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 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 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고등학교 3학년 때인 방년18세에 쓴 시로 교지에 실렸던 작품.한국 서정시의 대표시인으로 꼽히는 황동규 시인의 '시의 씨앗 '이라 할수있다)
<작가 소개>
황동규:1938년 평안북도 숙천군 출생.영문학자.시인.교수. 대표작 (즐거운 편지)(풍장)(삼남에 내리는 눈).시인이자 소설가인 황순원(카인의 후예.나무들 비탈에서다.소나기)의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