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포터 감독의 오펜스 철학은.. 내쉬의 픽앤롤만 바라보며 수동적으로 움직이지 말 것이라는 겁니다. 필요할 땐 포스트업도 쓰고, 아이솔레이션도 쓰고, 모션 오펜스도 쓰는 이런 종합선물세트가 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이건 정확히 테리 포터 감독이 어시스탄트 코치로 있었던 디트의 농구와 흡사합니다. 디트로이트는 확실한 득점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선수들이 다양한 전술로 득점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이죠.
내쉬의 패스에 받아먹기에만 익숙해져 있는 선즈 선수들에게 코치의 이런 주문은 처음엔 벅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래 선즈의 공격 방식이 워낙 쉽게 오픈 찬스를 만드는 스타일이라 어떻게 보면 참 쉽게 먹고 살았죠. 댄토니 시절의 선즈는 아이솔레이션, 포스트업, 이런 일대일 기술은 저급 공격 전술로 생각했습니다. 그냥 오픈 찬스가 나는데 왜 힘들게 저런걸 하느냔 말이죠. 남들이 힘들게 익히는 포스트업이나 아이솔레이션, 수비 달고 슛 성공시키는 이런 개인기를 우습게 생각하는 선즈의 공격 전술은 확실히 대단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선즈의 그런 눈부신 공격 전술을 더 이어가기엔 불안 요소가 너무 커졌습니다.
첫번째 불안요소는 내쉬가 34살이라는 것이죠. 내쉬가 처음 선즈에 와서 센세이셔널한 공격 농구를 처음 선보였을 때가 29살이었습니다. 처음 3년간 내쉬의 모습은 정말 하늘이 내린 사람 같았죠. 하지만 33살이 된 작년부터 내쉬는 체력적인 한계를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두번째 불안요소.. 플옵에선 선즈가 원하는 빠른 템포로 게임이 진행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샌안은 그렇다 치고, 다른 팀들.. 레귤러 시즌 성적에선 한참 뒤졌던 레이커스나 클리퍼스를 만나도 상당히 고전했습니다. 선즈가 원하는 템포로 게임이 진행되어 오픈 찬스가 뻥뻥 나는 상황이 아닌, 빠르지 않은 하프코트 상황에선 선즈의 장점을 100%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내쉬가 팔팔했을 때도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플옵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니까요. 물론 내쉬 코피 사건, 아마레 퇴장 사건, 조존슨 안면 부상 사건, 아마레 무릎수술 사건 등등 별별 악재가 있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런 악재가 없었어도 레귤러 시즌 때의 그런 우버한 모습은 플옵에선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두가지 불안요소를 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구 평론가들은 선즈의 변신 시도에 X표 낙인을 달아주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강건너 불구경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매리언을 트레이드할 수 밖에 없었던 선즈의 속사정이라던지, 이런 것엔 관심없거든요. 평론가들도 냉정히 생각하면 선즈가 런앤건으로 다시 한번 NBA 챔프에 도전하기엔 남아있는 연료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선즈의 변신엔 X표를 던지는거죠. 선즈같은 색깔있는 농구팀이 없어지는 걸 용서못한다는 이유로. 사실 그들은 선즈의 공격농구가 전성기였을 때도 선즈를 1순위 우승후보로 보지 않았던 사람들입니다. 우승할 재목은 아니지만 보기엔 재미있으니 계속 그대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그런 전형적인 제 3자의 입장인거죠. (갑자기 울컥해서 말이 샜는데.... 여기 평론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100%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그냥 듣고 흘려보내주세요... -_-;)
지금 선즈는 새로운 농구.. 사실 선즈에겐 새로운 농구겠지만 일반 NBA 팀에겐 일반화된 그런 농구에 적응해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하지만 선즈의 타고난 공격 본능에, 레귤러 시즌을 거치면서 하프코트 농구에도 익숙해진다면 선즈의 오펜스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물론 테리포터 감독의 말대로 이번 시즌엔 댄토니 시절처럼 평득 110점을 기록하진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평득 100점 정도를 유지하는 공수 밸런스가 맞는 그런 팀으로 변신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프코트 농구, 선즈가 안해봐서 그러치 남들처럼 레귤러 시즌 내내 하프코트 농구하면 NBA 어느 팀 못지 않게 잘해낼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희 팀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내쉬의 마인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까놓고 말해서 내쉬는 자기 스타일을 접고 팀에 맞춰서 군말없이 네네하고 뛰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간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빨리 이 새로운 방식의 선즈가 정립되느냐가 문제입니다.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군말없이 감독의 주문에 힘을 합쳐 해보자는 분위기가 충만해 있지만.. 이 적응 기간이 생각보다 더 길어진다면 적응 기간이 끝나기 전에 선수들의 마인드가 먼저 풀려버리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테리포터나 커가 말하는 농구 방식이 절대 나쁜 방식이 아니고, 지금 선즈 선수 구성엔 그런 농구가 최적화된 농구라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안해봤던 선수들이고, 특히 내쉬는 이런 분위기의 농구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선수기 때문에 겉으로는 표현을 안하지만 속으로는 어느 정도 불만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내쉬에겐 내쉬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그것을 던져 버리고 이젠 천시 빌럽스처럼 플레이하라니 불만이 없지는 않겠지요. 물론 이 방식으로 승수를 쌓을 수 있게 된다면 내쉬의 그런 불만은 성취감으로 바뀌어서 내쉬의 승부사 근성을 끌어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적응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적응기간이 다 끝나기 전에 내쉬는 토론토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꾸게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제 이것 하나입니다. 수비도 하니까 되는게 보이고, 선즈의 신인급 4인방(반즈, 로페즈, 터커, 드라기치)이 기대이상 해주는 현재 상황에서 말입니다.
