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세계의 명품 스피커

Sonus Faber Guarneri Homage(speaker)
소너스 파베르의 이름을 가장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명품스피커. 오마주시리즈의 시작기로서 현재는 아마티와 스트라디바리까지 대역과 성능이 연장되어 있지만, 여전히 앙증맞은 사이즈의 조형물로서의 가치와 더불어 사운드적인 영역을 지키고 있는 매력기이다. 16세기의 바이올린 제조술을 고증을 통해 실제로 스피커의 공명방식에 도입시킨 기상천외한 설계방식으로 3종류 42개의 나무조각을 아교로만 접합시킨 일종의 공예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제품명에도 밝혔듯이 바이올린의 명장 ‘과르네리’에게 헌정된 본 제품의 첫번째 제조모델은 이탈리아 크레모나에 있는 바이올린 공방에 기라성 같은 바이올린의 명기들과 더불어 전시되어 있다. 자연, 디자인적으로도 뛰어난 가치를 지니는 본 제품은 사운드적으로도 본래 제작의도에 부합되어 생생한 질감표현과 약간의 두터움을 지닌 공명음을 배경으로 하는 고혹적인 음색을 최대의 매력으로 한다. 저역이 쉽게 나오기가 의외로 쉽지 않지만, 하이엔드적인 스피드감을 만들어내려 한다면 고역의 섬세한 뉘앙스를 해치기 쉬운 기종이다. 여러 앰프들이 사용되지만, 싱글 3극관이나 FET출력단을 가진 앰프들이 최상의 조합이었던 것 같다.

ATC SCM100SL mk2(speaker)
ATC의 실질적인 간판급 모델. 가정에서의 사용환경을 감안할 때 공간과 사운드컨셉상 사용한계점에 위치하는 제품이라는 생각이다. 저역쪽의 ‘SL’업그레이드를 거쳐 네트워크와 고역유닛의 교체를 통한 ‘mk2’화까지 진행되어 모델명이 꽤 길어졌다. 패시브형이면서도 여전히 프로페셔널 모니터라는 명칭을 붙이고 있으며, 최근 구동의 편리함을 갖춘 가정용 라인업들이 선보이면서 오히려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던 오리지널버전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높아진 듯한 인상을 준다. 은선으로 교체된 쇼트 보이스코일과 세계최고의 중역유닛으로 알려진 SM75-150을 비롯해서, 특유의 파워댐핑 우퍼는 파괴력을 유지하면서 해상도를 향상시켰고 밝고 화사해진 고역의 느낌은 이전 모델들과 눈에 띄게 달라진 대표적인 부분이다. 스튜디오 모니터로 출발했지만, 업무용이라는 느낌이 적은 기종중의 하나로서 멀티의 이미지를 입혀주어 묘한 매력이 있다. 오리지널버전보다 구동이 쉬워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간판급 파워앰프들의 시금석과도 같은 스피커로서, 제품자체의 만만치 않은 가격과 더불어 충분한 사용공간 등의 사전의례를 통과한 적절한 사용자라면 평생을 함께할 지도 모를 제품이다.

JM Lab Grand Utopia(speaker)
시기적으로나 위상으로나 현재로서는 JM Lab의 가장 최선단에 있는 제품으로서 최근 엘렉트라 상위모델들을 포함한 ‘유토피아’ 라인업 전체가 베릴륨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40KHz까지 재생영역을 확장시켜 놓았다. 가히 공룡을 떠올릴만큼 웅장한 외모와 정교한 마무리 등은 시청이전부터 보는 이를 압도하는 힘이 느껴진다. 1KHz부터 40KHz까지 플랫하게 재생시키는 베릴륨을 필두로 하는 고역, 글라스화이버 적층구조로 대응력을 높인 중역과 저역, 반달형으로 만곡된 타임 얼라인먼트설계 등은 애초부터 미국제를 능가할 생각으로 가공할 물량이 투입된 프랑스의 자존심과도 같은 스피커의 모습이었다. 고강성의 저역이 보여주는 빠르고 정교한 묘사력과 파괴력은 일품이며, 베릴륨 트위터의 여유로운 뻗침은 대단히 호쾌하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다이나믹특성과 더불어, 특이성향없이 컷오프시킨 3개의 크로스오버 지점이 시청자로 하여금 대단히 안정감을 주는 사운드이며 오디오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 현존하는 일급 레퍼런스중의 하나이다.

Dynaudio Confidence C4(speaker)
다인오디오의 밀레니엄판 베스트셀러. 상위에 에비던스 라인업이 있기는 하지만 다소간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고, 현실적으로 국내가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최상급기로서의 역할을 대신해왔다. 보이스코일부터 프론트배플에 이르기까지 순 알루미늄을 투입시켜 물리적 특성을 확장시킨 ‘에소타 2’가 업버전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새로운 컨피던스 라인업을 빛내줬는데, 그 효과가 가장 크게 작용한 제품은 역시 C4라고 할 수 있다. 글라스재질을 덧댄 전면배플과 고강도 적층구조 등 유난스러울 정도로 댐핑에 신경을 쓴 기초설계와 유닛의 명문이라는 인프라에 힘입어 완성도 높으면서도 음악적 감동에 충실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특히 상하간 대역과 지향설계가 다른 가상동축형구조를 기반으로, 크기에 걸맞지 않을 정도로 단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울림과 스테이징, 그리고 진하고 나긋한 고역의 음색 등은 제품의 완성도와 더불어 여지껏 만들어진 다인의 제품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피커로 주저없이 꼽게 만든다.

Audio Physic Avanti Ⅲ(speaker)
오디오피직의 실질적인 플래그쉽 모델. 스테레오파일의 격찬을 받으면서 미국시장에 오디오피직의 이름을 자리잡게 만든 상징적인 모델이다. 역시 많은 인기를 모았던 바로 아랫모델 ‘비르고’에 유닛을 하나 추가시키고 뒤로 경사를 둔 제품이다. 미드레인지를 추가시키면서 중저역대의 양감을 늘렸으며, 전반적인 크로스오버를 다소간 조정시켜 대역을 늘려놓았다. ‘비르고’사운드의 핵이라 할 수 있는 버전 ‘3’ 이래의 고역유닛의 놀라운 공간재현력과 확산의 느낌이 좀 더 큰 스케일에 대응하고 있고, 음장중시형의 ‘비르고’에 포커싱을 강화시켰다는 인상을 준다. 측면방사형 베이스유닛구조로 설치공간과 방식에 상당히 민감한 제품으로서, 특히 스피커 좌우배치와 토우인에 따라서 음의 뉘앙스가 다변화한다. 소위 ‘오디오피직 세팅’이라는 스피커배치방식은 여타의 스피커 사용자들에게도 널리 참고가 되고 있는, 음향기반설계를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스피커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