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라이더 (Easy Rider)
1969년 미국영화
감독 ; 데니스 호퍼
제작 : 피터 폰다, 밥 라펠슨 외
각본 : 피터 폰다, 데니스 호퍼
출연 : 피터 폰다, 데니스 호퍼, 잭 니콜슨
카렌 블랙, 루크 애스크, 루아나 앤더스
사브리나 스카프, 로버트 워커 주니어, 토니 바실
1960년대 후반의 미국 박스 오피스 상위권은 소위 '아메리칸 뉴시네마'라고 불리우는 독특한 뉴 무비들이 장식했습니다. 1967년은 '졸업'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가 상위권에 올랐고, 1969년은 '내일을 향해 쏴라' '미드나잇 카우보이' '이지 라이더' 가 1년간의 흥행 5위권내에 위치했습니다. 50년대 후반 프랑스에서 누벨바그 라는 새로운 영화운동이 일어난 뒤 10여년 뒤, 60년대 미국 사회는 '베트남전 반대시위' '케네디 암살사건' '마틴 루터 킹 목사 살해사건과 무하마드 알리의 병역기피로 인한 인종문제 부각' 등의 사건을 겪으면서 기존의 질서에 대해서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는 현상이 일어났고, 히피족 이라는 문화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은 영화에도 영향을 미쳤고, 아메리칸 뉴시네마 라고 부르게 되는 새로운 영화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 중 '이지 라이더'는 가성비가 가장 좋은 영화일 것입니다. 오토바이 두 대에 의지한 두 명의 젊은이의 여행을 다루고 있고, 그들은 주로 노숙을 하며 여행을 합니다. 이런 소재이고 대부분의 촬영은 스튜디오가 아닌 도로나 야외에서 이루어졌으니 그야말로 제작비가 적게 들어간 작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1969년 흥행 베스트 5위안에 들어가는 성공을 거두면서 제작비 대비 가장 성공한 영화의 사례로 남았습니다. 제작비의 50배 이상을 뽑았으니까요.
낮에는 오토바이 질주
밤에는 노숙
데니스 호퍼(왼쪽)와 피터 폰다
두 사람이 의기 투합하여 제작, 각본, 감독, 주연을 일궈냄
와이어트(피터 폰다)와 빌리(데니스 호퍼)는 마약 중개를 통하여 수익을 챙기고 그 돈을 여비 삼아서 서부에서 동부로의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오토바이만 갖고 떠나는 장거리 여행, 이 여행 중 그들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주로 노숙으로 숙박을 해결합니다. 긴 머리에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는 그들을 선뜻 받아주는 숙박업소도 없고. 친절한 목장주인을 만나 그들 가족들과 식사도 하고 히치하이킹으로 함께 여정에 참여한 히피족과 함께 여행하기도 하고 그의 동료 히피무리들이 있는 곳에서 얼마간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특히 잠시 구금되었을 때 만난 조지 핸슨(잭 니콜슨)이란 인물은 영향력 있는 아버지를 둔 변호사였지만 그런 배경 답지 않게 자유로운 영혼이었고, 그런 기질로 인하여 조지도 두 사람의 여장에 함께 합류합니다. 단정치 못한 긴 머리의 낯선 이방인들을 배척하는 마을 보안관 등 터줏대감들의 텃세를 경험하기도 하고 급기야 야밤에 그들의 노숙장소를 습격한 무리로 인하여 조지가 피살됩니다. 두 사람은 조지가 소지하고 있던 카드로 어느 매춘업소를 찾아가서 매춘부들과 어울려 거리의 축제를 즐기기도 합니다. 결국 어느 마을에서 그들의 모습을 탐탁치 않게 여긴 누군가의 총에 맞아서 최후를 맞이합니다.