첫댓글 개인적으론 별로 좋게 보지 않습니다. 이 팀의 중심은 누가뭐라고해도 내쉬인데 내쉬에게 맞지 않는 팀컬러를 정착시키려는것 자체가 마음에 안듭니다. 샤킬, 아마레, 그랜트힐, 디아우, 라자벨, 발보사 같은 말도 안되는 재능들이 모여있는 팀인만큼 어떤식으로 해도 빡쎈서부에서 플옵정도는 안정적으로 찍어버릴 전력이라고 보지만 이 바뀐 스타일이 팀에 얼마나 잘 맞을지는 모르겠네요. 내쉬의 마인드는 문제가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내쉬가 하프코트 중심의 오펜스에서 천시정도의 능력을 발휘해줄수 있냐는 겁니다.(여기에는 수비도 포함됩니다. 실제로 내쉬의 약간 부족한 수비력은 팀컬러가 일정부분 이상 메꿔줬었으니까요)
그리고 샤킬오닐이 경기당 몇분정도를 얼마나 도미넌트하게 뛰어줄수 있느냐 역시 관건입니다. 샤크가 30~34분정도 뛰어주면서 15-8 이상만 해줄수 있다면 이팀은 정말 매력적일것 같긴합니다. 그리고 내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피닉스 주축멤버들이 수비가 뛰어난 편이 아니라는것도 약간 회의적이네요.
저도 그렇게 보긴 합니다. 선즈가 커가 온 이후로 다른 모습으로 대권에 도전하려하는건 당연히 이해하는 대목이지만 리더에게 맞는 농구를 하지 않는 팀은 우승팀이 되기 어렵지 않나 싶네요.
내쉬가 2년만 젊었어도 모든 것을 내쉬에 맞추기만 하면 다 해결되었겠지만, 지금은 내쉬가 그렇게 게임을 지배하는 마에스트로 역할을 하기엔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니까요.. 사실 모든 NBA 레전드들은 한가지 스타일만 고집하지는 않았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 나이에 맞게 변신했죠. 조단도 그렇고 바클리도 그렇고 올라주원도. 내쉬도 이제 그런 시기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실 선즈가 변했다지만 그래도 중심은 내쉬니까요.
더 나이많은 키드한테 모든걸 맞추는 댈러스도 잇는데.. 96드랩출신인 내쉬에게 체력적인 문제가 대두될만큼의 위기는 아니라고 봅니다. 단지 선스가 런앤건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하프코트로 전향한것 같은데.. 샼과 그랜트힐도 한살 더 먹은 마당에 조금 걱정이 되네요, 숀매리언을 보낸것은 생각이상의 손실이었다고 봅니다
내쉬와 아마레의 적응,활약 여부에 달려있는 듯 하네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과연 선즈의 수비가 공격만큼 효과적인가에 모든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키드의 뉴저지시절과는 다른게 당시 뉴저지도 열심히 뛰고, 키드는 한창때 내쉬 안부러울만큼 아니 오히려 더 대단하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그만큼 뉴저지는 성적으로 보답도 했죠.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2연속 파이널에도 갔으니까요. 만약 올해도 피닉스가 고배를 마시게된다면 샤크와 힐의 나이로 인해 다시한번 팀의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샤크는 오닐이지만 그래도 사람인지라 걱정도 되고...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내쉬가 댈러스 시절에 비해 크게 실력적인 향상을 이뤘다기보다는 팀컬러가 그에게 워낙 잘맞아서
눈부신활약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당시 댈러스는 공격은 훌륭한데 우승하기에는 갸우뚱할법한 그런팀이었는데, 자칫 그렇게 인식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오히려 이전의 런앤건은 계속 실패하지만 계속 대권을 차지할만하다고 봤기때문입니다.
템포를 늦추기에는 또 수비가 약하지요... 샼이 강하다면 해볼만 하겠지만..
음....전 아직 잘 모르겠네요. 여태 피닉스의 수비가 "안"해서 나빴던건지 "못"해서 나빴던건지....아마 이번 시즌에 판가름 날꺼라 생각됩니다. 조금만 지켜보고 천천히 평가를 내리는 것도 좋을듯하네요. 섣불리 판단하기엔 내쉬나 샼, 아마레의 실력이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기대하고 잇습니다. 수비에서 어떤모습을 보여줄지.
샥과 그랜트힐 계약이 올해 끝나니까 올해 어느정도 성과가 없으면 전술이든 선수진이든 다시 변화를 주겠죠..
샥의 계약은 안타깝게도(?) 2010년까지 입니다.
런앤건의 부정적인 인식을 유일하게 바꿔준 팀이 피닉스였습니다. 특히 06-07은 정말 피닉스가 대권에 도전할만한 충분한 전력인데,, 샌왕에게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함이(물론 불미스러운 일이있었지만) 아쉽네요,
걱정이네요 ㅜㅜㅜㅜㅜ 시범경기봐도 수비가 향상됫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데 하프코트오펜스도 아직 정리되지않은 느낌이고 팬이지만 진짜 너무 걱정되네요 잘도기만을 기도해야죠 ㅜㅜ
선즈 농구가 그래도 진짜 재미있었는데.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