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시장을 걸었다. 오랜만에 나온 재래시장이다. 만복닭집, 총각닭집, 조대포집, 이정표 실내포차, 황제노래방, 행복여관… 친근한 간판이 즐비하다. 그런데 쓸쓸하다. 시장의 개념이란 시끌벅적일진대 조용하기 그지없다. 내가 청소년기에 지나다니던 모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느낌이다. 달라졌다면 외국인을 위한 낯선 글이 쓰인 간판이 있다는 것이다. 안성은 모름지기 조선 후기 한 시절, 전조선 3대 시장 중에 한 곳이었다.
쓸쓸한대로 건재한 시장에 ‘마로니에’가 있다. 레스토랑보다는 경양식집이고자 하는 고집이 있는 곳이다. 33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당시 안성 청춘들의 추억이 서린 장소다. 소도시의 첨단을 뽐냈으리라.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났으니 마로니에 추억은 없다. 그렇지만 지금의 마로니에가 마음에 든다. 왠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이었을 것처럼 느껴진다. 변함없는 경양식집의 모습이 나의 청춘을 소환이라도 해 올것 같다. 칸막이를 보니 수줍의 연인들의 밀회가 상상이 된다. 호시절을 보낸 시장의 쓸쓸함을 닮은 미소가 내 입가에 번진다.
밀회라도 하면 좋으련만 오늘 모종의 회의를 여기서 하기로 했다. 나는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와 기다리는 중에 이글을 쓴다.
첫댓글 저는 요즘 각지방의 장날을 찾아 구경 갑니다
진천, 아우내. 여주, 발안 연풍, 괴산, 정선 등 여러 곳에 들려
풀빵도 사먹고 특산물도 사오고는 하지요 안성 장날에 나가서는 약재를 사옵니다.
선생님, 오미크론이 극성입니다. 조심조심 다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