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 밀러 스토리
원제 : The Glenn Miller Story
1954년 미국영화
감독 : 안소니 만
출연 : 제임스 스튜어트, 준 앨리슨, 해리 모건
찰스 드레이크, 조지 토비아스, 바튼 맥레인
제임스 벨, 캐슬린 록하트, 루이 암스트롱
진 크루파, 프란시스 랭포드
'글렌 밀러 스토리'는 전설의 스윙재즈의 대가 글렌 밀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글렌 밀러는 베니 굿맨과 함께 초창기 재즈 음악을 이끈 유명한 아티스트입니다. 클라리넷의 베니 굿맨은 연주자이자 악단의 지휘자로 1930년대 명성을 날렸고, 글렌 밀러는 그 못지 않게 호평을 받았고 그가 연주한 악기는 트럼본 입니다. 당시 명 연주자로 트럼펫의 루이 암스트롱, 드럼의 진 크루파 등이 1세대 재즈음악을 이끈 선구적 인물들입니다.
청년 글렌 밀러(제임스 스튜어트)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 처음에 가난한 음악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곳 저곳을 전전하던 그는 절친인 동료 처미(해리 모건)과 함께 연주자로서 기회를 잡고자 노력합니다. 2년만에 연락한 여자친구 헬렌(준 앨리슨)에게도 적극적으로 대시하고 헬렌은 그런 글렌 밀러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결혼합니다. 결혼후 헬렌의 적극적인 내조로 기회도 얻고 호평도 받지만 큰 어려움에도 봉착합니다. 하지만 그의 실력을 알아본 사람들의 도움으로 매번 극적으로 재기하는데 그럼에도 제대로 된 소리를 찾겠다는 그의 염원은 보다 어려운 길을 가게 만듭니다. 결국 그는 직접 악단을 결성해 직접 소리를 창조하겠다고 생각하고 여러운 가운데에서도 악단을 결성하게 되고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처럼 대중의 인기를 얻고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결혼 10주년, 아내를 위해서 멋진 음악연주를 선물하고 1남 1녀를 키우며 행복하던 그는 2차대전이 벌어지고 스스로 징집을 요청합니다. 입대할 나이가 지났지만 연합군을 위해서 위문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 군악대에서 계속 음악활동을 하던 그는 어느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다가 의문의 추락을 하여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글렌 밀러를 연기한 제임스 스튜어트
글렌 밀러의 연인 헬렌 버거를 연기한 준 앨리슨
실패와 방황을 거듭하던 글렌 밀러였지만...
1904년에 태어나 1944년 불과 40세에 세상을 떠난 글렌 밀러, 아직 그의 정확한 추락사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의문의 실종으로 남아 있습니다. 짧은 삶을 살았지만 초기 스윙재즈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그는 한때 음반판매를 석권하며 큰 인기를 모은 재즈음악의 거성이었습니다.
이런 그의 일대기는 그가 사망한지 꼭 10년만에 나온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는 루이 암스트롱과 진 크루파 그리고 가수이자 배우인 프란시스 랭포드 등이 실제 실명으로 직접 출연하여 그의 추모영화를 빛내고 있습니다. 특히 루이 암스트롱은 멋진 연주 외에도 너무 유명한 그 껄쭉한 목소리로 근사하게 노래까지 부릅니다.
제임스 스튜어트가 전설의 스윙재즈의 대가 글렌 밀러를 연기하는데 당시 제임스 스튜어트는 46세나 되었습니다. 글렌 밀러가 헬렌 버거와 결혼한 시기가 1928년 24세였습니다. 영화는 그보다 더 이른 시기부터 시작하고 있으니 46세의 제임스 스튜어트가 20대 초반 청년을 연기한 셈입니다. 매우 무리한 캐스팅인데 나이많은 배우들이 나이와 관계없이 청년행세를 하던 30-50년대라서 가능했던 부분이죠. 제임스 스튜어트는 1957년 '저것이 파리의 등불이다'라는 영화에서 40대 후반의 나이에 20대 중반의 찰스 린드버그를 연기하기도 했습니다. 워낙 미국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호인역할의 연기에 잘 어울리는 국민배우였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너무 무리한 캐스팅입니다. 아무튼 그는 50년대 역사적 인물 두 명을 연기했습니다.
