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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칭과 기억 : 마음의 궁극적인 기원에 대하여
신경과학과 마음의 세계 : Gerald M. Edelman 지음, 황희숙 옮김, 범양사 출판부, 1998 (원서 : Bright Air, Brilliant Fire : On the Matter of the Mind, BasicBooks, 1992), Page 292 ~ 308.
우주에 대해서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우주를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아인슈타인
우주는 말한다. "사람은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 발레리
우주론은 많은 문명에서 신화와 과학의 일부를 이룬다. 마음은 거기서 내적이든 외적이든, 또는 숨은 것이든 간에 언제나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우리와 같은 생명체들이 어떻게 모든 것이 생겨났고 우리 자신은 어떻게 여기에 왔으며,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계를 어떻게 알게 되는가를 궁금하게 여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몇몇 문화에서는 과거의 종교적인 우주론이 이론물리학의 가장 발달된 영역에 굳게 연결된 과학적 우주론으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이 과학적 우주론이 아무리 거창하고 신비스럽고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를 우리 자신에게 이끌어 줄 고유한 원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의식을 하며, 물리학을 만들고 물리학을 우주론과 관련지우며, 우리 자신을 우리가 구성한 과학적 세계 안에 위치지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관찰자로서의 우리에게 말이다. 어떤 물리학자가 말한 '모든 것에 대한 이론' 조차도 우리에게 그런 원리를 가져다 주지 못하는 것이라면,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나는 이 책에서 마음이 진화적인 형태의 작용을 통해서 매우 명확한 방식으로 생겼다고 주장했다. 나는 의식이 최소한 우주의 이 작은 점에서, 특정한 역사적 시간에 생겼다는 것을 보여 주려고 시도했다. 의식이 뇌의 명확한 물질적 배열에서 창발한다는 것이 곧 그 둘이 동일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왜냐 하면 우리가 이미 보았듯이 의식은 환경과의 관계에 의존하고, 가장 고차원적인 의식의 경우 사회의 기호들과 언어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고차원적 의식은 감정 (감각질), 생각, 정서, 자기 - 자각, 의지, 상상력과 같은 풍부한 인지적, 감정적, 상상적 영역으로 이끈다. 고차원적 의식은 환상과 같은 인위적인 정신적 대상들을 구성할 수도 있다. 문화에서 고차원적 의식은 사건과 정신적 대상을 지시하는 문장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연구 (논리학) 뿐만 아니라, 사건 사이의 고정적인 관계에 대한 연구 (논리학) 뿐만 아니라, 사건 사이의 고정적인 관계에 대한 연구 (과학) 와 정신적 대상 사이의 고정적인 관계에 대한 연구 (수학) 로 이끈다.
내가 마음은 자연에서 생긴다고 주장하는 방식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부분적으로는,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건축물과 발명품이 생겨난 방식, 즉 컴퓨터와 정보에 기반을 둔 다른 장치를 만들게 한 논리학, 산수, 무리학을 다스리는 질서 정연한 관계를 통한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마음이 생겨난 것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의식의 진화에 바탕을 이루는 자연의 깊은 원리들을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나는 이 마지막 장에서 그 원리들이 어떤 것이 될지 생각해 보고,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이 물리학과 우주론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동의할, 더욱 확고한 근거를 갖는 원리에 그 원리를 연관지우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우리가 우주에 어떻게 조화되는가에 대한 우리의 견해와 미래의 과학적인 사고를 어떻게 이 두 원리들이 함께 통제할 수 있을까를 묻고자 한다.
물리학과 생물학은 확실히 다음 세기 내에, 어쩌면 그보다 더 빨리, 서로 친밀한 방식으로 '상응할' 것이다. 그 둘은 하다 못해 인간 관찰자가 물리적인 측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또 관찰자의 지각이 그것에 대한 물리적인 기술에 어떻게 관련되는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다. 이것이 양자역학의 핵심적인 문제다 (<후기> 를 보라).