애초에 체계적인 시나리도 없이 상당 부분을 즉흥적으로 촬영하고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데니스 호퍼가 명목상의 감독이지만, 제작자로 그리고 공동 각본으로 이름을 올린 피터 폰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영화일 것입니다. 두 사람이 함께 제작, 감독, 각본, 주연을 맡으며 영화를 이끌고 가는데 영화속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장면이 자주 나오고 두 사람은 실제로 촬영 중 마리화라를 복용했다고 합니다. 등장하는 히피족들도 현지에서 즉석 캐스팅을 했다고 하니 사실상 실제처럼 행동하며 촬영한 영화인 셈입니다. 피터 폰다는 실제 오토바이 광이라 손잡이가 길게 위로 뻗친 구조의 오토바이를 탔지만 데니스 호퍼는 그냥 일반 오토바이에 가깝습니다. 이 두 대의 오토바이로 달리고, 쉬고 노숙하고 낯선 누군가와 어울리고 그런 내용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집니다.
오토바이 로드무비의 전설이 된 영화
히피족들의 모습이 비교적 상세히 나온다.
원래 총 촬영분은 5시간이 넘는 분량이었지만 1시간 35분으로 편집되었고, 그들의 직업 관련 내용들(스턴트맨으로 설정했다고 합니다.) 마약 거래를 하고 경찰에 쫓기는 장면 등이 편집되었다고 합니다. 비교적 짧은 분량으로 편집되어 군더더기를 줄인게 오히려 좋은 효과를 본 셈입니다.
실제 마리화나의 복용을 촬영중 한 부분도 있듯이 굉장히 자유분방한 영화지만 데니스 호퍼의 실제 성격이 꼴통끼가 있어서 촬영 중 자주 애를 먹었고, 스탭들과 시비도 많았고, 특히 피터 폰다와의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터 폰다의 제안으로 감독과 주연을 맡게 되었는데 둘이 그리 수월한 관계는 아니었고, 골치덩어리가 된 셈입니다. 이런 문제 외에도 촬영 후반부에 오토바이를 도난당하기 까지 했다는군요.
우여곡절끝에 완성되어 개봉한 영화였지만 흥행에서 막대한 성공을 거두었으니 그런 부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된 셈입니다. 전설명 명배우인 아버지 헨리 폰다와 누나인 제인 폰다의 뒤를 이어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피터 폰다는 수년 동안 돋보이는 활동을 하지 못했는데 이 영화로 모처럼 주목받게 되었고, '자이안트' 'O.K 목장의 결투'에서 앳된 얼굴의 조연으로 일찌감치 연기를 시작한 데니스 호퍼 역시 조연배우를 전전하고 있다가 모처럼의 주연 히트작을 남겼고, 감독으로서의 명예도 얻은 것입니다.
분량은 많지 않은 조연이었지만
개성있는 캐릭터를 연기한 잭 니콜슨
지역 보안관 일행에게는 멸시를 받지만
동네 여자들에게는 관심을 받는 일행
오프닝 주제곡으로 쓰인 스테판울프의 강렬한 헤비메탈 사운드의 노래 Born to Be Wild 를 비롯하여 여러곡들의 흘러나오면서 적절히 노래들을 잘 활용한 영화이기도 한데 특히 Born to Be Wild 는 오토바이 족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곡이 되었습니다. 영화음악을 따로 만들지 않고 기존 곡들을 활용하여 잘 붙인 대표적인 영화이기도 합니다. 스테판울프 외에 지미 헨드릭스 등이 부른 여러 음악들은 당시 젊은이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실험영화처럼 만들어졌고, 불과 35만달러의 제작비로 완성되었지만 주류영화들을 압도하는 흥행을 거두었는데 특히 유럽 등 전 세계에서 부러워할만한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무용지물처럼 만든 자연도로에서의 촬영으로 일관했다는 점, 공동체 생활을 하는 히피들의 자유로운 삶을 보여주면서 도시에서 자연으로의 회귀를 암시한 점 등 자유로운 일탈과 현실도피적 분위기가 이런저런 혼란스러운 사회분위기속에서 젊은이들의 열광적 지지를 받으며 영화도 성공한 것입니다.
영화 '람보'에서도 보여주었듯이 지방의 보안관 및 터줏대감들의 이방인에 대한 텃세가 심한 모습이 이 영화에서도 적나라하게 보여지는데 빌리, 와이어트, 조지 등 3명이 식당에 들어오자 보안관 일행들이 비아냥거리며 그들을 멸시하는 대화를 하는 장면을 통해서 노골적으로 텃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도 백인이긴 하잖아" 라는 대사에서 인종차별의 심각성도 느껴지고. 결국 마지막의 비극적 결말도 그런 반사회적이고 비판적 엔딩인 보여준 것인데, 기득권의 횡포를 비판하는 듯한 메시지로 느껴지기도 하고, 자유로운 영혼인 그들이 세상에서 환영받기는 어렵다는 현실비판을 보여준 느낌도 듭니다.
