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를 위한 동반자….
‘트리나 폴러스’가 그림 동화 형식으로 쓴 “꽃들에게 희망을”이라는 우화소설에 소감이 있어서 함께 나눕니다.
“넓은 들판에 수없이 많은 애벌레 기둥이 있는데, 애벌레들은 서로를 짓밟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정상 꼭대기 올라가 보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생각에 올라가지만, 그 경쟁에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어울려 사는 것보다 경쟁하는 것에 목숨을 거는 것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 해답을 오늘 말씀을 통해 찾아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제자들 사이에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하는 문제로 논쟁이 일어났을 때, 예수님께서 어린이 하나를 곁에 세우신 다음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요한이 앞장서서 예수님께‘저희와 함께 스승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므로 스승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것을 막아 보려고 하였습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지금 요한의 마음에는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 누가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인가? 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자기들과 함께 예수님을 따르지 않는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낸다는 것은, 어쩌면 자기들이 바라는 높은 자리에 경쟁자가 한 사람 더 늘어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르셨습니다.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너희를 지지한다.’라는 말은, ‘지금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낸 그 사람도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데 부르심을 받은 제자들의 사명에 함께 일한 것이다.’라고 하신 것입니다.
즉, ‘너희나 어떤 사람이나 모두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서 일하는 동반자이지, 경쟁 상대가 아니다.’라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낸 그 사람을 자기들의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경쟁하는 마음’에서 생긴 업신여기려는 차별을 없애시려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사람들로부터 멸시당했던 사람들을 가까이 하시고, 하느님의 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경쟁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협력하여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가야 합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다(루카 복음 8장 21절).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이해인 수녀님이 쓰신 ‘사랑 병’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기쁨의 고열에 시달리며 가끔은 헛소리조차 하는 대단한 몸살, 치통처럼 속으로 간직해야 할 아픔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화상처럼 깊은 흉터를 남기는 오랜 후유증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대단한 용기.”
‘사랑 병’이란 글을 묵상하면서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도 미쳐야 하는가? 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매일 동틀 녘에 일어나 미친 듯이 사랑하는 성모님과 한국 순교자들과 함께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왜냐하면 매일 하느님을 만나서 사랑하고 싶어서 생긴 상사병 때문입니다. 그래서 십자가의 성 요한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 사랑의 첫 단계는 상사병입니다.”
물론 저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에만 미친것이 아니라 고운님들을 사랑하는데도 미쳤는가 봅니다.
“매일 기도하고 나서 미친 듯이 영적 일기를 쓰고, 말씀을 묵상하면서 루카 복음 공부를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가끔 저 스스로 ‘내가 미쳤나? 네가 뭐가 잘났다고 스스로 고생고생하는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손도 아프고, 눈도 아프고, 더 즐기고 자고 싶기도 한데 말입니다.
사제인 저는 아무리 봐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고운님들을 사랑하는데 ‘미쳤는가?’ 봅니다. 왜냐하면, 고운님들은 저 두레박 사제와 함께 하느님의 나라를 만들어갈 동반자이기 때문입니다.
고운님들, 하느님을 사랑하는 상사병을 지닌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한 마음 안에서도, 짓밟힌 마음 안에서도, 가난한 마음 안에서도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행복을 찾는 동반자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는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행복을 찾는 동반자로 살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예수님을 모신 성전이니, 고운님들은 하느님의 나라를 위한 동반자의 마음을 지니고 하느님의 선하신 뜻을 이루어가는 기쁨과 행복으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다 "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