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장선수랑 더트연습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허나 숙박이 문제였다.
당초 한국에서 예약할 때 낼이 귀국이라 밴쿠버쪽에 숙소를 예약해둬서 오늘아침엔 이곳에서 나가기로 되어있었다. 어제 f700님과 오늘하루 더 타고 낼 아침일찍 공항으로 바로 떠나자고 했는데….
단순히 하루만 연장하면 될 줄 알았는데 다른데서 단체로 숙소를 빌렸단다. 해서 서둘러 짐을 싸고 콜을 부른다. 이곳 휘슬러에서 마지막 아침을 먹는구나.
짐을 싸고 나니 창밖으로 비가 내린다. 콜밴엔 짐땜에 잔차 한대만 실을 공간이 있다하여 처음으로 f700님의 스페샬 p1을 빌려 우중 라이딩을 해서 빌리지내 우리가 휘슬러에 첫발을 내디뎠던 센터앞 그레이하운드 정류장 앞에 선다. 재윤씨도 와있고 건님도 와있다.
버스 시간도 있어서 첨올때 이동하는 동안 애먹었던 종이잔차박스 대신 바퀴달린 놈으로 하나 장만할까 한다. 서둘러 그제 봐뒀던 샵에서 DAKINE 잔차케이스를 거금(41만원정도)을 주고 구입했다.
샘플을 보고 이거 달라고 하니까 잠깐만 기다리란다. 새것으로 갔다주겠다고… 박스에서 비닐포장된 놈을 꺼내니 크기도 크기지만 그 무게가 장난이 아니다. 제품설명서엔 8kg으로 되어있으나 나중에 집에와서 달아보니 14kg가까이 된다. 어쩐지 샵에서 정류장까지 걷는동안(7분정도) 억수로 무겁더라니 - -
아~ 여기에 니꼴라이무게가 20kg니까 그외 헬멧에 보호대까지 대충 쑤써 넣으면 헐~~ 40kg는 족히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죽~었다. - -
정류장에서 즉석 분해 들어간다. 바퀴분리하고 바람빼고 더블샥분리하고… 귀찮은 것 때려넣고…. 어 이무게 예상대로 장난이 아니다. 혼자서 끌고는 가도 드는것은 무리다. 버스로 이많은 짐(잔차두대에 배낭에 여행용 하드케이스)을 싣는다는 것은 무리고, 그 때 건님이 한가지 제안을 했다.
같이 사는 유학생 동생(명훈씨. 그제 술한잔하면서 말까기로 했다. 알고보니 군대사단 쌔까만 후배다)에게 부탁하여 어짜피 건님도 오늘 밴쿠버에 들어가니까 셋이서 비용을 나눠서 큰 밴을 기름포함 150불에 흥정을 해보자고 했다.
결과는?? 아~ 멋진 하얀색 밴이다.
운전사 명훈씨 건님, f700님, 나 그리고 이곳에 사는 할아버지 만나러 가는 재윤씨도 꼽사리를 껴서 이렇게 다섯이서 간다.
안녕~~~ 휘슬러여!!!!
그레이하운드'는 물건너 갔으나 넘 편하게 간다. 14:40분 가는길에 의류 아울렛 매장에 들르니 오클리, 라이딩져지, 신발 등등을 그나마 저렴하게 판다. 샘플이라고 써진 옷도 보이고 잘만사면 우리나라 인기있는 브랜드를 반값에도 살수 있으니 괜찮은것 같다. 잔차가 그려진 노스페~~ 티를 하나 산다. 중고틱해보이는 데도 2만원정도이다. - -
밴쿠버에서 건님을 내려주고 존헨리샵에서 구매했던 물품도 같은 상품이 없어 환불받고… 울민재(5살) 잔차 사서 갈까' 하고 몇번이나 망설였다.
비록 몇십만원정도 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 있는 브랜드에 결정적으로 사이즈가 맞는 mtb가 없는 관계로… 한두살 더 먹어도 탈만한 잔차들이 꽤 있었다.
하로의 어린이용 bmx나 노르코의 앞뒤 풀샥잔차, 코나 등 짐만 많지 않았어도 한대쯤 사가면 요긴할 것 같았다.
18시 30분 세번째 숙소인 UBC(유니버시티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에 도착 4층 13호(나) 14호(f700) 이렇게 여장을 푼다.
재윤씨랑 일일 운짱명훈씨와도 아쉬운 작별을 하고 그렇게 다시 우리 둘만 남았다.
공항에서 이십여분거리라 비교적 가까운지라,,, 짐을 갖고 올라가자니 윽 4층까지라 E/V가 없다. 해서 "1층에 빈방있냐?" 니 "없다"하고 하는 수없이 1층 로비에서 잔차조립 다시 들어간다.
오~ 이곳은 일반인에게 랜트해주는 숙소로 1인실로 되어있다. 1박에 삼만오천원정도인데 두번째 머물렀던 쪽방에 비하면 가격은 비슷한데 침대에 책상에 스탠드, 옷장, 넉넉한 공간 야~ 첫번째숙소 보단 쪼금 떨어지지만 훌륭하다. 제2의 천국이다^^ 앗싸~~
공용 샤워실에서 샤워를 하고 서둘러 근처에 있다는 누드비치로 가본다.
