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전문가의 16년 흥망성쇠 경험담, 못다 이룬 꿈 한국 소형 기계 중소기업체 대신 이루길
- 불법 광산 정리로 거래처 폐업 위험요소 줄어 새로운 금광 연계 산업 호황 기대
□ 인터뷰 개요
ㅇ아크라 무역관은 새로운 시장을 찾는 우리 소형 기계관련 중소기업에 수출 판로를 제안하고자, 가나에서 금광 산업에 15년이상 종사한 한국인 지역전문가를 만나 인터뷰함.
ㅇ금 선별기 업체 ’Equipment Depot Ghana Limited’ 을 설립한 이종근 지역전문가는 16년간의 현장 경험을 통해 금광 채굴, 기계 판매, 기계 대여 등 금광 산업 허가에서 폐광까지 전 과정을 경험함. 이에 2018년 상반기 가나 정부의 소규모 금광 규제완화 발표에 따른 새로운 사업 가능성을 찾고자 만남.
ㅇInteractive mining map에 따르면 가나는 세계 9위의 금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약 19년간 채굴 할 수 있는 수량으로 추정. 가나은행에 따르면 가나의 금 수출량은 세계 11위 규모로, 2016년 384만 온스에서 2017년 461만 온스로 20% 증가했음.
ㅇ 가나는 2013년 가나 투자 촉진 법안(‘The Ghana Investment Promotion Centre Act, 2013(Act865)’)을 통해 외국인이 직접 광산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했음. 가나인이 10% 이상의 소유권을 가진 20만 달러 이상의 자산 규모의 광산에 한해서 현지인과의 Joint venture 형태로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규제함.
- 불법 광산에 의한 환경오염 문제로 2013년 6월 특별단속반을 만들고 1년간 1000명 이상의 중국 불법 광산업자 추방.
ㅇ 2017년 9월 아프리카 전문 여론조사기관 아프로바로미터가 2400명의 가나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소규모 불법 금광 ‘갈람시’에 74%가 어떤 이유에서도 관여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고 정부 단속과 억제에 대해 82%가 우호적으로 평가함.
* 갈람시(galamsey) – 소규모의 불법 금광을 일컫는 가나 속어
<가나인의 ‘갈람시’관여에 대한 찬성/반대 여부와 가나 정부의 ‘갈람시’단속에 대한 평가>
자료원 : AFRO
□ 인터뷰 내용
인터뷰에 응하는 이종근 지역전문가
자료원 : KOTRA 아크라 무역관 촬영
Q1. 가나에서 금광 산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듣고 싶다.
- 한국에서 금은방을 하다가 2003년 12월 한국 금광 회사 켈라칸 직원으로 파견 왔다. 2007년까지 광산업 노동자로 가나에서 종사했고, 그 후 3년간은 케이프오스 지역에 거주하며 사업을 탐색했다. 그 과정에서 가나 광산업에 종사할 때 알게 됐던 현지 업체들의 요청으로 2~3억에 달하는 분리기 장비를 요청이 있을 때마다 중개무역 방식으로 팔았는데, 한대만 팔아도 3000~4000만원의 이익이 생겨 본격적인 사업을 결심했다.
Q2. 2011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업의 추세가 어떠했는지?
- 광산업 관련 업체로 허가를 받고 2011년 ‘Equipment Depot Ghana Limited’를 설립했다. 그후 20~30억 규모의 중형 광산에 금 분리 장비를 팔기 시작했다. 더불어 소형에서 생긴 여유분의 장비를 가지고 광산에 분리 장비 임대를 시작하여 점차 규모가 커졌다. 시작할 때의 매출은 2~3만 달러였지만, 2012년도에는 한국 당진에 공장을 본격 설립하면서 300~400만 달러까지 매출이 상승했다. 2012년 가나의 금 생산량이 절정에 달했고 금값이 온스당 1700달러를 넘어서 2000달러까지 오른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세계 곳곳의 투자자들이 가나 금광으로 몰려들었다. 그후 2014년 소형 및 중형 광산을 타깃으로 분리기 임대 사업을 하는 업체가 한국 업체 3곳, 인도, 중국, 터키, 슬로바키아 등 유사 업체가 대거 생겨났다. 하지만 불법 광산에 대한 규제가 2014년도에 본격화 되면서 거래처를 잃고 다같이 문을 닫게 되었다. 결국 우리 회사도 2017년 12월에 모두 정리했다.
