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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가장 스타일리시한 ‘표정과 무표정’을 갖고 있는 배우 이병헌과 감독 김지운 그리고 그들의 ‘롤리타’ 신민아. 그들의 누아르 무비 을 <보그>의 시나리오와 세트로 패러디했다. Photographed by Kim Bo Ha ![]() 이병헌이 입은 블랙 셔츠와 가죽 트리밍 블랙 재킷은 인더우즈(In The Woods), 신민아가 입은 블랙 베스트와 블랙 실크 롱 스커트는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샹들리에 이어링은 부쉐론(Boucheron). 자, 이 미스터리한 상황극의 스토리텔러는 김지운 감독이다. 그는 무표정하다. 그는 실내의어두운 간접 조명 속에서도 모자와 선글라스를 끼고 있으며 그래서 검은 유리알 너머 그의 눈동자가 당신을 정면으로 응시하는지 아니면 졸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짐작했겠지만 이건 ‘누아르’다. 즉 검은 선글라스 너머로 바라본 삶의 우연한 표정에 관한 영화다. 빛이 차단된 암흑, 폐쇄된 공간, 붉은 피와 예정된 파멸 그리고 그 안엔 여러분의 예상대로 의리와 배신이라는 마초적 ‘앙꼬’ 대신 ‘욕망의 모호한 표정’이라는 뱉을 수도 삼킬 수도 없는 이상한 ‘소스’가 들어 있다. 그리고 그 ‘검은 소스의 맛’을 김지운은 <달콤한 인생>이라고 이름 지었다(시끄럽기 그지없는 엽기적인 가족이 떼로 나오는 데뷔작을 <조용한 가족>이라고 명명했던 그 ‘반어적인’ 네이밍 룰을 상기해 보라!). 그 맛은 감독 김지운에겐 방금 그가 두 스푼의 설탕을 넣은 진한 ‘에스프레소’일 것이다. “그 맛은 부서질 것처럼 건조한 크루아상 안에 끈적거리는 붉은 잼을 씹는 맛이지요”라고 ‘파멸의 당사자’인 주연 배우 이병헌은 말한다. “그 맛은 처음엔 달지만 자꾸 먹으면 씁쓸해지는 초콜릿 같습니다. 너무 달아서 치명적이죠”라고 ‘파멸의 제공자’인 여배우 신민아는 말한다. ‘너무 달아서 치명적’이라는 표현은 신민아의 배역을 설명하는 데 적절하다. 영화 속에서 보스의 애인인 그녀는 ‘팜므 파탈’보다 ‘롤리타’에 가깝다. 잠시 영화 속 이병헌과 신민아의 대화를 들어 보자. “아저씨 해결사죠?”-신민아 “저 그때 명함 드렸잖아요. 저 호텔에서 일해요.”-이병헌 “흥! 재미없어.”-신민아. 철부지 ‘롤리타’는 보스 대신 다른 남자를 만나고 그것을 눈감아 준 ‘선택’의 대가로, 이병헌은 ‘호텔을 관리하던’ 잘나가던 조직원에서 보스에게 버림받는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생의 반전은 한순간이고, 파멸은 빠르고 세고 잔혹한 템포로 덮쳐온다. ![]() 이병헌이 입은 그레이 싱글 브레스티드 수트는 돌체 앤 가바나( Dolce&Gabbana), 화이트 도트 프린트 턱시도 셔츠는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브라운 컬러의 보잉 선글라스는 다리(Dari), 신민아가 입은 화이트 턱시도 수트는 폴앤조(Paul&Zoe), 머플러 디테일의 V넥 니트는 무이(Mue), 초커형 진주 네크리스는 돌체 앤 가바나. 우리는 마치 신처럼 자신의 영화를 통제하며 삶의 부조리를 연출해내는 스타일리시한 두 감독을 알고 있다. 박찬욱과 김지운이다. 박찬욱이 작위적인 방법으로 배우를 곤경에 빠뜨린다면, 김지운은 배우가 숙명적으로 삶의 부조리함을 대면해 가도록 만든다. 박찬욱이 배우의 표정과 호흡을 인위적으로 비틀어서 캐릭터를 창조한다면, 김지운은 배우의 표정과 호흡 안에서 또 하나의 낯선 본질과 리듬을 발견해낸다. 박찬욱의 영화에는 윤리적인 판단이 화두가 된다면 김지운의 영화는 미학적인 판단이 화두가 된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공동경비구역 JSA>와 <반칙왕>을 제외하고는 두 감독의 작품은 가족이 함께 볼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의 <쓰리-몬스터>를 끝낸 직후 김지운의 <달콤한 인생>을 촬영했다. “박찬욱과 김지운 감독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훌륭합니다. 둘 다 비주류를 선호하지만 그 감성으로 주류를 매혹시킵니다. 박찬욱은 큰 붓을 가진 풍경화로, 김지운은 미세한 붓을 가진 세밀화로 프레임과 미장센을 채워갑니다. 둘 다 옷을 잘 입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자신의 감각을 높이 삽니다. 둘 다 냉소적인 정서의 영화를 만들지만 박찬욱이 상냥한 반면 김지운은 재미있으면서 친해지기 힘든 사람입니다.” 