이런 예측적인 소견은 다소 모호하고 이상향적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독자들은 이제까지 말한 것과 여기서 말한 것에 대해 생각해 본 다음에, 스스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모든 과학 전문가들의 경우와 마찬가지겠지만, 내 지식과 경험은 때때로 지식의 다양한 영역들 사이의 관계를 판단하는 데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정말로 과학자들 사이에 전문화된 경험을 비교해 보면 때때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된다. 언젠가, 양자역학과 통계역학을 내게 가르쳐 준 아주 위대한 물리학자인 울렌벡 George Uhlenbeck 이 대학원 은사이며 마찬가지로 위대한 생화학자인 리프먼 Fritz Lipmann 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해 왔다. 나는 우리들 셋을 위해 저녁식사를 마련했다. 리프먼은 아주 맛있게 수프를 먹고 있었는데, 그 때 아주 근엄한 사람인 울렌벡이 "저는 여러 국면에서 기브스 전위 Gibbs potential 를 계산해 본 결과, 생명이 우주의 전 역사에서 단 한 번만 생긴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고 말했다. 리프먼은 계속해서 수프를 먹으면서, 우리 둘 가운데 앉은 채 위를 올려다보더니, 매력 있는 말투로 힘차게 말했다. "모든 ze 시간에 일어나지요." 울렌벡은 매우 복잡한 물리학 논변을 들어 반박했다. 프리츠는 계속 먹으면서 그 말을 듣더니 마침내 수프를 다 비웠다. 그는 숟가락을 한쪽에 내려놓고 말하기를, "Ven ve 가 ze 새가슴 근육을 세우고, zey 는 ve 가 ze 산화인을 얻지 못한다고 말했조. Ven ve 는 ze 마이크로솜을 얻고, zey 는 ve 가 ze 단백질합성은 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Ve 는 했어요. 걱정할 것 없습니다. 그것은 모든 ze 시간에 일어나니까요." 그들은 서로를 보고 웃었지만 나는 그들이 상대방의 전공에 대한 지적인 한계에 좌절감을 맛보면서 자리를 일어섰으리라고 확신한다.
금세기는 모든 시대의 과학사상 중에서 아마도 가장 위대한 혁명을 목격했다. 혁명은 우주와 우주의 기본적 입자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특별한 개념들을 사용했다는 데 있지 않다. 그것은 과학적 관찰자라는 우리의 관념 속에 있고, 과학적 사고의 일반성을 연장시킨데 있다. 플랑크의 양자 quantum 에 대한 발견에서 시작해, 계속해서 보어 Niels Bohr 와 하이젠베르크에 의한 양자론의 초기 공식화와 아인슈타인에 의한 상대성이론에 걸쳐, 관찰자는 더 이상 그의 측정에서 완전히 분리된 것으로 보일 수 없게 되었다. 양자측정에서 관찰자가 그의 장치를 배열하려고 선택한 방식이 결과를 결정한다. 상대성이론에서, 시간과 길이에 대한 관찰자의 측정은 그들의 상대적 속도와 가속도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한편으론 관찰자의 의식적인 선택과 다른 한편으론 그들의 물리적 위치를 명백히 고려해야만 한다. 이런 발견을 합리화하려는 노력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는 잘 알려져 있다. 양자역학과 일반상대성이론은 과학의 이론적 구성물 중 가장 위대한 두 가지 이론이다. 그 이론들이 기술하는 내용은 가장 작고 가장 단명하는 기본 입자에서부터 측정할 수 있는 우주의 끝까지 포괄한다.
