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바꾸면 악연은 없다
자모님을 찾아갔던 어느 날, 창문 앞의 거미줄에 작은 새가 걸려서 힘없이 파닥이고 있었다. 그녀는 작은 새의 깃털을 옭아 매고 있는 거미줄을 하나하나 떼어내고 새를 날려주었다.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악연은 우리에게 마치 거미줄과도 같다. 우리는 가엾은 새처럼 그것이 어떻게 우리를 옭아매고 있는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몸부림만 치고 있는데, 자모님은 저렇게 우리를 악연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는구나." 어떤 사람들이 도움을 구하러 오든지 그녀는 늘 찾아 오는 인연을 밀쳐내는 법이 없다. 그들의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여 그 고통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우리에게 일러준다. 거미줄처럼 얽힌 세상의 인연과 악연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내어 정갈하게 한다 ●●●
''세상에 좋은 인연만 있다면 세상 일이 마음먹은 대로 다 될 것입니다. 사업이 뜻대로 안 되고 부부가 불화하는 것도 우리의 뜻과는 무관하게 일어납니다. 누구도 악연을 원하지는 않지요. '우리 부부는 천생연분이라 고들 하는데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 하고 고개를 가우뚱하는사람들도 있지만, 천생연분은 좋은 인연만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악연이 천생연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악연은 부모ㅡ자식이라는 인연입니다. 자식을 애물단지라고 하지요. 하지만 부모가 그 애물단지를 끌어안고 사는 것은, 애물단지 자체가 원래 소중한 것이어서가 아니라 부모의 사랑이 그것을 소중한 것으로 바꾸어놓기 때문입니다. 악연을 피하려고만 하지 마세요. 부모가 애물단지를 끌어안는 것처럼 악연을 사랑하면 그것이 소중한 것으로 바뀝니다. 악연과 고통을 진흙으로 삼고 받아들여서 그 속에서 연꽃을 피워내세요. 악연을 아무리 피해 다녀봤자 언젠가는 그것과 당면하게 됩니다. 누가 날 때리려고 할 때 그것을 언제까지나 피할 수는 없습니다. 언젠가는 얻어맞고, 화해하여 같은 편이 되어야만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바뀌놓는 일이 중요한 것입니다. 신병을 앓는 사람들이 있지요. 이들이 고통스러운 걸 내가 왜 모르겠어요? 해결이 안 되니까 제일 불쌍한 사람들이지요. 이런 사람들이 귀신 좀 떼어달라고 오면 나는 떼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합니다. 귀신이 오죽 갈 데가 없으면 내 가슴속에 들어 와서 이렇게 찔러보고, 저렇게 흔들어보고 여기도 꼬집어보고 저기도 때려보고 하겠는가? 그저 '에라, 그래 네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 하고 내버려두라고 합니다. 오죽 갈 데가 없으면 나 하고 친구 되고 싶어서 왔을까,
하고 내버려 두면 귀신도 하다 하다가
'이것 참 웃기는 사람이네, 내가 이렇게 괴롭 히는데도 뗄 생각도 안 하니
어떻게 할까? 에라, 도와주고나 가자'
이렇게 된다고요.그걸 왜 내쳐요, 바보처럼?
예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원수를 어떻게 사랑할 수가 있습니까?
사랑하자,사랑하자 하면서도
그 마음 밑자락에는 손톱만큼의 미움이 남아있는데 어떻게 사랑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나 원래 원수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면 다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워할 까닭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입니다. 본래 원수란 없는 겁니다.
세상에는는 우리가 사랑해야 할 사람밖에 없습니다.
내게 어려움을 준다고 해서 멀리하기만 한다면
이 세상에서 끌어안고 입을 맞추는 일은 누가 말을 것입니까.
