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농원을 여러번 지나 다녔지만 그곳이 어딘지 정확하게 모르고 명제의 안내를 받아서 갔다.
사람은 역시 관심 없는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았다.
31회 동기들이 많이 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오지는 못해도 마음은 이쪽을 향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김해 장유에서 개최하는 만큼 마음의 부담이 많았으나 부산 친구들이 많이 참석해 줘서 부담을 들었다.
수곡의 친구들은 딸기 수확이 한창이라 일손이 부족하고 누워있는 송장도 아마 일어나서 일을 해야하는
모내기철과 같았으리라.
가야농원 뒤로 감나무들의 나목과 남천의 열매, 피라칸샤스의 붉은 열매들이 어우러져 환상의 이국적인 이미지를
풍겨줘서 동창회가 더 멋지게 마무리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회의를 하면서 느낀 것은 제일 민감한 부분이 상조였다. 피부에 와 닿는 부분인 만큼 목소리도 크고 의견도 다양했다.
농원의 마당에서 벌어지는 진주 대 부산의 족구 게임이 제일 재미있었다.
공은 자유롭게 튀고 의욕은 넘치나 몸이 따라주지 않고(특히 발) 잘 하지는 못해도 옆에 서 있는 것만 해도 즐거웠다.
얼마나 많이 웃었던지 그날의 피가 청춘으로 회귀했다 한 오년 쯤(너무 많나?)
다음부터는 공을 가지고 노는 연습을 하고 동창회에 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공의 달인들이 많았다. 철호 춘식 갑중 환호
오리고기도 맛있었고 옻닭은(?) 옻을 타서 먹지 못해서 맛을 품평하지는 못하지만 맛있게 먹는 모습이 부러웠다.
겨울의 입구에 서서 이렇게 만나 아직 남아 있는 청춘이 노는 마당
우리 수곡의 땅에서 태어나 옷깃을 스친 인연으로 만나 이렇게 끈을 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그곳에 태어난 시절의 인연이 우리를 만남의 장소로 불러 들였다고 생각한다.
그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이어가고 싶은 친구들이 아, 이렇게 너는 그곳에 있구나 확인하는 장이라는 생각도 역시 들었다.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으리라.
만남은 창조하는 것이고 창조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서 만남의 색깔이 점점 달라진다.
그 만남의 색칠은 우리 각자의 몫이다.
우리가 물이 되어 흐르다 흐르다가
지류에 서서 잠시 만나고 다시 흐르자.
다만 우리는 물이다.
* 바쁘신데도 참석해 주신 차선규 선생님 김영선 선생님 감사합니다.
첫댓글 김영선 선생님 통화감사합니다
영란이의 글을 읽으니 기분이 참 좋다 다른 친구들도 카페에 와서 글 좀 남기고 가면 참 좋을텐데 그게 그렇게 힘든건지
뭔가 남긴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니다..^^..뭐 버튼 누르는 거 없나...^^식상할 수도 있지만..최소한 이름이라도 남길수 있게..내용은 전혀 입력안해도..기본으로 '화이팅".."강추"..이런거..정말 쉽게..
치열한 고민 없이 되는 것은 없겠지? 그 수고로움을 아끼고 쉽다는 마음은~......^^
이렇게 답글을 숙제 마냥 올려 주신 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