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정보타운 들어서니… 과천, 38계단 점프 10위에
[2022 지역발전지수 평가]수도권 김포-시흥-평택도 첫 10위권
올해 지역발전지수 평가에서는 경기 과천, 김포, 시흥 등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 도시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이 중에서도 과천은 2020년 조사 대비 무려 38계단 순위가 올라 상위 10위권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과천시의 선전은 과천 남부에 조성 중인 과천지식정보타운과 북부에 위치한 주암지구 및 과천지구 등 3기 신도시 개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과천시는 주민활력지수 8위, 삶의 여유공간지수 6위, 지역경제력지수 19위 등 평가 항목 대부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주민활력지수의 경우 인구수 증감이 평가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지역경제력지수에선 지역 내 사업체 수나 일자리 수 증감이 중요하다. 실제 과천지식정보타운은 2015년 토지 보상이 완료되면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1년부터 입주가 시작돼 현재 1700여 가구가 입주를 완료했고 총 8481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또한 지식정보타운 내 지식기반산업용지에는 116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한편 2020년 대비 올해 순위가 크게 상승한 김포시(11위→5위), 시흥시(17위→ 7위), 평택시(22위→9위) 등도 새롭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장재웅 기자
‘치유의 숲’ 화순-‘공공 산후조리’ 양구 약진… ‘삶의 질’이 경쟁력
[2022 지역발전지수 평가]
전국 159개 시-군 발전지수 평가… 동아일보 미래전략硏-농촌경제硏 공동
화순, 생애주기별 산림치유 인기… ‘마을주치의’ 운영… 생활서비스 6위
양구, ‘공공 산후조리’ 거주민 무료, 합계출산율 1.52명… 전국 평균 2배
올해 26만명 화순 ‘치유의 숲’ 찾아 힐링 전남 화순군 ‘만연산 치유의 숲’에서 어린이들이 산림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해 산림 환경에 대해 배우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직장인, 노년층에서도 인기다.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의 ‘만연산 치유의 숲’은 주말마다 도심 속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심신을 힐링하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덕분에 올해만 약 26만 명의 탐방객이 이곳을 찾았다. 노약자 등 보행 약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3.1km의 오감연결길과 울창한 삼나무 숲을 따라 만연산 정상으로 오르는 3.3km의 치유숲길을 따라 걸으면 심신이 쾌적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화순군이 청소년, 직장인,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관리 콘텐츠를 제공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도 인기다. 올해는 2020년 대비 5배 늘어난 1475명의 탐방객이 참여했다.
19일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이 전국 159개 시군(서울과 6개 광역시 소속 구 제외)을 대상으로 지역발전지수를 평가한 결과 경제력이 크고 인구 밀도가 높은 경기 화성시(1위), 성남시(2위), 하남시(3위) 등 수도권 도시들이 예년과 유사하게 상위권을 차지했다. 동시에 화순군의 ‘만연산 치유의 숲’처럼 삶의 질을 높이는 ‘힐링’과 ‘웰빙’ 콘텐츠를 갖춘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팬데믹 이후 여유로운 전원생활과 가족 및 여가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주목받으면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쉼터로서 농촌 지역의 경쟁력이 커지는 모양새다.
농경연이 2년 주기로 발표하는 지역발전지수(RDI)는 지역을 삶터, 일터, 쉼터, 공동체의 ‘터’로 개념화하고 각 개념을 △생활서비스 △지역경제력 △삶의 여유공간 △주민활력 등 4개 부문으로 점수화해 총합을 계산한 지수다.
○ 문화·체육 인프라 확충 나서
평가 결과 화순군은 지역발전지수 전체 순위 42위를 기록했는데, 그중에서도 삶의 여유공간 부문의 순위가 11위로 2020년 32위 대비 21계단 상승했다. 또한 생활서비스 부문도 6위로 군 단위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올해 8월부터 보건소와 보건지소, 보건진료소 의료 인력으로 구성된 진료팀이 13개 읍면 마을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는 ‘마을 주치의 제도’가 흥행한 덕분이다.
