이 모임에서 여러 사람에게 주신 말씀인데요. 정치인은 야심을 가질 줄 알아야 하고, 진정한 정치인은 야심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치열한 경쟁, 공조와 협력을 통한 역사창조, 둘 다가 굵고 진하게 가슴 속에 있어야 이 시대에 걸맞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나라당의 예인선, 집권의 야전사령관이 제가 보는 지평선입니다.
서영석 = 한가지 질문을 빠트렸군요. 저도 마라톤으로 20킬로 이상 감량했는데요. 원의원님도 마라톤 매니아로 알고 있습니다. 질문!! 마라톤과 성생활의 관계를 논하시오.
원희룡 = 하체의 단련으로 기초 경기력은 놀랍게 향상된다. 하지만 실전에서의 변수는 너무 많기 때문에 보장되지는 않는다. 왜냐, 큰소리를 치지 못하는 이유는, 제 아내가 이 글을 나중에 볼 것이기 때문…
서영석 = ㅎㅎㅎ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과는 처음하는 채팅 인터뷰여서 어떨까 걱정도 좀 했는데요. 무난히 한 느낌입니다.
원희룡 = 너무 봐주신 것 같아서…
서영석 = 원의원님의 지금까지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는 정치인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원희룡 = 공격해도 좋으니까 대화가 필요하고요. 또 사람은 변할 수 있고요. 좋은 일을 하자는 거니까. 고맙습니다. 서 대표님.
서영석 = 네.
원희룡 = 조만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의 앞으로 이런 대화를 많이 만들어주세요. 더 공격적으로 해도 좋고, 또 그래야 재미가 더 있겠지요.
서영석 = 대면 인터뷰를 추진 중인데요.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원희룡 = 그럼요.
서영석 = 감사합니다. 네티즌 여러분, 김선일씨 사망으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요. 오늘 긴 시간 채팅 인터뷰에 응해주신 원희룡 의원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다른 한나라당 소속 의원님들과의 채팅 인터뷰 그리고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과의 인터뷰도 계속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원 의원님의 건승을 기원하면서 저는 이만 물러갈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원희룡 = 감사합니다. 서프라이즈의 발전 기원합니다.
첫댓글 희룡이에겐 어떤 미래도 없다...
서프애들 꼬리말 단것좀 봐..민둥이에 사시들..말한마디 한마디에 다 보이는 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