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록원(원장
이소연)은 금년 1월 고려인마을(대표 신조야)이 소장한 유물 2만여점 중 고려인 유명작가나 문화예술인들이 남긴 소설, 희곡, 가요필사본 등
육필원고 21권과 고려극장 8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사진첩 2권 등 총 23권을 국가 기록물로 등재한 바 있다.
고려인마을기록물은 등재순서에 따라 유진오의 제헌헌법 초고(제1호), 이승만 대통령 기록물(제3호), 조선말 큰사전 편찬
원고(제4호), 도산 안창호 관련 미주 국민회 기록물(제5호), 3.1운동 관련 독립선언서류(제12호) 등에 이어 제13호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나눔방송'은 광주 고려인마을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이해를 돕고, 고려인선조들의 잊혀진 항일독립운동을 복원하기
위해 국가기록원에 등재된 유물 23편을 시리즈 기사로 작성, 보도에 나선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로 지정된 23권 중 제7권은
김해운 희곡 ‘토끼전’(1957년 추정)이다]
김해운 희곡 「토끼전」은 우리의
고전설화 「토끼전」을 충실히 극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첫 장과 마지막 장이 뜯겨 져 나간 상태라 정확한 창작연대를 확인할 수 없다.
다만 그가 연해주와 중앙아시아에서 활동할 때 쓴 희곡작품과 나중에 사할린으로 건너가 활동할 때 쓴 작품들 간에 대략 필체가
달라지는 점, 이 작품에 쓰인 단어와 문장의 표기법이 연해주나 타쉬켄트에서 창작한 작품보다 현대식 표기에 훨씬 더 가까워진 점, 희곡 내용 중
용왕이 토끼의 생간을 꺼내고자 토끼의 배를 가르려는 장면에는 무희들이 나와 칼춤을 추도록 설정되어 있는데 그의 아내인 중년의 송 따찌야나가
극장에서 칼춤을 추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남아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이 작품은 그가 사할린에서 각색해 무대에 올린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김해운(1909-1981)은 극작가이자 배우이자 연출가로 1932년에 한민족 최초의 우리말 전문연극극장인 블라디보스토크
고려극장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1939년에는 타쉬켄트 조선극장 설립을 주도했으며, 1950년에는 사할린으로 건너가 사할린 조선극장을 크게
중흥시킨 이로, 고려극장 역사상 가장 탁월했던 인물 중 한 명이다.
그가 쓴 희곡 8편이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로
등재됐다.
나눔방송: 양나탈리(고려인마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