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양의 원리와 남녀
중국 문왕이 썼다는 주역의 원리는, 태극에서 시작한다. 태극에서 가벼운 것이 위로 오르니 양, 무거운 것이 아래로 내려오니 음이다. 이것이 음양의 원리로, 태극이 두 극으로 나뉜 것, 즉 태극기의 중앙 문양이다.
여기에서 양이 나란히 둘이 있으니 태양, 음이 나란히 둘이 있으면 태음, 양 위에 음이 오르니 소양, 음 위에 양이 있으니 소음이다. 그 다음엔 음과 양이 각각 하나씩 더해지면서 셋 씩 병행하니 팔 괘다.
이러한 원리에 의해 천지의 위치와 양과 음 사이에 일어나는 현상들을 설명한다.
여기서 양이 둘이라면 둘다 가벼우니 태양 또는 천이라 한다면, 무거워서 아래로 내려온 음 둘은 지라하겠고, 아래로 음에 속하고 위로 양에 동시에 속하면 중성으로 달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음양의 원리와 유사한 그리스신화가 있으니, 아리스토파네스가 말한 인간의 원형이다. 그에 따르면 최초의 인간은 지금의 인간과는 완전히 배수에 해당했다고 한다. 몸통은 하나에 얼굴은 앞뒤로 각기 있었고, 팔은 네 개, 다리도 네 개였다. 이동할 때는 8개의 팔다리로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회오리바람 모양으로 움직였다. 마치 공이 굴러가는 것 같았다. 힘도 지금의 인간보다 여덟 배는 센데다 고집이 세고, 신들의 말을 잘 듣지 않고 반항하기 일쑤였으나 신들이 다루기 어려웠다.
때문에 제우스는 화가 나서 인간의 능력을 확 줄이려고 인간을 반으로 쪼개었다. 그러자 피가 줄줄 흘렀다.아폴론은 피를 멎게 하기 위해 살가죽을 죽죽 잡아당겨 가운데에 붙잡아 매었으니 배꼽이 되었다. 제우스는 인간의 목 윗부분만 뒤로 돌려 놓아서 상처를 내려다보며 신에게 반항하여 받는 벌을 피하도록 했으니, 지금의 등이 전에는 앞이었고, 지금의 배는 쪼개진 부분으로 원래는 앞이었다. 이때부터 인간은 두 발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의 인간은 세 가지 유형이었다는 것이다. 남자와 남자가 한 몸인 인간, 여자와 여자가 한 몸인 인간, 여자와 남자가 한 몸인 인간이다.
제우스는 이들을 뒤섞어서 지상에 씨앗 뿌리듯 뿌렸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인간들은 자신의 반쪽을 찾으러 다니느라 신을 괴롭힐 여유가 없고, 자신의 짝이다 싶으면 맞는지 확인하려고 안아 본다는 것이다.
1. 이 세 가지 인간형은 주역과 일맥상통한다. 남자와 남자 한 몸은 태양, 여자와 여자 한 몸은 태음, 남자와 여자 한 몸은 달에 해당한다.
물론 이는 남성중심사회에서의 산물로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으로 인식한 결과물이다.
2. 이 세 가지 인간형이 있었다는 것, 반쪽 찾기의 원리를 보면, 이성간의 사랑, 동성애의 심리는 본능임을 알 수 있다.
3. 신화나 고전 또는 경전은 남성중심사회에서 파생한 것이므로 남성에겐 긍정적인 것을, 여성에겐 부정적인 것을 부여한다. 하지만 이는 천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누가 주도권을 잡느냐에 따라 세상을 읽고 해석하는 것은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