박찬욱의 ‘파멸’이 외부의 침입자가 만든 균열로 형태적이고 거시적인 비극이라면, 김지운이 만드는 파멸은 내부해서 자생한 균열로 심리적이고 미시적인 비극이다. 김지운이 집중하는 것은 인간의 표정이다. “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좋아합니다. 내가 애니메이션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인간의 우연한 생물학적 표정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내가 누아르 장르를 좋아하는 이유는 운명적인 순간에 스치고 지나가는 절묘한 표정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이야기한다. 나는 문득 김지운이 ‘사람의 표정’이 아니라 ‘운명의 표정’에 관심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비로소 사람의 표정을 영화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이유는 그것이 빛과 어둠, ‘운명의 장난’에 놀아나는 누아르의 화학 반응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이병헌의 표정은 하나의 발견입니다. 여자와 우연히 눈이 마주칠 때, 마음이 빼앗길 때, 송두리째 흔들릴 때, 그것으로 인해 파멸해갈 때, 바보 같고 냉정하고 섬세한 뉘앙스… 영화를 보시면 이건 이병헌의 영화라고 느끼실 겁니다.” 김지운은 리듬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낮고 건조한 음성으로 말한다. ![]() 누아르 영화에서 아무리 ‘폼’이 중요하다고 해도 김지운과 이병헌이 지난 시대의 오우삼과 주윤발 세트처럼 슬로우 모션을 쓰거나 악당들 앞에서 코트 자락을 휘날릴 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액션은 강렬하고 짧게, 그리고 선도 악도 모호하지만, 오로지 ‘돌이킬 수도 없다’는 심리적 미장센의 절박한 스펙터클이 화면의 리듬을 장악한다. 아시다시피 김지운의 영화에는 훈계조나 감상적 대사 등 언어의 미사여구가 없기 때문에 이병헌은 그 모든 것을 절제된 표정만으로 소화해야 했을 것이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보다 더 멋진 주인공이 있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촬영 도중에 알게 됐죠. 이건 주인공을 죽이기 위한 영화구나. 혹시 땅 속에 생매장 됐을 때의 기분을 아세요?”라고 이병헌이 물었다. 글쎄, 그건 숨을 쉴 수 없고, 앞을 볼 수 없고, 비명을 지를 수 없는… 갑자기 그의 고통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심지어 그는 밧줄에 묶여 사시미 칼로 육회(인체 해부?)를 뜨기 직전에 벗어난다. “이건 김지운 감독의 영화입니다. 그가 나를 통해 전하고 싶어했던 정서를 여러분이 포착할 수 있다면요.” ![]() 이병헌의 블랙 수트는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 화이트 셔츠와 넥타이는 휴고 보스(Hugo Boss), 페도라는 폴 스미스(Paul Smith), 슈즈는 cK. 신민아가 입은 티어드 시폰 드레스는 cK, 스카프 밴드 시계는 에르메스, 네크리스는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핑크 원석 네크리스와 이어링은 타테오시안 런던(Tateossian London), 스트랩 힐은 돌체 앤 가바나. 스타일리스트 / 정윤기(in trend) 이병헌 헤어&메이크업 / 이철 헤어커커 신민아 헤어&메이크업 / 헤어 0809. 사실 김지운 감독의 머릿속에서 나온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모두 다 그녀를 좋아한다>였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쓰다 보니 사람들이 그녀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웃음).” 그녀의 애인인 보스도! 불장난을 저지른 그녀의 정부도! 그걸 목격하고도 폼나게 ‘자의적 판단’을 내려버린 ‘무능한’ 감시자(이병헌)도! 아! 가여운 롤리타! 이런 상황이니 우리의 롤리타를 원망하지도 동정하지도 말자. 그렇다면 이들은 대체 무엇 때문에 러시아제 총과 스미스 앤 웨슨 38구경 리볼버와 사시미 칼과 도끼와 생매장을 가리지 않고 총동원해 마치 <킬 빌>의 광신도처럼 시체를 포개가며 끝장을 볼 때까지 싸우고 있는 걸까? 그녀에 대한 모호한 욕망? 