행복한 결혼을 한 글렌 밀러와 헬렌
루이 암스트롱이 실제 본인 역할로 출연
어려운 시련에도 남편을 믿고 의지하는 착한 아내
안소니 만 감독이 연출했는데 안소니 만 감독과 제임스 스튜어트와의 관계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이 특별합니다. 제임스 스튜어트는 1950년 '윈체스터 70' 부터 안소니 만 감독과 인연을 맺고 많은 영화를 함께 합니다. 제임스 스튜어트의 1950년대는 안소니 만 전문 배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특히 호리호리하고 유약해 보이는 체형에 선량한 호인같은 제임스 스튜어트를 용맹스런 서부의 남자로 출연시켜 연기폭을 넓여준 인물이 안소니 만 입니다. '윈체스터 70' '분노의 강' '콜로라도의 욕정' '먼 나라' '라라미에서 온 사나이' 등 서부극의 주인공으로 안소니 만 감독과 함께 했지만 예외적으로 '글렌 밀러 스토라' 같은 전형적인 음악영화도 하나 만든 것입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음악영화로서의 충실한 모습을 보입니다. 헬렌 버거와의 로맨스도 다루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주로 음악연주 장면을 많이 할당하고 있습니다. 참 여러 곡이 길게 연주되는 영화지요. 실제 명 연주자들의 직접 찬조 출연해서 실력을 보이는 장면도 많이 있습니다. 글렌 밀러가 얼마나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넘친 인물이었는지를 잘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장황한 스토리 보다는 음악연주 장면에 할애를 많이 하고 있어서 스윙 재즈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꽤 흥미로울 것이지만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많이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영화지요.
결혼 10주년을 맞이하여 아내를 위하여
연주를 준비한 글렌 밀러
2차 대전에 미국이 참전하자 입대하여
군악대를 이끄는 글렌 밀러 소령
준 앨리슨이 좋은 연기를 보인다.
글렌 밀러의 연인 헬렌 버거는 준 앨리슨이 연기했는데 준 앨리슨은 작은 키와 예쁘지 않은 외모로 절세미녀들이 유난히 즐비했던 40-50년대에 오로지 개성과 연기력으로 살아남은 몇 안되는 여배우입니다. 그런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주연 여배우로 활동하며 메이저 영화에 등장했으니까요. 이 영화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데 다만 190cm 가 넘는 제임스 스튜어트와 비교할때 150cm 를 조금 넘는 단신 준 앨리슨은 너무 키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이었습니다. 1932년 '무기여 잘 있거라'이 게리 쿠퍼와 헬렌 헤이즈 이후로 이렇게 키 차이가 많이 나는 커플도 드물었습니다.
열정의 삶을 살고 불꽃같은 노력으로 음악에 불태웠고 그와 함께 멋진 사랑도 이루었지만 40세에 요절한, 더구나 시신조차 찾을 수 없었던 비운의 인물 글렌 밀러, 30-40년대 재즈 음악에 크게 기여했던 음악인이었고 한 여자의 남편이었고 두 아이의 아빠였지만 그렇게 음악이라는 유산을 남겨놓고 떠난 인물입니다. 뮤지컬 영화와는 장르가 조금 다른 음악영화로서, 짧고 굵게 살다 간 한 음악가의 여정을 깊이있게 다룬 50년대 고전 '글렌 밀러 스토리'입니다.
평점 : ★★★ (4개 만점)
ps1 : 글렌 밀러와 한 시대를 함께 풍미한 베니 굿맨의 이야기를 다룬 '베니 굿맨 스토리'도 우리나라에 개봉된 영화인데 방영, 출시가 되어 알려진 '글렌 밀러 스토리'와는 다르게 2년 뒤에 만들어진 '베니 굿맨 스토리'는 국내 개봉 이후 거의 잊혀진 희귀영화가 되었습니다. 기록을 보면 1974년 TV방영한 것으로 되어 있고 그 이후에는 번역이나 출시가 안되어 희귀작으로 존재하고 있지요. 아무래도 주연 배우 스티브 알렌의 지명도나 발렌틴 데이비스 감독의 인지도가 제임스 스튜어트나 안소니 만 보다 현격히 떨어지는 영향도 있을 겁니다.
ps2 : 영화속에서 루이 암스트롱의 연주와 노래, 드러머 진 크루파의 드럼 장면입니다. 실제 인물들의 모습이지요
https://blog.naver.com/cine212722/221846383394
[출처] 글렌 밀러 스토리(The Gleen Miller Story, 54년) 전설의 뮤지션 일대기|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