아마도 물리학자 집단 외부에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사실은, 이런 두 가지 기술에 핵심적인 수학 원리, 즉 대칭 symmetry 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지금 이 곳은 수학으로 들어가기에 마땅한 장소는 아니지만, 나는 여기서 여러분이 수학을 개관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말해 보려고 한다. 대칭은 합리적으로 도출된 수학적 논증이 어떻게 자연에 대한 기술에 적용될 수 있고, 가장 커다란 일반성을 갖는 통찰로 이끄는가에 대한 멋진 보기다. 나는 내가 마음의 기초가 된다고 믿는, 그래서 실제로 모든 생물학의 기초가 된다고 믿는 또 다른 원리인 기억 원리를 대칭 원리와 비교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칭에 대해 약간 논의하려고 한다. 그 다음에는 팽팽하게 조화를 이루며 상호 작용하는 이 두 원리들을 이해하면, 우리 마음이 자연 속에서 갖는 위치를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점을 논의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일상적인 경험에서 대칭에 친숙해 있다. 생명체인 우리는 대략 좌우로 대칭적이다. 우리는 거울에 비친 우리의 상이 어떤 성질들을 가지고 있고, 우리의 오른손과 왼손이 서로를 거울에 비친 상이 된다는 것을 안다 (그림 20 - 1). 실재 세계의 어떤한 조작도 파괴를 하지 않고서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바꾸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오른쪽 장갑을 뒤집으면 왼쪽 장갑으로 바꿀 수 있다. 이것은 대칭의 어떤 유형을 드러내는 데 특정 조작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림 20 - 1 대칭의 몇 가지 유형
이런 조작을 지배하는 대칭 원리와 규칙들은 고급 물리학이론을 구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수학의 군 group 이론에서 찾을 수 잇다. 이 수학이론은 19 세기 초 프랑스의 젊은 천재인 갈루아 Evariste Galois 가 만들었는데, 이 사람은 한 ㅇ려인을 둔 결투 때문에 스무 살 반밖에 살지 못했다.
군에 대한 갈루아의 생각은 5 차방정식 (차수가 5 인 다항식 ; 대부분의 비전문가들은 차수가 2 인 2 차방정식에서 멈추고 만다) 의 일반적인 불가해성을 드러낸다. 그런데 그의 생각이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거울 반사의 군은 이미 보았듯이 (그림 20 - 1) 비연속적인 변화와 관련된다. 다른 군들은 연속적인 대칭들을, 이를 테면 공간에서의 평행이동을 다룬다 (이 이론은 19 세기의 후반, 노르웨이 수학자 리 Sophus Lie 에 의해서 극적으로 개진되었다). 가장 상위 차원인 대칭은 일반적으로 2 차원 공간의 원과 3 차원 공간의 구와 같이 상대적으로 특징이 없는 대상들이 갖는다. 일반적으로 (언제나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대상들에 특징들을 더하면 하위 차원의 대칭이 나온다.
여기서 우리는 물리학의 법칙들을 깊이 통찰하게 하는 형식적인 제약 조건들 중 하나에 다다르게 된다. 이것은 대칭이라는 생각과 물리학의 이른바 보존법칙 conservation laws 사이의 관계다. 물리학 연구는 수많은 기본 양들이 역학 그리고 전기장과 입자장 모두에서 보존된다는 것을 밝혀 냈다. 질량 에너지, 운동량, 회전은 이것들 각각이 물리학적인 기술의 전 맥락 안에서 창조되지도 파괴되지도 않아야 한다는 것을 요구하는 보존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전기 부하는 보존법칙을 따른다. 즉 우주에서 양전하 입자들의 수는 음전하입자들의 수와 같다. 이 법칙은 기본 입자들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로톤 proton 과 다른 입자들을 센 수는, 전자와 관련된 입자들을 센 수가 보존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존된다.
대칭 원리를 적용한 결과는 정말로 아름답다. 서로 다른 법칙들이 이런 입자들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제한을 가하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입자들 사이의 상호 작용을 기술하는 규칙들은 보존 원리의 제약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어떤 경우에 입자들은 쌍으로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있을 뿐이고, 다른 경우에 입자들은 이런 제약조건없이 창조되거나 파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물리학의 거창한 주제 가운데 하나에 이르렀다. 즉 보존법칙과 대칭 사이에는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빈 공간과 시간은 대칭적이다. 다시 말해서 여러 종류의 변화를 겪어도 똑같이 나타난다. 공간은 평행이동, 회전, 방향 변화에도 불구하고 똑같다. 거꾸로 해도 시간은 어느 방향으로나 똑같다 (당신의 개인적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학자들이 말하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다). 실로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에서 운동 법칙 자체는 회전이나 평행이동과 같은 대칭 조작을 해도 변하지 않는다. 이런 불변성은 물리적 사건들의 결과가 그 사건을 측정하는 좌표계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해 준다.