자기한테 오는 인연을 무엇이든 사랑하고 끌어안을 줄 알았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은 좋은 인연만을 원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사실은 악의적으로 그러는 경우는 별로 없단 말 이에요. 예컨대 독사는 자기가 살기 위해서 무는 거지 악의가 있어서 무는 것이 아니에요. 어느 날 내가 숲에서 이렇게 쪼그리고 앉아 있었는데 신발 위로 독사가 지나가는 거예요. 내가 그때 기운이 있었으면 놀라서 찼겠지요. 그런데 그럴 기운도 없어서 놔뒀더니 그냥 지나가 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알았지요. '아.내가 기운 없는 것을 너도 아는구나.' 걷어찰 기운이 있어야 뱀도 무는 거예요. 서양의 어떤 철학자는 '신이 남자와 여자를 만들어놓았더니 악마가 나타나서 그들을 짝지어서 부부로 만들어놓았다'고 말했습니다. 부부란 흔히 독한 인연을 지닌 원수끼리 만나는거라서 결혼생활이란 것이 그토록 힘들다는 뜻이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왜 악마의 놀음에 놀아나야 합니까? 인간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만 하면 악마조차 백기를 들고 물러나게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나는 그 서양 철학자가 원망스럽습니다. 왜 노력하는 자에게 승리가 온다는 진리는 빼놓고 말하지 않았느난 말입니다. 그가 하나는 알고 둘은 몰랐던 거지요. 부부는 한 이불 밑에서는 부모보다도 더 가까운 사이지만 등을 돌리면 원수가 됩니다. 하지만 원수와 화합하면 그가 내편 보다도 더 큰 힘이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예컨데 적이 내 사람이 되면 그가 내게 적군의 비밀을 알려줄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것을 알고 노력만 하면 원수를 내 편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인간은 매사를 머릿속 에서 관념적으로만 받아 들이고는
거기서 머물 뿐, 노력해 볼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 그녀가 붓꽃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한 부인이 있다. 이 부인은 남편이 위암에 걸려서 입원했을 때, 수술을 받고 투병하는 3 년동안 병원 밥을 먹이지 않고 매 끼니를 손수 지어 바쳐 남편을 지극 정성으로 수발해온 아내였다. 만약 다른 사람 같았으면 내 팔자는 왜 이리 센 거야? 저 사람은 전생에 무슨 악연이었기에
나에게 이 고생을 시킬까?' 하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악연이라 하더라도 그 악연을 슬기롭게 풀어 오히려 좋은 인연으로 승화시켰다. 그녀는 그 여인이 너무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하여
붓꽃(창포)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면서 붓꽃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해주셨다. ●●●
''한 선녀가 하늘나라에서 잘못을 범해 인간 세상의 어느 가난한 집 딸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선녀는 집안이 너무 가난 했기에 어려서부터 몸을 아끼지 않고 일을 해야 했습니다. 설상 가상으로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 역시 병으로 몸져 누우니 집안의 모든 살림과 병수발도 들어야 했습니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는 약은 강물 속에 사는 이무기만이 알고 있었기에 선녀는 이무기를 찾아가 약초를 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러나 그냥 줄 리는 없는 이무기였습니다. 이무기는 선녀에게 그 약초를 주는 대신 선녀의 여의주를 달라고 했습니다. 선녀의 여의주는 자신이 스무 살 이 되면 세상의 고초를 다 마치고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갈 수 있는 귀중한 보물이었습니다. 선녀는 어머니의 목숨과 자신의 보물 사이에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인간세상에서 고초를 통해 깨달음을 얻은 선녀는
자신의 여의주를 이무기에게 내어주고 어머니를 치료할 수 있는 약초를 얻었습니다. 어머니는 약초를 먹고 병이 나았으나 시름에 겨워 하는 자기 딸을 보고 상심했습니다 '얘야, 무슨 걱정이 있느냐?' 어머니의 물음에 선녀는 자신의 처지를 사실대로 다 말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딸의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걱정할 것이 없단다. 인간은 죽으면 누구나 하늘나라로 간단다. 특히 너와 같이 착한 딸은 틀림없이 다시 하늘 나라로 가니 걱정하지 말거라.' 선녀는 어머니의 말에 기뻐 눈물을 흘렸습니다. 세월이 흘러 선녀가 스무 살이 되자 죽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딸을 뒷산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고 통곡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회오리바람이 일더니 선녀가 나타나 큰절을 올리고 하늘나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자 선녀의 무덤은 사라지고 그 대신 그곳에 아름다운 붓꽃이 여러 송이 피어났다고 합니다'' ●●●
붓꽃 창포의 꽃말은 다름 아닌 '믿는 자의 행복'이다. 그녀는 자신의 어려운 처지를 딛고 일어서서 행복을 믿고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 정성 지극한 아내에게 붓꽃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뜻도 바로 여기에 있다. 힘든 인연의 상황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승화되어 더이상 악연의 사슬에 얽매이지 않게 된다. 그러니 악연은 없다고 받아들이면 진실로 악연은 없는 것이다. |
첫댓글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