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蘇州) 사람 유석현(劉錫玄)은, 자는 옥수(玉受)요, 호는 심성(心城)이다. 경술년(庚戌)에 과거에 급제하여 진사가 되었다. 처음에는 노릉(盧陵)에서 교수로 재직하다가, 운남(滇) 지방의 초빙을 받아 귀주(黔中) 지역을 지나, 배가 정박해 있던 우정(郵亭)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 유석현은 꿈을 꾸었다. 꿈에 얼굴이 길고 준수한 한 인물이 나타나 스스로 말하였다.
“나는 본래 성이 주(朱)였고, 북송 초기에 장군 조한(曹翰)이 되었소. 당나라 시절, 장사꾼으로 길을 가다 한 절에 들르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한 법사가 법좌에 올라 불문(佛門)의 『사십이장경(四十二章經)』을 설하는 모습을 보고, 발심하여 공양 한 상을 마련하고, 법문을 한 차례 들었소. 이 선업의 인연으로, 여러 생에 걸쳐 작은 관직에 머물다가 송나라 초에 이르러서는 조한이라 불리는 편장군(偏將軍)이 되었소. 그러나 강주(江州)를 정벌할 때, 성을 오랫동안 함락시키지 못하자 분노하여 그 성을 도륙하였소. 이로 인하여 그때부터 세세생생 돼지로 태어나 사람들에게 도살당하는 업을 받게 되었소. 지금 공께서 머무는 이곳이 내가 마지막으로 죽임을 당한 자리이니, 잠시 후 가장 먼저 도살될 돼지가 바로 나요. 인연이 깊어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간절히 바라건대, 부디 자비를 베풀어 나를 구제해 주시오.”
유석현(劉錫玄)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하인을 시켜 배 머리 쪽을 살펴보게 하였다. 과연 그곳에는 도살장이 있었다. 잠시 후, 도살장 문이 열리고 돼지 한 마리가 끌려 나왔는데, 그 울부짖음이 땅을 울릴 정도였다. 유석현은 그 돼지를 사서 데려와 소주 창문(閶門) 서쪽 정원에 방생하였다. “조한!”하고 부르자, 즉시 반응하였다. 이 인연은 유석현이 책으로 널리 알렸으며, 『검지우존집(黔枝偶存集)』에도 함께 기록하였다.
파옹(罷翁)이 말하였다.
“돼지는 본래 어리석은 업을 지녔거늘, 어찌 꿈속에 나타날 수 있었겠는가? 그가 꿈에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예전에 『사십이장경』을 듣고 공양을 올린 여분의 복덕 덕분이었을 것이다. 나는 신미년(辛未年)에 유공과 함께 강단에서 법문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유공이 이 일을 구술하였고, 나 또한 서원에서 그 돼지를 직접 볼 수 있었다. 그 돼지는 몸이 깨끗하고, ‘조한!’하고 부르면 사람처럼 즉시 반응하였다. 조한과 조빈은 사촌 형제였다. 조빈은 군대를 이끌면서 단 한 사람도 함부로 죽이지 않아, 그 공훈과 명예가 당시 세상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조한은 마음대로 성을 도륙하여 사람을 죽였고, 그 죄업으로 인해 가축으로 떨어져, 여러 생에 걸쳐 고통 속에서 빚을 갚게 되었다. 사람의 천성은 자비로운 이도 있고, 잔혹한 이도 있어, 그 결과 고통과 즐거움의 과보도 하늘과 땅처럼 크게 갈린다. 아, 누가 세상에 인과응보가 없다고 하겠는가!”
또한, 왕단록居士가 쓴 『수생집(遂生集)』에 따르면, 유석현(劉錫玄)은 꿈속에서 조한(曹翰)에게 이렇게 물었다. “평소 당신들이 도살당하는 참혹한 모습을 볼 때마다, 어떻게 하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조한은 답하였다. “도살당하고 찢겨질 때, 정말 견딜 수 없을 만큼 극심한 고통을 겪습니다. 그 순간, 오직 염불 소리를 들을 때만 고통이 조금이나마 풀립니다. 그러니 바라건대, 앞으로 살생이나 도살, 혹은 끓는 솥에 삶는 광경을 보게 되거든 간절한 마음으로 ‘아미타불’을 부르거나 혹은 『준제주(準提咒)』를 염송해주십시오. 이렇게 하면 고통받는 중생들의 고통이 덜어질 뿐만 아니라, 염송하는 이 자신 또한 큰 공덕을 쌓게 될 것입니다.” 조한은 이 말을 마치고 슬피 울면서 유석현에게 큰 절을 올리고 사라졌다.
출처:계현법사(戒顯法師), 『현과수록(現果隨錄)』 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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