물체나 입자는 힘을 받지 않고서는 속도와 운동 방향 (운동량) 또는 에너지가 변하지 않는다. 독일의 수학자 뇌터 Emmy Nöther 는 이런 양의 보존이 대칭 원리와 형식적으로 동치라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 주었다. 예를 들어서 운동량의 보존은 평행이동이 되는 공간의 대칭에 해당한다. 각이 있는 운동량의 보존은 회전을 하는 공간의 대칭에 해당한다. 에너지의 보존은 방향을 바꾼 시간의 대칭에 해당한다 (시간을 바꾸는 것을 실제로 실행할 수는 없지만, 물리적인 법칙은 그런 조작을 해도 변하지 않는지 확인해 볼 수 잇다).
물리법칙들의 불변성이 갖는 중요성, 따라서 대칭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이해한 이는 아인슈타인이었다. 실로 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절대적인 불변성의 조건을 찾는 수단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 최근에 일련의 발견이 이루어져서 하나의 이론, 즉 대통합설 grand unification theory (또는 GUT) 에서 모든 입자들의 상호 작용을 통합시켜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직은 자연의 네 가지 힘, 곧 강력 strong forces, 약력 weak forces, 전자기력 electromagnetic forces, 중력 gravitational forces 모두에 통합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 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근사한 이론들이 부분적이긴 하지만 나오고 있다. 만약 이 이론들이 사용하는 주요 언어가 있다면, 그것은 대칭의 언어다. 만약 이 이론들이 사용하는 주요 언어가 있다면, 그것은 대칭의 언어다. 궁극적으로는 전체 자연 ('물리학' 이라 읽는) 이 대칭에 의해 기술되어서, 모든 장과 힘들에 유일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희망이다.
이 모든 문제들을 논의하는 일은 너무 멀리 벗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통합된 장이론 field theory 을 구성하려는 물리학자들의 노력에 기본적인 두 가지 개념을 언급하려고 한다. 현대 우주론에도 필수적인 이 개념들은 국지적인 척도대칭 local gauge symmetry 과 동시적인 대칭파괴 spontaneous symmetry breaking 라는 개념이다. 국지적 대칭 local symmetry 은 전면적 대칭 global symmetry 에 대조된다. 어떤 주어진 영역에서 전면적인 대칭을 불변되게 하기 위해서는, 일어나는 어떤 변형도 어느 곳에서나 발생해야 한다. 이에 반해서 국지적인 대칭은 공간과 시간의 서로 다른 부분들에서 발생하는 서로 다른 변형을 허용한다. 국지적인 대칭에 대한 이론은 양전닝 楊振寧 과 밀스 F. E. Mills 가 발전시켰는데, 이 이론은 이후 통합 시도를 성공시키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한 장을 생각하고, 국지적인 대칭이 변화되면서도 불변성을 이루려 한다면, 다른 장이 첫 번째 조작 때문에 생긴 국지적인 변화를 바로 보상하려고 행동하게끔 사물들이 배열되어야 한다.