그 밖에도 군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 체육시설 등 인프라를 확충해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두드러졌다. 충북 괴산군은 삶의 여유공간 부문에서 19위를 기록했다. 2020년 대비 무려 101계단이나 상승한 순위로, 올해 최초로 상위 50위권에 진입했다. 괴산군은 최근 약 50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7개 체육시설의 건립을 추진하면서 생활체육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보육 여건 개선, 출산율도 ‘업’
산모가 행복한 양구… 주민활력 8계단 상승 강원 양구군이 2020년 7월 개원한 공공산후조리원은 산모와 아이를 위한 최신 시설과 저렴한 이용료로 양구 주민뿐만 아니라 인근 시군 산모들에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성심의료재단 양구산후조리원 제공
보육과 의료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청년 유입을 늘리고 지역 출생률을 높이는 선순환을 끌어낸 지자체들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전남 영암군은 보육시설 확충에 힘입어 생활서비스 부문에서 20계단 이상 순위가 상승했으며 지역경제력 부문에서 46위를 기록했다. 영암군은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을 16%로 전년 대비 5.2%포인트 끌어올렸다.
강원 양구군은 의료법인 성심의료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을 열어 양구 주민뿐 아니라 인근 시군 산모들에게까지 호응을 얻고 있다. 성심의료재단 산부인과 및 소아과와 협업해 산모와 신생아를 위한 전문적인 돌봄 서비스를 자랑한다. 양구군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한 산모는 이용료가 전액 무료다. 우수한 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 덕분에 양구군의 2021년 합계 출산율은 1.52명을 기록해 전국 평균 0.81명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양구군은 경제발전지수 중 주민활력 부문에서 2020년보다 8계단 상승한 37위를 기록했다.
송미령 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촌 지자체들의 보육 의료여건 개선 노력이 지역의 출생률도 높이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최호진 기자
청양 ‘한달 창업’ 판 깔자… 참가 청년들 눌러앉았다
[2022 지역발전지수 평가]지역농산물 활용한 창업 나서
지난해 충남 청양군이 운영한 ‘한달 창업 인(in) 청양군’에 참가한 소철원 씨(29)는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동료 4명과 청양에 남아 청년협동조합 ‘어쩌다로컬’을 창업했다. 서울에서 8년간 태권도 사범으로 일했던 그는 “도시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던 중 다른 일에도 도전을 해보고 싶어 청양군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 상생 로컬 기업’을 표방하는 어쩌다로컬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제공하는 ‘청양다방’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라면전문점 ‘어쩔라멘’ 운영과 함께 청양 농산물 상품 개발 및 리브랜딩, 지역문화 기획 등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진행하고 있다.
올해 지역발전지수(RDI) 평가에서는 특히 농촌 시군 지역의 지역경제력 부문에서 지수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2년 수행한 지역발전지수 부문별 순위와 2022년 지수 순위를 비교한 결과 강원 고성군, 충남 청양군, 전북 고창군, 전남 강진군 등에서 사업체 수가 늘거나 인구 대비 경제활동 종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2012년 101위에서 2022년 62위로 39계단이나 상승한 청양군은 2021년을 ‘청년의 해’로 선포하고 지역 청년들의 지속 가능한 자립 기반 확보와 외부 인재 유입 촉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온 것이 지역 경제력 상승을 이끌었다. 국비 5억 원을 활용해 기획된 ‘한달 창업 인(in) 청양군’은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한 달 동안 청양군에 거주하며 창업 아이템을 개발하고 청년 창업거리 ‘청맛동(청양의 맛있는 동네)’에서 점포를 운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 첫해 총 40명 선발에 198명의 지원자가 몰렸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나아가 청양군은 후속 사업인 ‘청맛동 눌러앉기’를 통해 정착을 결심한 청년들을 지원하고 있다. 청양군에 따르면 2021년 ‘한달 창업 인(in) 청양군’ 참가자 40명 중 13명은 청양군으로 전입신고를 마치고 이 지역에 정착했다.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한 이재영 청년협동조합 청년마을 대표(28)는 “회사 생활에 지친 청년들이 휴식을 위해 찾았다가 실제 이 지역에 애착이 생겨 정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