아버지 같은 보스를 향한 내면의 살부의식? 오이디푸스적인 전쟁? 시대에 가장 스타일리시한 ‘표정과 무표정’을 갖고 있는 배우 이병헌과 감독 김지운. 그들의 폼나는 애티튜드는 몸에 밴 예절, 진지함을 부담스러워 하는 적당한 유머 감각, 여성을 존중하는 태도, 연기(작품)와 함께 자신감을 판다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형벌에 가까운 육체적 위용과 그에 순응하는 표정의 역할로 단련된 이병헌. 그는 지금 매우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뭐랄까, 막 전투를 치르고 온 병사 같달까. 내가 자꾸만 달라 보인다고 하자 그가 웃었다. “얼굴이 검어져서 그럴 거예요.” “아니요, 정말 달라 보인다니까요!” 까칠한 수염, 야윈 뺨 그리고 그늘이 깊어진 눈… 그러나 지금 이병헌의 매력은 자신의 외모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는 데서 나온다. 그는 확실히 달라졌다. “병헌 오빠는 연민을 자극하는 면이 있어요. 오빠의 눈은 너무 슬퍼 보여요.” 확실히 신민아는 ‘어린 점쟁이’ 같은 구석이 있다. ![]() “죽음을 예감하면서 그 문턱에 서야 인생의 달콤한 순간들이 떠오른다니 참 아이러니예요”라고 이병헌은 말한다. 그가 목욕탕 목소리라고 비하하는 그의 음성은 적당히 습기 찬 비음으로 아름답다. “어릴 적에 난 우리 집 담장에 붙어 있는 포스터에 홀려서 <나자리노> <빠삐용> 같은 영화를 보러 갔죠. 극장 바닥에 서서 오줌을 싸기도 했어요. 그래서 제 꿈이 뭔지 아세요?”라고 그가 눈을 빛냈다. “오징어 냄새도 나고 오줌 싼 냄새도 나는 그런 옛날식 극장을 운영하는 거예요.” 아…, 그런데 이런 식은 정말 곤란하다. 이렇게 달콤한 인생을 얘기하는 건 반칙이다. <런 어웨이>라는 초기 누아르 영화를 할 때만 해도 이병헌은 ‘영문도 모르고 달리는’사내였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인정을 받았을 때 그는 자신을 ‘흥행 배우’라고 소개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영화사들은 앞 다퉈 이병헌과 계약을 맺고 매시즌마다 시나리오를 보냈다. 그것은 아마도 영화계가 그가 정말로 훌륭한 배우라는 사실을 발견했거나 아니면 우리가 다른 배우들에게 싫증을 느꼈을 때 잘생기고 연기도 괜찮고 스타일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근사해지는 이 남자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는 걸 예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비록 멋진 그가 파멸해도 실망하지 말자. 어쨌든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동건처럼 온 국민이 핫해지도록 죽어가는 건 아닐 테니까. 출처 - www.vogue.co.kr |
첫댓글 왜못뜰까??궁금함..정말이쁜데..근데연기는좀못하는편...
화보가..뭔랄까 포인트가 없군.
사슴...?!
그러게요. 뭔가 분위기를 내려고 했건만 음...;
그래도 신민아는 예쁘네요..
음...;;;
후~~ 이병헌 짱 멋지다!
신민아, 진짜 이쁘다!
아직도 조인성씨랑 사귀시는가? 신민아 많이 컷다~ 고딩이였었는데 ^^
이병헌 정말싫다 -ㅁ-;;
신민아는 좋은데 이병헌이 싫다 -_-
신민아매력있네~
김지운감독 귀여워
신민아 아직도 조인성하고 사귀죠???????????ㅡㅡ
배우는 연기로.... 이병헌 연기잘한다~~~좋다!!신민아는 외모 먹고 들어가니 연기만 어떻게 좀...
진짜 왜 못뜨는지 이해가...얼굴도 쪼매..몸매도 쫘악....이쁜데..
조인성, 이인혜랑 사귄다고 들었는데~
블라인드 너머로 쳐다보는 눈빛, 넘 예뻐+_+
눈에 띄게 이쁜건 모르겠는데...매력은 넘치네요~~~
홍콩에...누구죠???암튼비슷한분있는것같아요
서기~~~~~~~~~~~~~~~~``
진짜 분위기가 서기~;
제발 활동좀 활발하게 했음하는데 .. 정말 작품만 잘고르면 매리트 엄청 올려서 제대로 배우느낌 낼수있을꺼같은 .....
=_= 동감... 왜 활동 안하시는거지...ㅠㅠ 내성적이라고 하던데요..성격이 .. 아무튼 이 영화 이제 나오게 되네요~ 만우절에 나온답니다! 4/5 식목일은 신민아님 생일이니깐 그때랑 겹치기도 하구요~>_< 응원합시다~>_< 캬
저런 분위기도 어울리고~상큼도 어울리고~다양한 분위기 잘 소화하는듯...
이병헌 정말 싫은데..... 사진 멋있네요.
감독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케들 웃겨요 ㅎㅎ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