대칭 파괴의 핵심을 이해하기 위해서 빈 와인 병의 한쪽 밑바닥을 생각해 보자. 이것은 앙금을 받는 홈통이 있는 대칭적인, 위로 향한 둥근 지붕과 같다. 만약 공을 지붕 꼭대기에 정확히 놓는다면 상황은 대칭적이다. 그러나 공은 이 대칭을 동시에 깨트릴 수 있고 지붕을 타고 내려와 가장 낮은 에너지 지점인 홈통의 어느 지점으로 굴러 내려갈 수 있다. 병과 공은 개별적인 대칭을 여전히 갖고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대칭은 동시에 깨졌다. 임의의 물리학이론에 적용해 봤을 때 이 생각은, 이론의 방정식에 대한 독특한 풀이가 이론 자체보다 덜 대칭적일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 그런 생각들은 현대물리학에서 최근에 이루어진 두 가지 이론적인 승리라고 할 만한 전기약력 electroweak 이론과 강한 상호 작용 strong interactions 이론의 기초가 된다.
이번 세기의 또 다른 발견은 물리학의 법칙들이 놀랄 만큼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칭 개념은 우주가 어떻게 오늘날과 같은 방식으로 되었는가 하는 이론에까지 적용된다. 우리가 현대 우주론 (가령 팽창이론과 고온 대폭발 Big Bang 이론) 을 고찰한다면, 내려가는 온도와 늘어나는 시간의 함수로서 우주가 대칭을 깨는 사건들에 의해 기본적인 입자들이 생겨나도록 진화됐다. 이 과정 속의 어느 시간에 (우리가 아는 입자나 장이 생겨난 오랜 후), 은하계와 별 그리고 행성을 지닌 우리의 태양계가 나타났다. 지구에서는, 아직 상세히 알려지지 않은 과정에 의해 생명이 시작되었고 진화가 일어났으며 결국에는 마음이 출현하게 된 것이다. 리프먼은 그 과정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얼마나 노력했던가!
이러한 사건들의 집합에서 마음과 지향성이 진화론적으로 발생하는 데 기초가 되는 새로운 원리로서 우리는 무엇을 제한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 새로운 원리가, 여러 가지 형태를 갖지만 모든 변화에서 찾을 수 있는 일반적인 특징들을 갖고 있는 기억 원리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나는 여기서 '기억' 이라는 낱말을 보통 때보다 더 포괄적인 방식으로 쓰고 있다. 기억은 생명과 진화가 일어날 때만 나타나는 과정이며, 재인에 대한 과학이 기술하는 시스템을 일으키는 과정이다. 내가 쓰고 있는 것처럼 기억이라는 용어는 유전, 면역 반응, 반사 학습 reflex learning 이 갖는 측면을 기술하며, 또 지각적 범주화를 따르는 참된 학습, 그리고 여러 가지 형태의 의식이 지니는 측면들을 기술한다 (그림 20 - 2).
그림 20 - 2 기억의 몇 가지 유형.
이런 사례들에서 구조는 진화해서, 현재 진행 중인 동역학적인 양식과 과거의 양식이 부여하는 것들 사이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맺어지게 한다. 이러한 구조들은 모두 다르고, 기억은 자신이 나타나는 시스템의 함수로서 그 특징을 갖는다. 모든 기억계에 공통되는 것은 진화와 선택이다. 기억은 생물학적으로 적응하는 시스템들이 갖는 본질적인 특성이다.
용어를 이런 식으로 확장하면 쓸데없이 넓어진다고 보일 수 잇다. 그러나 이런 모든 현상은 꽤 명확하므로, 거기에 공통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자. 공통되는 것은 선택적인 지도화 사건들이 일어날 때 구조가 지닌 상대적인 안정성이다. 내가 한 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나는 여기서 구조, 안정성, 지도화에 대해서 약간 말하겠다. 구조 및 안정성과 관련 있는 물리법칙은 열역학 제 2 법칙이다. 이 법칙은 엔트로피 entropy, 즉 한 체계의 무질서의 정도가, 닫힌 체계에서는 증가하거나 그대로 있어야지 결코 감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닫힌 체계는 에너지와 물질이 들어오지도 나가지도 않는 체계를 말한다). 가장 질서 정연한 체계는 절대 0 도에서의 완전한 결정 結晶 (대칭적인 격자에서 원자들이 절대적으로 똑같은 공간을 갖는 결정) 의 체계다.