조금전 이곳에 도착해서 f700님이 호실을 물으러 간사이 어떤애들 둘이 다가와서 나에게 누드비치가 어딨냐고 물어봤었다. 해서 '나 여기 이제 방금 도착했다. 이자슥아, 했더니' '오케이 하면서 뛰어가더니 잔차타고 캠퍼스를 지나가는 아줌마에게 또다시 물어본다. 나원참~
암튼 더 어둡기 전에 해변으로 찾아간다. 20시경 비치로 가는 계단이 보이기 시작한다. 첨엔 그 계단이 그렇게 많은줄 미처 몰랐었다. 그걸 알았었더라면 잔차를 끌고 그 수많은 계단을 내려가지도 않았을꺼다. - - 한참을 잔차에 내려서 끌고가는데 올라오는 외국인들이 걱정된 눈빛으로 쳐다본다. 한친군 '어떻게 back 할래?'라고 걱정섞인 말투로 물어본다.
그래서 도착한 모래밭…. 해변에서 무장한 경관둘이서 사람들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시츄에이션? ' 아무래도 여긴 누드비치가 아닌 것 같다. 뭐 다들 돌아가고 있으니 확인할 길이 없다.- - , 여기저기 널부러저 있는 한아름 둘레를 훨씬 넘는 나무들.. 폐허같은 분위기.
하지만 하지만 마침 나타난 일몰의 경관은 죽인다. 역시 증명사진 한컷을 찍었으나 카메라가 안받쳐준다.
그건그렇고, 올라가는데 되지는줄 알았다.T.T
108계단은 고사하고 그것보다 훨씬 많은 듯하다. 이미 땀은 삐질삐질의 단계를 훨씬 넘어서서 줄줄~~
계단을 다 올라와서 보니 뒷바퀴가 불안했었는데 아무래도 캐리어이동중에 또 펑크가 난 모양이다. 바로 다운타운으로 갈려 했는데 이놈의 펑크를 때우고나니 저녁 9시를 훌쩍넘는다.
그래도 간다. 다운타운으로…..
참고적으로 버스를 타고가면 20여분정도 밖에 걸리질 않으나 이놈의 버스운전사가 동양인이라서 그런지, 아님 밤이라 태우기 싫어서 그런지, 잔차를 앞캐리어에 싣고 타는것을 거부한다. 젠장… 그래도 어쩌냐 한번 맘먹은 이상 튼튼한 두다리로 열라 페달질을 해서 갈밖에…
이곳에서 다운타운까지 거리는 잔차로 한시간정도 소요. 중간중간에 내리막길도 있었지만 달리 얘기하면 돌아올때 삐리리 빡시다는 얘기 - -
캠퍼스에서 해변을 따라 가는 길은 한국 밤거리처럼 그리 밝지가 않다. 캄캄한 어둠속에서 길을 예측하며 가는길은 쪼금은 겁이난다. 행여 돌부리나 구덩이에 빠질까봐… 간혹 지나가는 차의 해드라이트 불빛에 그 잠깐동안에 길을 다시 파악하고 간다.
오시는 분들은 꼭 라이트 하나정도는 갖고 오시길. 안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운타운이 가까워지니 가로등도 있고 시야가 밝아진다. 다행이다. 휴~
잔차로 그것도 이 니꼴라이를 타고 다운힐 하이롤러타이어에 도로를… 빡시다. 그나마 f700님은 어반용잔차에 홀리롤러를 끼워서 잘~ 나간다. TT
무슨 다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멋진 다리하나를 건넜는데. 게이트의 양식도 멋지고 다리밑으로 보이는 정박한 수많은 요트들을 보고 있자니 감탄사가 절로나온다. 돈있는 분(?)이 열라 많긴 많나보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다리 양옆의 통행로 바닥에도 분리가 되어있었다. 반을 점선으로 갈라 한쪽은 잔차, 한쪽은 보행자 통로로 구분해놓은 것이다. 팻말에도 싸인이 있고 잔차 속도제안까지 되어있다.
역시 잔차 천국이다.^^
우리나라도 조건에 맞게 잘만 다듬으면 멋진 해결책이 나올텐데. 이곳의 우선순위는 사람이 일빠, 잔차가 이빠, 그리고 담이 자동차다. 도로에 잔차가 지나가고 있으면 경적도 안 울리고 뒤따라 온다. 다리나 위험한 이런 곳엔 또 나름데로 별도의 통행로가 마련되어 있고…..
다운타운의 거리는 볼만하다.
나이트클럽은 영화에서 보듯이 아니 이태원이나 홍대클럽에서 보이는 물을 검사하면서 들여보내는 풍경이 펼쳐지고, 기다리는 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있다. 호프집은 시끌벅적하고… 한국인 식당이나 삽겹살집이 있는곳엔 또 나름의 한국인들이 소주에 삽겹살을 먹고 마시는 광경이 있고. 영업을 마친 상점은 불을 밝혀둬서 정육점 불빛 비슷한 분위기가 풍겨진다.
길거리나 해변가쪽으론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는…. 쓰레기통을 뒤져 깡통이나 빈병들을 실는 우리나라로 말하면 노숙자, 나쁘게 얘기하면 거지들이 많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마니 있었고. 서로 손잡고 가는 게이, 벤치에 서로의 무릎에 앉아서 뽀뽀를 하는 레즈비언도 있었고… 으슥한 골목한켠에서 아님 길가 건물에 앉아서 마약을 하는 친구들도 어렵니 않게 볼수 있었다. 해변엔 연인들도 간혹있고, 나쁜짓(?)을 하는 친구들도…..
암튼, 비록 한시간남짓 걸려서 도착한 밴쿠버 다운타운의 밤거리. 낮과는 또다른 면을 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 햄버거와 콜라와 감자튀김을 먹고 겨우 허기를 달래고 다시 캠퍼스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이 힘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돌아오는 내내 오른쪽 켠엔 해변의 야경이 있었고, 나무내음이 있어 매캐한 매연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라이딩이었다.
또다시 자정을 넘겨 도착했다.
낼은 짧지만 굵은 일정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