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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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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19. 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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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雨水)
며칠 전에 마치 한겨울처럼 함박눈이 내렸다. 입춘이 지난지도 한 참 이나 된듯한데 마치 시간을 되돌려놓은 것 같다. 도로에는 눈이 얼어 곳곳에서 자동차 사고사 일어나고 인명이 손상되는 보도를 보았다. 또 대통령께서는 국회에 나아가 개성공단폐쇄와 북한의 유엔결의를 안중에도 없다는 듯 지난 1월에는 핵실험에 이어서 2월에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나와 소상히 설명함으로써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국론통합을 호소하였다. 이 또한 시간을 되돌려놓은 것이다.
시절은 분명 봄이 오고 있는데 아직은 겨울이라는 엄동이 자신의 자리를 못 물러 주게겠다고 앙탈을 부리는 것 같다. 베란다에 화초들 중에는 영산홍(映山紅)은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지도 며칠 되었으며 군자란도 속잎 속을 헤치면서 머리를 네 밀고 있다. 제라늄은 사철을 즐기면서 붉은 꽃 분홍 꽃을 피워 보는 이를 즐겁게 하는 화신이다.
우수(雨水)의 절기는 봄의 입문으로 알려진 입춘과 엄동에 동면하던 개구리가 놀라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사이에 있는 24절기 중에 하나이다. 입춘 입기일(入氣日) 15일 후인 양력 2월 19일 또는 20일이 되며 태양의 황경이 330도의 위치에 올 때를 말한다. 또한 보이지는 않지만 지기(地氣)는 깊은 땅속에서부터 한 치 두 치씩 올라오고 있을 것이다. 산 빛이나 들 빛도 조금씩 색깔을 달리하는 것 같다. 태양빛은 확연히 온기를 품고 다가옴을 느끼게 한다. 칼바람도 조금씩 무디어져 옷깃을 느슨하게 한다.
24절기를 상순에 드는 절기(節氣)와 하순에 드는 중기(中氣)로 나뉘는데 흔히 이를 합쳐 절기라고 한다. 입춘이 절기인 반면 우수는 중기가 된다. 음력으로는 대개 정월에 들며 우수라는 말은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말이니 이제 추운 겨울이 자나가고 이른바 봄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사실상 태음태양력(음력)에서 정월은 계절상으로 봄에 해당된다. “우수 뒤에 얼음같이”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슬슬 녹아 없어짐을 이르는 뜻으로 우수의 성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이맘 때 즘이면 꽃샘추위가 찾아와 어린이와 노인장께서 감기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 마치 겨울과 봄이 혼재한 날씨처럼 왔다 갔다 한다. 남쪽에서는 벌써 꽃소식이 봄바람을 등에 업고 북상하다가 꽃샘추위라는 복병을 만나 잠시 쉬어 오기도하는 날씨다. “우수경칩에는 대동강이 풀린다.”는 속담이 있듯이 우수와 경칩을 지나면 아무리 춥던 날씨도 누그러져 봄기운이 돌고 초목이 싹튼다고 한다.
옛날 이웃나라 중국에서는 우수 입기일(入氣日) 후 15일간을 3분하여 특징을 말하였는데 첫 5일간은 수달(水獺)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다음 5일간은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마지막 5일간은 초목에 싹이 튼다고 하였다. 우수 무렵이 되면 그동안 꽁꽁 얼었던 강이 풀리므로 수달은 때를 놓칠세라 물위로 올라오는 물고기를 잡아 먹이를 마련한다. 원래 추운지방의 새인 기러기는 봄기운을 피하여 다시 추운 북쪽으로 날아간다. 그렇게 되면 어느새 봄은 완연하게 다가온다.
농사일을 준비하기 전에 장을 담가야하는 계절이 바로 지금이라 한다. 장 담그는 일은 농촌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웃과 장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이야기 하는데 “쌀 있고, 장 있으면, 들에서 푸성귀 뜯어 먹고 살 수 있지 않겠나?”라는 말을 주고받는다고 한다. 이렇게 장이 소중하다. 도시나 농촌 할 것 없이 장이 없으면 식생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 아닌가 한다.
장은 음력 정월 장을 최고로 친다. 음력 정월에 장을 담그면 40일 뒤인 4월 청명과 곡우사이에 장물과 된장을 가를 수 있다. 그때부터 된장이 발효하기 좋은 날씨가 되어 된장이 맛있게 잘 익는다. 파리도 적고, 햇살은 봄 햇살이라 좋고, 거기에 견주면 고추장은 언제라도 담을 수 있다. 다음은 씨앗을 고르는 일이다. 지난해에 받아 놓은 씨앗들을 모두 꺼내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없는 것은 미리 챙긴다. 씨앗은 매우 중요한 영농 준비다. 씨앗이 좋아야 잘 자라고 좋은 결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 절기에 밥상에는 정월 대보름이 든 달이니 오곡밥을 지어 먹는다. 또한 제철에 나는 겨울 도라지를 케어서 무쳐먹고, 신 김치 넉넉하니 김치 요리 가지가지, 김치 만두며, 볶음밥, 김치전 등등 입맛에 따른다. 대보름 묵나물 잔치, 부럼 까먹고, 귀밝이술 한 잔, 과일 대신에 날 고구마 깎아 먹으니 봄기운이 절로 난다.
우수 절기는 새로운 생명이 태동하는 절기다. 세상만사가 원인 없는 결과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삼라만상이 그러하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기 까지는 원인과 과정을 거쳐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운행의 원리라고 한다. 생명은 우수라는 절기에 이르러서 얼었던 얼음이 녹아지는 환경을 만들어주니 태동 하는 것이 창조주의 뜻일 것이다. 우수라는 절기를 맞이하여 우주의 운행 원리를 조금 엿보는 기회를 가져 보았다.
2016년 02월 19일(금요일)
夢室에서 김광수
※한국세시풍속사전 인용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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