우주가 최초로 진화한 이후로 우주의 엔트로피는 늘어 왔다. 그러나 열린 체계인 우주의 일부분들 (예를 들어 우리들 자신) 에서 엔트로피는 물질과 에너지가 이동한 결과로 국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여러 가지 화학적인 상호 작용이 살아 있는 형태의 분자 구조를 포함해서 안정된 구조를 만들어 낸다. 구조와 구조의 에너지 처리의 안정성은 열역학 제 2 법칙을 포함한 법칙들이 지배한다. 이제는 안정된 화학적 구조들이 생명이나 살아 있는 형태가 존재하지 않아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정말로 외계에서도 우리 몸 안에 있는 것과 비슷한 유기분자들 ㅡ 예를 들어서 질소, 산소, 탄소의 충돌로 만들어진 분자들 ㅡ 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있다. 그것들이 만들어지고, 해체되고, 또 안정성을 갖게 되는 조건들은 에너지와 엔트로피에 의해 결정된다.
이런 분자들이 아무리 안정적이라 하더라도 그것들에는 유전 원리가 없다. 그것들은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ㅡ 자기 자신의 구조를 주형으로 사용하여, 자손이라 불릴 수 있는 분자를 만들어 내는 ㅡ 능력을 보여 주지 못한다. 나는 내가 기억과 관련시켜 안정성이라는 낱말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하고자 한다. 결국 살아 있지 않은 영역들 (예를 들어 바위) 에서, 똑같은 대칭 규칙을 따르면서 점점 더 커지도록 구조에 원자들을 더하는 주기적인 결정이 존재한다. 그런 결정들은 복제를 하지 않는다. 자랄 뿐이다. 그 차이가 무엇인가?
복제를 하는 시스템에는 일종의 지도화를 겪는 비주기적인 구조가 있다. 제 6 장의 DNA 서열들을 생각해 보라. 화학적인 반응들은 비주기적인 구조를 충실하게 복제해서 낭구조 daughter structure 를 낳는다. 그러나 이런 충실성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역시 복제되는 돌연변이 구조가 생긴다. 그 결과는 변이체 개체군 variant population 이다. 마지막으로 안정적인 비주기적 구조는 부가적인 화학작용을 통해서 그것을 포함한 다른 종류의 구조를 만들도록 지도화하며, 그래서 다른 복제물이 계속 만들어질 때 선호되는 변이체가 선택적인 이득을 갖는다.
이 추상화된 기술은 생명계에 대한 기술에 상응한다. 즉 자연선택을 겪는 자기 복제 시스템 말이다 (제 6 장을 보라). 비주기적인 구조는 DNA 와 RNA 이고, 그것들이 지도화되는 용기는 여러 가지 단백질 생성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비생명체에 없는 주요 과정은 유전원리라는 것을 주목하라.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선호되는 변이체들의 개체군이 증가되도록 하는 이런 유전 원리는 화학적인 결합의 안정성에 의존한다는 것을 주목하라. DNA 의 경우에 이것들은 공유결합 covalent bonds 이다. 공유결합은 서로 다른 뉴클레오티드 염기를 연결시켜 서로 연결된 세 개의 코돈으로 된 하나의 유전암호를 만드는데, 이것들은 각각 단백질 사슬을 구성하는 20 개의 아미노산 중 하나에 상응한다.
생명이 번성하는 온도 영역에서 에너지와 엔트로피 조건은 유전과정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장해 준다. 그러나 개체군에서 발견되는 실제 서열을 낳는 것은 역사적인 선택적 사건들이다.
