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343 --- 울란바토르의 명소들
‘복드칸 겨울궁전’이다. 1893년부터 1903년까지 10년 동안 지었으며 2층 목조건물과 7개의 사원에 개선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래는 몽골의 마지막 황제인 ‘복드칸 8세’가 살던 겨울궁전이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몽골에서 8번째의 살아있는 부처로 추앙을 받았던 ‘복드칸’이 사용하던 유물과 유적들이 전시되어 있다. 당시에는 황제가 정치는 물론 종교까지도 한 손에 움켜쥐고 권력을 휘둘렀다. 감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을 텐데 이제는 그의 궁전에서 손가락질하며 온갖 잡담에 흉을 늘어놓아도 나 몰라라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세월 앞에 무기력하게 존엄성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간등사원’이다. 17세기에 건립되었으며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사원이다. 참배객도 많고 여행객도 많다. 사원 입구에서부터 가이드는 소매치기가 많으니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재차 강조한다. 소매치기 주의보로 국가적인 수치이고 망신이다. 오랜 종교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유일한 사원이다. 그러나 한눈에 보기에도 탄압과 세월에 너무 시달리며 눈물에 절고 관리마저 소홀하였는지 너무 노후되어 폐허와 같다. 잡풀이 삐쭉거리고 헝클어져도 멀뚱멀뚱 바라볼 뿐 뽑거나 다듬지를 않고 아주 화려하였을 단청마저 기진맥진하여 희미하게 삭아가도 외면한다. 정부에서 직접 문화재를 관리보수까지는 못 할지언정 입장료 수입마저 대부분 가져가고 극히 일부만 나눠주어 현상 유지조차 어렵다고 한다. 한때는 세계 그 어느 곳에 내놓아도 빼어났던 문화인데 공산주의가 들어서면서 종교탄압으로 수많은 승려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수난을 겪어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관련 기록까지 불태워버려 고증하거나 본래대로 복원할 능력을 상실하였다. 보물 같은 유물이나 문화재가 만인이 보는 눈앞에서 허물어지고 훼손되어도 속수무책으로 섣불리 손을 댈 수 없다고 한다. 이런 문화재는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그들만의 것이 아닌 세계인의 것이기에 더욱더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