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테크노밸리 안에 있는 새아파트의 처남 집에서 먹고 잔다.
6시가 못 되어 눈을 뜨는데 할 일이 없다.
장모님이 주무시는 서재에 들어가 책을 꺼내오기도 어중간해
살그머니 문을 열고 나온다. 아파트 입구에서부터 비밀번호를 눌러야 할 일이
조금 염려는 된다.
지난 밤 바보와 잠깐 걸었던 산책 코스로 들어선다. 밤꽃이 떨어지고 있다.
해는 이미 떠 올랐지만 흐릿하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걸으니 삼거리가 나와 윗쪽으로 길을 잡는다.
새로 난 산길인 듯 길 가에 마른 나무들이 누워있다.
막대기 하날 들어 거미줄을 거두며 걷는다.
뒷쪽에서 한 어른이 스틱 하날 짚으며 날 앞질러 간다.
난 땀 흘리지 말자고 천천히 걷는다.
시야가 열리며 새 아파트와 공사 중인 아파트 숲이 열리더니 배수장이다.
철망 옆길을 따라 더 걷는다. 소나무 숲을 들어가 10여분 걸었을까
아스팔트가 나타나며 작은 고개다.
계속 진행하면 성왕산이다. 앞산은 낮으막히 흐리다.
포기하고 아스팔트를 따라 아파트 촌으로 돌아온다.
주변은 여전히 농사를 짓는 민가가 보이고, 아파트 단지 이름표를 붙인
텃밭들도 보인다.
길 가에 까맣게 익은 오디를 두 번 따 먹는다. 손과 입이 붉게 변한다.
아스팔트를 따라 걸으니 다리가 아프다. 난 도시체질이 아닌가
찾아가는 아파트가 보이는데 바보가 길 헤매지 말고 얼른 와 밥먹자고 전화했다.
아파오는 허리를 가끔 굽히며 부지런히 길을 걸어 올라
아파트 호수를 누르고 # 호풀을 눌러도 반응이 없다.
전화로 열어달라고 하는 사이 교회가는 처남댁이 내려온다.
당초 점심 약속을 취소하ㅏ고 사람 온기없는 동서의 집을 들러 광주로 온다.
차를 가져왔으니 간월도를 들르러 내비를 찍는데, 홍성을 거치게 해
그냥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만다. 고창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고
광주에 도착해 나는 자고 바보는 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