이런 유전적 과정의 출현은 새로운 종류의 사건, 즉 일종의 기억이다. 선호되는 것임이 드러나 서열 속에 도입된 변이체는 제외하고, 이런 시스템들이 계속되게 하는 것은 선대 先代 비주기적 구조의 질서 또는 지도화를 상당 부분 유지하는 능력이다. 그 시스템들은 선택적인 지도화 사건들에서도 구조의 안정성을 갖는다. 그러나 이런 '기억' 이 완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주목하라 (반면에 컴퓨터 메시지에서는 틀림없이 완전하다). 정말로 시스템이 선택적인 것 ㅡ 개체군 변이가 있기 때문에, 예측하지 못한 환경 내의 사건들에 적응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것 ㅡ 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실수 (엔트로피에서의 변화) 나 변이체들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이런 구조들이 진화하고, 세포 개체군들이 결합된 많은 세포들과 신경계들을 갖는 동물들을 형성함에 따라, 새로운 종류의 기억이 나타난다. 그 기억은 이 동물들의 신경계에서 시냅스 변화가 생긴 결과로 나타난다. 뉴런 집단선택 때문에, 적응적이라고 밝혀진 행동들은 한 동물의 생애 동안에 선택에 의해 안정된다. 시냅스 변화에 근거한 기억은 그런 행동에 필수적이다.
척추동물에서는, 면역계가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해야 한다는 요구가 신경세포 결합분자인 N - CAM 에 해당하는 유전자의 변이체를 갖는 개체들이 선택되는 결과를 낳는다. 면역 글로불린 (항체) 분자가 되는 것 속에 체성 변이체 somatic variation 를 들여옴으로써, 그리고 그 과정을 외부 분자들이 선택하는 세포들에 대한 충실한 복제와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인지계가 나타난다 (그림 8 - 1 을 보라). 이 시스템은 면역 기억을 갖는다. 항원에 의한 림프구 선택은 개체의 전 생애 동안 지속되는 변화를 낳는다.
그러나 동물에서 감각수용기 sensory receptors 와 운동판 motor sheets 을 진화적으로 정교하게 하고 뇌 지도를 점점 더 세련되게 함으로써, 지각 범주화에 근거한 기억이 다시 가능하게 되었다. 개념적인 능력과 더욱 더 세련된 지도화가 나타남에 따라 새로운 것에 반응해서, 뉴런 집단의 개체군 안에서 일어나는 시냅스 변화는 부가적인 종류의 기억을 낳는다.
각 기억은 체세포 선택계 안에서 시스템 속성을 반영한다. 그리고 각 속성은 적절한 신경해부학적 구조의 진화에 근거해 서로 다른 기능을 한다. 이런 상위 시스템들은 선택적이며, 지도에서 정렬된 뉴런 집단의 개체군에서 새로운 환경에 반응하는 데 근거해 있다. 그것들은 인지계다.
진화에서 어떤 순험적인 순간에, 가치 - 범주 기억을 분류쌍에 연결시키는 재입력 회로를 갖는 변이체가 나타났다. 그 순간에 기억은 의식의 기체 基體 가 되고 의식에 딸린 것이 된다. 호모 사피엔스 종에 언어가 나타남에 따라, 특수화된 언어적인 기억에서 같은 원리가 반복되어 고차원적 의식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문화 안에서 고차원적 의식은 결국 자연에 대한 과학적인 기술을 낳으며, 그것은 우주속에 있는 우리 자신의 존재 근원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기억의 발전에 대한 이러한 기술은 대칭 원리를 따르는 우주의 발전을 기술한 앞의 내용과 상당히 달라서, 서로 공통적인 부분이 전혀 없는 듯 보일 것이다. 지금까지 말한 생물학적 이야기는 지구에 대해서만 이야기한 국지적 무용담이다. 그것은 역사적이고, 매우 좁은 온도 범위에서 일어나고, 이상하리만치 복잡하고 특정 구조에 한정되어 있으며, 기대하지 못한 다른 형태를 취하며, 상세히 다루려면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러나 그 무용담은 대칭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시작한다. 대칭이 깨질 때만, 화학작용이 이루어질 때만, 커다란 안정된 분자들이 나타날 때만, 비가역적인 선택적 사건이 나타날 때에만, 재인에 대한 과학이 기술한 수단들이 진화하는 것과 더불어서만, 기억은 마음이 출현하게 이끈다. 대칭 원리들은 기억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배하지만, 대칭이 깨진 다음에만, 그리고 그것이 화학작용이 일어나고 살아 있는 진화하는 생물체가 생겨나게 한 다음에만, 기억이 발생할 수 있다.
