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늦게 (새벽3시) 잤으나 푹자서 그런지 아침 7시반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하다. 이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것 때문일까?
잔차를 분해해 bike bag에 넣고 부품도 넣고 하니, 짐의 수가 줄어들었다. 준만큼 다카인백의 무게는 그만큼 늘어난다. 한 50kg는 족히 넘는것 같다.
f700님이 콜밴을 부른다는게 밴얘기를 깜빡해서 택시가 왔다. 해서 다시 바꿔서 보내날라고 한다. 아 탑승시간이 촉박하다.
기다리던 밴이 오는 시간은 더디가고 비행기 시간이 급한 우리는 맘이 바쁘다. 도착한 밴에 부랴부랴 짐을 싣고 빨리가달라는 말에도 운전사는 알았다면서 속도나 운전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어찌보면 여유같고 또 어찌보면 국민성같고, 이곳의 택시 운전기사들은 거의가 인도인이다. 그도 그럴것이 거리도 먼데 우리나라 돈으로 비행기삯을 얼마 안줘도 이곳에 올수 있어서란다.
이십여분을 달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리는 f700님의 손길에 조급함이 배여있다. 출발 한시간 이십분전,,,, 공항안엔 이제서야 탑승수속을 하는 줄이 있다.
수하물을 붙이고 잔차를 1인당 50불(우리나라돈으로 45,000원)씩 내고, 대형수하물 붙이는 곳에서 안의 내용물에 혹시 다른 물품이 있지 않는지 검사대를 통과시키고…"오케이"라며 덩치큰 남자직원이 다시 탑승권을 돌려준다.
유독 검사대를 통과할 때면 죄진 사람마냥 괜히 불안해 지는건 왜일까?
이제 좀 여유가 생겼나보다. F700님이 배가 고프다고 식사나 하고 가잔다^^ 난 카페모카 한잔을 세금포함 삼천원정도을 주었고 친절한 f700님은 샌드위치를 주문한다. 먹는모습이 텔레비전에서 보던 먹기대회에 봤던 어떤 선수의 먹는 입모양과 비슷해 잠깐 웃음이 났다(결코 비하발언이 아닙니다)^^
캐나다달러로 200불이상이 남아 기념품샵에서 울민재 가을옷이랑 2010년 올림픽기념품, 메이플시럽 등을 구매해서 90불정도를 소비한다. 돈이 남으면 한국에 가서 환전하면 될것을 기여이 다쓰고 가야 직성이 풀리나보다. 그래도 도착해서 정산하니 100불이상이 남았다.^^
날개에서 네다섯칸정도 뒤의 창가좌석, 이제 가나보다. 이륙하기전 자꾸 졸린다…
기내식으로 소고기에, 라면보다 좀더가는 면발을 고추장에 비벼먹고 후식으로 한켠에 있는 케잌도 먹어보니 참 맛있다.
썸머스쿨이 있었는지 비행기안은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엄청많아 마치 중국사람처럼 열씸히 떠들어댄다. 쪼금은 쪽 팔린다. 어린자슥들~~
한국으로 들어가는 것이라서 그런지 대부분 승객들이 우리나라 사람이고 스튜어디스 두명정도도 한국인, 한국말로 안내멘트가 나온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또 점심으로 fish or 파스타 .. 파스타의 면발이 넙적하고 짧아 먹게엔 편했으나 양념냄새는 좀 구리구리했다. 윽 아직도 세시간가량 남았다.
이번 여행에서 여행경비로 몇백을 썼었는데 과연 많은게 남은 걸까?
잔차여행이긴 했으나 그 외적으로도 많은 걸 얻은것같다. mtb도 그렇지만 직업이 인테리어인지라 나름 접목시키면 좋을 법한 소스들도 몇가지 발견했고, 혹여 이곳에서 '벌어먹고 살게 없나'하는 시각으로도 바라봐서 그런지…. 이번 여행은 여러모로 사전답사의 의미가 더깊다.
자연적 조건이나 그 규모에서의 큰스케일을 보게 된 것과 견문을 넓힌것, 사업적인 구상,
다운힐의 메카인 이곳 휘슬러를 방문해서 발을 페달에 얹고 두바퀴를 지면에 닿게한 그리고 공중으로 비상한 그 자체만으로도 이여행의 큰 뜻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이제 갓 초보인 내가 이곳에서 며칠 페달질에 점프에 드랍을 했다고 해서 실력이 말그대로 점프하리라고는 보질 않는다. 그럼 페달을 젓는 만큼 스스로 나아가는 '잔차법칙'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가?
대신 큰 스케일을 본만큼 우리나라에서 좀더 잼나게 좀더 여유롭게 탈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가지 이곳에서 잔차질 하나때문에 그렇게 좋아하고 그렇게 열광하며 그렇게 운집한 사람들과 그 규모를 보며, 우리나라의 프리나 다운힐 동호인들을 다 합쳐도 이곳의 하루이용객의 몇분지 일에도 미치지 않는 현실이 이제 갓 입문한 나의 눈에도 안타깝다.
너는 다른 동호회니까 거기서 놀아'라는 일부 들은 동호회의 말들도 우습고, but 정이 많은 사람들이라 만나면 다들 인사는 할 수 있을것같아 좋다.
그래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혹자는 이곳에서의 점프나 드랍은 우리나라에 돌아가는 순간 '리셋' 되어버린다는 말도 있는데 그말이 진정코 사실이 아니길 바라며 기행을 마친다.
나의 한계와 부끄러움을 느낀 여행, 다음에 또 이곳을 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땐 달라진 모습으로 당당하게 맞서자.^^
열시간남짓 걸린 비행시간, 대형수하물이 하도 안나와 연락해서 직원이 직접 잔차 두대분을 갖다준다. 가져오면서 삐리리 힘들었나보다. 내짐땜시 그래서 기를 쓰고 별도로 검사해야 된다며 별도로 마련된 검사대 쪽으로 친절히(?) 유도한다.
이때 한국에서 갈때 썼던 푸르스름한 종이- 세.관.신.고.서-가 요긴하게 쓰인다.^^
검사대의 아주머니직원이 물건이 뭐냐며, 또 신고하고 가셨냐고 물어본다. 해서 신고서를 드리미니 알겠다며 간단히 검사대에 통과시켜보자며 이번에 진짜 친절하게 웃으며 얘기한다. 해서 말 중간에 넌지시 이거 "풀어서 다시 조립하려면 힘들어요"라고 운을 띄었다.
검사대에 통과시키자 "잔차말고 다른게 많네요?" 라며 묻길래 "예, 보호대랑 헬멧이랑 소모성 부품이랑 많아요"라고 했더니 기냥 넘어간다.
드디어 입국장 문에 열리고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울이쁜각시와 사랑스런 아들 민재. 와이프도 웃고, 울민재는 간만에 아빨 보니 넘 좋은지 더 큰미소로 반긴다.
이래서 웃는다. ^^
이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행기라 뭐 달리 말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중에 여행하시는데 도움이 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