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7일 연중 제33주일 강론 (다니 12,1-3; 히브 10,11-14.18; 마르 13,24-32) (박경웅 신부)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을 들으니 이제 벌써 전례력으로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오늘 말씀들을 통해 하느님은 우리로 하여금 마지막 때와 최후의 심판이라는 것에 대해서 성찰하도록 초대하십니다. 마지막 때라는 것은 우리 각자의 죽음이기도 합니다. 또한 우리는 오직 그리스도께 희망을 두라고 초대받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은, 모든 것 안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우리 하느님의 충실하심과 신실하심을 드러내 줍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일지라도 우리가 충실하게 하느님의 사랑에 의지하도록 격려해 주는 말씀입니다.
제1독서 다니엘 예언서는 믿는 이들이 땅 먼지 속에서 깨어나 영원무궁히 빛나는 별처럼 부활하리라는 희망을 선포합니다. 이 대목은, 구약성경 가운데서 부활을 언급하는 대목 가운데 가장 앞선 것들 가운데 하나이기도 합니다. 특히, 박해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말씀입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와 비슷한 이미지와 표현을 사용하여 혼란과 시련에 시달리는 세상을 묘사하십니다.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 아니라, 예수님이 한결같이 우리와 함께 계시며 끝내 승리를 거두신다는 확신을 주십니다. 이 약속은 이루어질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우리가 주님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영원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리라는 것을 확신하며 지금 오늘을 사는 사람들입니다.
제2독서 히브리서는 신앙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을 대상으로 쓰인 편지입니다. 유다교 전례는 죄를 없애주시 못하지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한 번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신 희생 제사로 우리 모두가 영원하고 완전히 용서 받고 거룩해진다는 선포입니다. 대사제이신 예수님을 통해 우리는 용서 받고 거룩해 집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을 다시 떠올려 봅시다. “주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나이다.” 이 또한 하느님이 우리를 죽음에서 구원하실 것이라는 희망이 가득한 신뢰의 노래입니다. 우리를 돌보시고 보호해 주시는 하느님께 올리는 찬양입니다.
이제 2주가 지나면 대림시기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세상 사람들보다 한 달 더 일찍 한 해를 마무리하도록 초대받고 있는 데에는 많은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위령성월이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를 보내면서 우리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도록 합시다. 또한 우리가 주님이 살아가신 길을 보다 더 충실하게 잘 따를 수 있기를, 그리하여 우리가 사는 삶의 모습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님의 길을 보여주고 증거할 수 있기를 마음 깊이 간절하게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도록 합시다. (오늘 본기도)“주 하느님, 저희를 도와주시어, 언제나 모든 선의 근원이신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며, 완전하고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아멘!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본원 아침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