기억은 의미의 토대다. 의미의 변형이 TNGS 가 기술한 대로 개념의 체현에 의해 가능해져서, 참된 정보 - 처리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이 인간 문화사 안에서 가능해진다. 인간 문화에서 사회적 전달에 의해 과학이 역사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우리가 지식의 사슬을 통해 진리를 얽어매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림 14 - 1 을 보라). 그러나 기억의 발생과 달리 이런 폭발적인 전달은 더 이상 다윈적이 아니다. 그것은 정보 시스템 informational systems 의 성격과 의미 자체의 본성 때문에 라마르크 Jean Lamarck 규칙으로부터 따라 나온다. 정보 시스템의 내용은 사용에 의해 전이된다. 어떤 유전학적 유전 원리도 필요하지 않다. 전이는 체세포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고, 이 체세포 시스템은 각각 독특한 것이며, 그 결과는 놀랄 만한 것이다. 즉 가치있으며 동시에 무시무시한 방식으로 인간의 마음에 의해 환경이 변형된다. 이것들은 당연한 자만심뿐만 아니라 경계심도 불어넣는 결과들이다.
나는 이 책에서 과학적인 증거에 토대를 둔 마음에 대한 견해를 전개하려고 시도했다. 우리의 지식 상태를 감안하면, 이 견해는 여전히 사변적이다. 이 견해가 철학적으로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은 또한 근본적으로 과학적인 견해이기도 하며 반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뇌의 상세한 작동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견해를 지금 형성하는 일을 북돋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견해들 중 하나는 잠시 동안 우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런 점이야말로, 과학적 이론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이해를 넘어서서, 우리가 이론에 기대할 수 있는 최대의 것이다. 한 이론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보다 나은 이론을 만들 수 있다.
이 여행에서 좀 늦었지만, 내가 이 책에서 관심을 가졌던 것이 이론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해도 괜찮을 것이다. 그것은 수용된 기존 이론이 아니다. 내가 제시한 이론은 엄격히 실험되어야 하며, 형태와 마음에 대해 내가 전에 썼던 3 부작에서 그렇게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내가 아는 모든 이론가들처럼, 나는 내 이론이 틀렸다고 증명될 때 까지는 옳다고 믿는다. 성공적인 이론 창조에서 선택의 단위는 보통 죽은 과학자다. 우리들 중 100 명이 자신이 옳다는 것을 확신하며 무덤으로 가지만, 한 명 정도만이 옳다고 밝혀진다. 어떤 살아 있는 과학자가 그런 점에 동의하는 일은 더욱 드물 것이다. 그러나 우리 각자는 자기의 이론들이 아무리 위태롭다 하더라도, 여느 다른 과학적 추구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인 듯 행동해야 한다. 희망과 믿음은 다른 곳에서와 마찬가지로 과학에서도 중요하다. 과학에서는 그 희망과 믿음이 실험을 산출해 내야 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내가 여기서 제시한 마음에 대한 이론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지식의 가능성을 부정한다. 지난 3 세기 동안 과학이 이룬 성공적인 역사를 생각해 본다면, 이것은 우리를 실망시키는 것이 아니다. 과학의 향후 진로가 적어도 현재 도달한 것에 의해 결정된다면, 우리는 다음 세대에 놀랄 만한 종합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 대한 이론' 은 분명 마음에 대한 이론과 관찰자에 대한 더 완전한 이론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물리학과 신경과학은 대칭 원리와 기억 원리 사이의 관계를 더 완전히 파악하는 데 하나가 될 것이다. 물리학과 신경과학은 팽팽한 조화 속에서 존재할 것이다. 세계뿐만 아니라 인간 관찰자와 세계 속에서의 인간의 위치까지 이해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조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