이종근 지역전문가가 판매했던 금광 분리기
자료원 : 이종근 지역전문가 촬영
Q3. 주요 바이어는 누구였는지?
- 가나 광산법에 따라 직접 금 광산 운영을 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이 조인 벤처를 형성했는데, 그곳이 주로 거래처였다. 간접 투자하는 외국인들이 주요 고객이었고, 가나 사람들의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도 좋아 고가의 장비도 수월하게 팔려나갔다. 하지만 PMMC허위 허가증을 제시하고 기계를 임대해가는 소규모 광산도 대거 포함되어 있었지만, 분별이 어렵고 우리와의 금액 지불 약속은 잘 지켰기에 거래를 유지해갔다.
* PMMC(The Precious Minerals Marketing Company) – 금 거래를 관할하는 가나 공공기관
Q4. 시장의 매력도는 어느 정도였는지?
- 가나의 신규 업체를 심사하는 공공기관이 오늘날까지도 8년째 금광 관련 모든 신규 기업체의 허가를 거부하고 있다. 2~3만장 이상의 신청 서류가 쌓여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나는 금광 관련한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곳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2013년에는 신규 설립 기업명에 ‘gold’ 혹은 ‘silver’ 나 ‘mining’이라는 글자만 있어도 설립을 불허했다. 한편으로는, 2012년에 30만명의 중국 불법 금광 산업 관련자들이 가나에 유입되어 문제가 커질 만큼 세계 곳곳에서 몰려들었다. 가나 현지인들도, 2012년 기준 4년제 졸업자의 초봉이 월평균 400세디였으나, 금광에서 종사할 경우 최소 하루에 100세디를 벌어서 금광 마을의 경우 모두가 금광업에 종사해서 주변 상권이 광산업 종사자 위주로 생성되었다. 당시에는 월급150~200세디를 받던 가나의 선생님들조차 광산업으로 업종을 변경할 정도였다. 하지만 불법 금광업자들은 강물에서200m이상 떨어져 금광을 운영해야한다는 규정도 지키지 않고 금이 많은 곳은 무작정 파서, 물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수많은 구덩이로 사고를 일으켰다. 이에 가나 정부는 불법 금광 산업을 퇴출하기 위해 2013년부터 전국에 군대를 투입했다. 결국 시장의 불안을 감지하고 우리회사는 2015년에 서아프리카 골드코스트 해안의 라이베리아 국가에 사업장을 개설하고, 옮겨갈 준비를 마쳤으나 질병 에볼라가 터지면서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되어 더욱 어려워졌다.
Q5. 사업이 성장할 때, 최종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 가나의 금광 업체들에게 ‘Mining One-Stop’을 제공하는 것을 꿈꿨다. 말 그대로 금광 산업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즉, 시작에 필요한 시추 장비부터 지질 탐사기, 분리기, 드릴, 삽자루 등 금광이 문을 닫을 때까지 필요한 모든 기계를 임대해 주는 것이다. 실제로 이를 위해 기계 공급업체를 찾고자 중국에도 여러 번 다녀왔지만 마땅한 기계 공급처를 찾을 수 없어서 실행하지 못했다. 한국은 금광이 발달해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은 더욱 우리의 최종 계획에 관심이 없었다.
Q6. 사업 진출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 구체적 배경은?
- 2013년도에 불법 중국인들을 체포하기 시작할 무렵 이민센터는 3000명을 강제 추방했고, 금광 관련 기업의 신규 허가는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때 불법 광산업자들이 대거 문을 닫게 되면서 우리는 기계를 제대로 회수 할 수 없었고, 가나 정부가 인정한 22개의 large –scale 광산과 2000여개의 small 및 medium-scale 광산에 우리 거래처가 모두 있는 것이 아니기에 불법 금광업자들의 퇴출과 함께 우리도 같이 어려워졌다. 불법 광산업을 퇴출할 뿐만 아니라 소형 광산업에 대한 영업 규제도 심해지면서 우리 뿐만 아니라 경쟁업체들도 함께 어려워졌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될수록 공식 라이센스를 가진 large-scale의 업체들은 자체 기계를 쓰면서 불법업자들의 영역까지 자신의 영역으로 삼아 더욱 기세를 키워갔다. 공식 라이센스를 갖고 있는 대형 금광 사업자들은 자기 영역에 small-scale 기업을 두는 방식으로 관리를 해갔고 오히려 불법 규제로 인해 득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갈람시’들이 무너질수록 거래처를 하나 둘씩 잃어갔다.
