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곱 마귀 대신 일곱 빛깔 무지개
늦은 시간, 한 기차역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시간이 좀 남아 여기저기 어슬렁거리며 역사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역 안에는 피곤한 얼굴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 반, 노숙인 반이었습니다.
한곳에 긴 줄이 늘어서 있기에 뭔가 싶어 가 봤더니,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 계셨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잠시나마 속을 따뜻이 하라고 작은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나누어 주고 있었습니다. 제 딴에는 그 광경이 너무나 흐뭇하고 보기 좋았습니다.
순식간에 준비해 온 컵라면이 바닥나더군요. 그러면서 잠시나마 노숙인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돌았습니다. 제 마음도 훈훈해졌습니다. 저는 한참 동안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또 한참 동안 바라보던 한 분이 자신의 컵라면을 제게 내밀며 말했습니다.
“드실래요?”
괜찮다며 계속 손사래를 쳤지만, 막무가내로 컵라면을 제게 안겨 주고 저 건너편 친구들 있는 곳으로 걸어가시더군요. 그분 눈에 제가 무척이나 불쌍해보였던가 봅니다. 저를 한참 동안 바라보던 그분의 그윽하고 측은한 눈길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자신의 몫, 작은 것이지만 소중했을 텐데, ‘더 불쌍한’ 사람을 위해 양보한 그분의 마음이 오래도록 제 마음에 남습니다.
복음서에는 마리아 막달레나라는 특별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녀는 한때 일곱 마귀가 들려 갈 데까지 간 여인이었습니다. 일곱 마귀의 횡포로 삶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여인, ‘나 같은 인생에 무슨 희망이 있겠어?’하며 자포자기했던 여인, 거의 죽음 직전에까지 다다랐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죽음 직전의 순간에 기적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마치 영화처럼, 소설처럼 뜻밖의 행운이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그녀 앞에 예수님께서 ‘짠’하고 나타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등장으로 어둡기가 무덤 속 같았던 그녀 인생의 창에 한줄기 환한 햇살이 드리웠습니다. 세상에 나같이 기구한 운명을 지닌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하며 매일 대성통곡하며 울부짖던 그녀였는데, 뜻밖의 선물 예수님이란 존재의 출현으로 그녀에게서 일곱 마귀가 모두 빠져나가고 일곱 빛깔 아름다운 무지개가 떠오른 것입니다.
예수님 덕분에 마리아 막달레나의 암울했던 삶은 순식간에 장밋빛으로 바뀌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이제 더 이상 밤마다 무덤가를 헤매며 괴성을 지를 필요도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을 피해 다닐 필요도 없게 되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 그녀의 지난 생애는 참으로 비참했고, 억울했으며, 참혹했지만 끝까지 기다림으로써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되었습니다. 바로 예수님과 만나게 된 것입니다.
사랑 자체이신 예수님, 인간 존재에 대한 연민으로 가득하신 예수님의 다정다감한 눈길, 측은지심으로 가득 찬 눈길이 마리아 막달레나의 시선과 마주치는 순간, 그녀는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그 용광로보다 더 뜨거운 예수님의 사랑이 마리아 막달레나의 오랜 상처와 고통, 슬픔과 절망을 한순간에 녹여 버렸습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으로 마리아 막달레나의 어두운 과거는 여기서 모두 끝이 났습니다. 어떤 유행가 가사처럼 예수님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심장을 되찾아 주셨습니다. 잠차 잦아들던 그녀의 맥박을 다시 뛰게 해 주셨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그녀의 내면, 그녀의 영혼, 그녀의 삶 안에 더 이상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로지 자신을 살리신 예수님을 향한 극진한 사랑, 일편단심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녀는 예수님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바칠 제자 중의 참 제자가 된 것입니다(축복의 달인, 생활성서).
첫댓글 아멘
아~멘!
아멘~!
아멘
아멘
아멘!
감사합니다.건강하십시오.^^
아멘
아멘! 신부님 감사합니다.^^
'더 불쌍한' ...ㅎㅎㅎㅎㅎㅎㅎㅎ
^^^
아멘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