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바둑 人 「그 열아홉 번째」
김정식+ 한연자 80대 부부 바둑강좌 회원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 해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필자가 2010년 4월, ⌜부천 원미복지관」‘어르신
바둑강좌’를 개설하고 얼마 안 있어 70대 후반의
김정식 어르신이 회원으로 들어오셨다.
원미복지관에서 필자와 강의판 대국하는 김정식 회원
젊은 시절 기원(바둑두는 곳)을 16년간이나 운영
했고 기원 5급이라 했다.
기원할 때, 많은 실전이 녹아들어서 짱짱한 실력
을 갖추고 계셨는데 얼마 뒤 이어, 아내 되는 사모
님도 바둑강좌 회원으로 등록하셨다.
아내 되는 한연자 여사님의 기력은 12급 정도.
어르신 바둑강좌를 진행한 지 강산이 한 번 바뀔
정도의 세월이 흘렀지만 부부가 바둑강좌 회원으
로 오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 뒤, ⌜부천여성청소년 수련관」에서 ‘성인 바둑
강좌’ 를 이끌어 갈 때도 부부가 같이 수업을 받으
시고, ⌜제일문화센터」에서 ‘성인 바둑강좌’ 프로
그램을 맡았을 때도 어김없이 등록 하셨다.
그리고 5년 전,
⌜부천중앙 새마을금고」성인 바둑강좌를 열었을
때는, 열일 제쳐 놓고 회원으로 들어와 실력을 늘려
가고 있는 중이다.
부천 중앙 새마을 금고 문화센터에서 강의판 대국하는 한연자 회원(빨간모자)
8년 전부터 여태까지 2개의 바둑강좌에 꾸준히 참여하고 계시니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 김정식 84세 3급
☺ 한연자 80세 9급
아내 한연자 회원과 남편 김정식 회원 부부의 대국
바둑 수업에 참여해 부부가 두런두런 나누는
대화가 어찌나 정겨우신지 지도 강사인 필자도
배우고 깨닫는 게 많다.
80대 부부를 바둑지도 하는 건 운이 좋아야
가능한 것.
하니, 나는 복이 많은 바둑강사인 셈이다.
부천시장배 등 ‘어르신 바둑대회’ 에도 꼭 부부
가 참가해서 바둑삼매경으로 하루를 즐기신다.
남편(뒤 흰옷 모자쓴 분)은 시합 중이고, 아내는 시합바둑 복기(앞 빨간 옷) 중.
이런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건강하게 바둑강좌에 8년씩이나 계속 나오
시게 되는 비결은 아닐는지.
바둑강좌 회원의 조경사에 참석하는 것도 잊지 않으신다.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데도 자리를 빛내주심은 어떻게 80평생을
살아 오셨는가를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김재명 회원님의 아들 북촌 가회동 성당 결혼식장에서 필자와 한컷.
삶의 황혼역에서 아름다운 일일 수밖에 없다.
소중한 너와 내가
욕심 부리지 말고
늙어 갔으면 좋겠어
익숙한 이곳,
부천에서, 그렇게
오랬동안 함께
어느 누구는 인생 삼모작도 한다는 데 이들 부부
를 두고 한 말일 게다.
한국 땅에서 어르신들을 보급하는 일은 어렵다.
허나,
어르신들이 행복해야 나라가 행복합니다.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얼굴에 주름이 패
이고 머리가 백발일망정, 노후 인생 가치를 높이
는데 바둑 취미만한 것도 없다.
부디,
건강하셔야 합니다.
앞으로 10년만 더 ‘바둑강좌’에 나오시려면.
‘나이는 그저 숫자일 뿐.’
누가 이 어르신 부부를 80대라고 하는가.
대체, 누가.
교류전에 참가한 한연자, 김정식 부부의 다정한 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