흥미로운 UFO관련 이야기를 하는 잭 니콜슨
혹시 '맨 인 블랙'의 아이디어 제시?
이 영화로 크게 주목받게 되었지만
그 이후 이렇다할 후속작을 내지 못하여
아버지나 누나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낮은
배우로 남게 된 피터 폰다
카렌 블랙이 매춘부로 등장
빌리와 와이어트가 LA에서 출발하여 동남부지역으로 향하는 여정은 서부로 서부로 향하여 미국을 개척한 정신과 반대방향이라는 점도 특이합니다. 이런 부분부터도 기존질서,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과 부정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모텔, 식당등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아웃사이더, 마리화나 복용, 매춘, 신성모독, 히피생활 등 여러가지 일탈적 내용들이 많아서 우리나라에는 개봉되지 못했는데 '졸업'을 비롯하여 '내일을 향해 쏴라 '와일드 번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미드나잇 카우보이' 등 흥행에 성공한 아메리칸 뉴시네마 영화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개봉한 것을 감안하면 '이지 라이더'만 쏙 빠지다시피한 것입니다.
젊은 영화인들이 모여서 습작처럼 만든 즉흥적 창작영화인 '이지 라이더'는 69년 작품이지만 젊음과 자유, 저항, 히피, 아웃사이더, 마약 등 여러 파격적 요소 때문에 지금 봐도 고전적이거나 고리타분한 느낌 대신에, 젊고 역동적인 영화의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오래도록 견고하게 아성을 누린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탈피한 성공작의 사례이기도 하고, 오토바이 로드무비로는 가장 대표적인 영화로 남았습니다. 체계적이고 정교하고 세련된 여러 영화들을 이런 즉흥적이고 일탈적인 영화가 눌렀다는 점에서 아메리칸 무비의 역사에서는 굉장히 기념비적 사건이 된 작품입니다.
ps1 : 잭 니콜슨의 대사중 UFO 관련 이야기가 나오는데 외계인이 우리 주변에서 정체를 노출시키기 않고 똑같이 살고 있다 뭐 이런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맨 인 블랙'이 이 영화의 대사에서 힌트를 얻은 것일까요?
ps2 : 아쉽게도 피터 폰다는 이후에 이 영화만큼 두드러진 성공을 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린제이 와그너와 공연한 '두 연인'이 알려진 영화지요. 데니스 호퍼는 '블루 벨벳' '스피드' 등에서 광기어린 사이코 패스 같은 역할로 기억에 남은 배우입니다.
ps3 : 인상이 강한 70년대의 여배우로 인식되는 카렌 블랙이 고급 매춘부로 등장하는데 비중은 높지 않습니다.
ps4 : 워낙에 유명한 영화음악이 되어버린 헤비메탈 오프닝 주제곡 Born to Be Wild 가 흘러나오는 오프닝 장면입니다.
https://blog.naver.com/cine212722/221809267635
[출처] 이지 라이더(Easy Rider, 69년) 자유로운 두 영혼의 오토바이 여정|작성자 이규웅
첫댓글 지금은 없어진 신사동의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재상영된 '이지 라이더'를 다시 봤다.
잭 니컬슨의 조연 연기도 괜찮고 캐런 블랙이 다음 해에 알찬 작품에 출연한다.
'Flve Easy Pices' 잭 니털슨과 출연한 블랙은 이 필름으로 그해 골든 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밥 라펠슨은 제작, 각색, 감독을 했다.
캐런 블랙은 1939년 일리노이주에서 출생
2013년 8월 74세로 생을 마감했다.
'Flve Easy Pices'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 '스탠 바이 유어 맨'이다.
https://youtu.be/qfSD1FEFMlE?si=WwWhflfU_XVueeHd
Tammy Wynette - Stand By Your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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