Q7. 올해 상반기에 합법 소형 광산에 대한 규제를 풀겠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는데, 이에 따른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
- 현재는 불법 광산이 오히려 차단되었기 때문에, 비록 우리 업체는 정리했지만 한국 중소기업이 대형 굴삭기나 중형 분리기 등이 아니라 소형 천공기 등의 드릴링기계로 진출한다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광산에서 대형 업체들은 시추 작업에 모두 외주를 맡기기 때문에 항상 독일, 미국, 일본제의 시추 기계를 사용하고 중형 광산이나 소형 광산에서는 값싼 중국제를 사용한다. 그러나 한국 드릴링머신을 사용하는 가나 광산 기업체와 이야기 해본 결과, 이미지도 중국보다 우호적이었고 독일이나 미국 혹은 일본의 기계보다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고 했다. 광산에서는 드릴링머신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에 기술력과 제품을 가진 중소업체가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2014년경 드릴 머신 장비를 거래하는 한국 중소기업 직원과 가나에서 이야기 한적이 있는데, 현지에 영업장을 만들고 홍보하기는 싫으니 우리 기계를 다 사가서 알아서 팔라는 식이었다. 합법 소형 광산에 대한 규제는 풀리고 불법 광산은 정부에서 막아주어 거래처의 몰락 위험이 없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다 사가서 팔라는 식의 중개무역 보다는 현지 금광을 방문하여 소형 기계를 보여주고 직접 영업에 승부를 본다면 충분히 팔릴 것이다.
Q8. 금광 산업에 대해 시추작업이나 지질탐사, 혹은 폭발 작업에 필요한 소형 기계 판매를 노리라는 구체적 근거가 있으신지?
- 정부는 지난 1년간 위원회를 꾸려 소형 광산에 운영 로드맵을 제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합법 소형 광산에 대한 규제 완화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기아 및 현대차, 그리고 삼성스마트폰 등 수많은 한국제품이 가나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국제품보다 한국제품이 좋고 한국 제품은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정착되었다. 하지만 가나에서는 소형 기계 사업을 하게 되면, 기계가 고장 날 때, AS를 제때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광산업자들이 사용하는 중국 제품은 고장이 잦고 수리는 불가하다. 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한국 중소업체가 가나 현지에 직접 와서 드릴링이나, 지질탐사 혹은 폭발 과정에 필요한 장비 혹은 하다못해 드릴의 날 만이라도 진출하여 금광 산업 관련 소형 기계 판매와 수리 사업을 펼친다면 충분히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측된다. 심지어 가나의 옆 나라 코트디부아르에서 다리 공사를 하던 한국 업체가 날을 사러 가나에 온 것을 본적이 있는데, 국제 규격이 적용되기 때문에 가나를 시작으로 넓혀 간다면 인근 국가로의 수출도 충분히 가능하다.
Q9. 한국의 소형 기계 업체가 가나 금광 규모를 보고 진출을 꿈꾼다면, 당부하고 싶은 유의점이 있는지?
- 가나에는 PMMC에서 인증을 받았다고 금을 수출하고 싶다고 사기를 치는 기업이 태반이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금 수입이 아니라 소형 기계 수출을 꿈꾼다면 KOTRA 무역관을 통해 홍보와 합법적인 거래처 확보를 도움 받으라고 하고 싶다. 또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나에는 수많은 광산업자들이 대형 금광의 아래에 수없이 존재하고, 나는 직접 금광을 했지만 직접 금광을 하지 않더라도 금광 산업에 필요한 소형 기계로 용기를 낸다면 승산이 있다. 한국 기업체는 가나에 대한 정보가 적어 관심이 부족하고 아프리카까지 굳이 가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어 안타깝지만, 수요처가 많은 만큼 용기를 내면 좋겠다.
자료원 : Global Trade Atlas, AFRO및 KOTRA 아크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