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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곡불분(五穀不分)
5가지 기본적인 곡식조차도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주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五 : 다섯 오(二/2)
穀 : 곡식 곡, 어린아이 누(禾/10)
不 : 아닐 불(一/3)
分 : 나눌 분, 푼 푼(刀/2)
(유의어)
불변숙맥(不辨菽麥)
숙맥불변(菽麥不辨)
어로불변(魚魯不辨)
오곡(五穀)은 온갖 곡식(穀食)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쌀, 보리, 콩, 조, 기장을 가리킨다. 주식(主食)으로 많이 사용하는 중요한 곡식이기 때문이다. 이 다섯 가지 곡식을 모른다면 무식한 사람이 될까.
옛날 농경시대라면 몰라도 오늘날에는 오곡이 무엇인지, 그것을 구별 안 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부문에서 생산에 종사하고 연구에 매진하여 전문가가 된 사람이 많다. 어떤 분야에 조금 안다고 다른 사람을 얕보고 우쭐거리다간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유식과 무식을 떠나 다섯 가지 곡식(五穀)을 구분하지 못한다(不分)는 말은 논어(論語)에서 공자(孔子)를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한 은자(隱者)의 이야기가 출처다. 은(殷)나라 마지막 왕 주왕(紂王)의 학정을 피해 떠났던 배다른 형 미자(微子)편에 나온다.
공자(孔子)는 자신의 이상을 펼치기 위하여 여러 나라를 주유(周遊)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어느 날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가 일행을 놓쳐 뒤에 쳐졌다가 지팡이로 삼태기를 메고 가는 노인을 만났다. 자로가 선생님을 보지 못했는지 묻자 노인이 답한다. ‘손발을 부지런히 움직여 일하지 않고, 오곡도 분간하지 못하는데 누가 선생이란 말인가?’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사체불근 오곡불분 숙위부자.
사지를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고, 오곡을 구분할 줄도 모른다. 글만 읽어 세상 물정에 어둡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용 지식이 없는 선비들을 조롱하는데 사용되는 말이다.
자로가 핀잔을 받고도 두 손을 맞잡고 김 맬 동안 기다리자 노인은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닭을 잡고 잘 대접했다. 다음 날 자로가 스승에 아뢰니 그가 바로 은자라며 다시 만나보라고 했지만 갔을 땐 이미 떠나고 없었다.
노인이 손발도 놀리지 않고 오곡도 모른 사람이라고 낮춰 말해도 자로가 공손함을 잃지 않자 사람됨을 알았고 공자도 은자를 알아봤던 것이다.
농사에서 무식한 사람을 비유하는 말은 이외에도 콩과 보리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숙맥불변(菽麥不辨)이나 고무래를 두고도 丁(정) 자를 알지 못한다는 목불식정(目不識丁)이 있다.
불학무식(不學無識)이란 말도 있다. 배운 것이 없어 무식하다고 욕할 때 쓴다. 하지만 배운 사람이 높은 자리에 올라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볼 때는 유식이 무식보다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자편(微子篇)
六章
長沮 桀溺 耦而耕 孔子過之 使子路問津焉.
장저 걸익 우이경 공자과지 사자로문진언.
장저와 걸익이 함께 밭을 가는데 선생님께서 그곳을 지나다가 자로에게 명하여 나루터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게 하였다.
長沮曰; 夫執輿者爲誰.
장저왈; 부집여자위수.
장저가 말했다. “저기 고삐를 잡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子路曰; 爲孔丘.
자로왈, 위공구.
자로가 대답했다. “공구라는 분입니다.”
曰; 是魯孔丘與.
왈; 시노공구여.
장저가 물었다. “노나라의 공구말인가?”
曰; 是也.
왈; 시야.
자로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曰; 是知津矣.
왈; 시지진의.
장저가 말했다. “그 사람이라면 나루터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을걸세.”
問於桀溺 桀溺曰 子爲誰.
문어걸익 걸익왈 자위수.
자로가 이번에는 걸익에게 묻자 걸익이 말했다. “자네는 누구인가?”
曰 爲仲由.
왈 위중유.
자로가 대답했다. “중유라고 합니다.”
曰 是魯孔丘之徒與.
왈 시노공구지도여.
그러자 걸익이 물었다. “그렇다면 노나라 공구의 문도인가.”
對曰 然.
대왈 연.
자로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曰 滔滔者天下皆是也 而誰以易之.
왈 도도자천하개시야 이수이역지.
且而與其從辟人之士也 豈若從辟世之士哉. 耦而不輟.
차이여기종피인지사야 기약종피세지사재. 우이불철.
다시 걸익이 물었다. “도도한 대세에 순응하는 사람이 세상에 가득한데 누구와 함께 세상을 개혁하겠는가. 자네는 사람을 피해 여기저기 떠도는 인사를 따르느니 차라리 속된 세상 자체를 피하여 은거하는 우리같은 인사를 따르는 것이 어떻겠는가.” 그렇게 말하고 나서 걸익은 장저가 흙을 파낸 곳에 씨를 뿌리고 흙을 덮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子路行 以告 夫子憮然曰;
자로행 이고 부자무연왈;
鳥獸不可與同群. 吾非斯人之徒與 而誰與.
조수불가여동군. 오비사인지도여 이수여.
天下有道 丘不與易也.
천하유도 구불여역야.
자로가 돌아와서 선생님께 고하니 선생님께서는 몹시 낙담하여 말씀하셨다. “날짐승, 들짐승과 함께 무리를 지을 수는 없다. 내가 이 백성들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누구와 함께 하겠는가. 만약 세상이 태평하다면 내가 너희들과 함께 개혁하려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七章
子路從而後.
자로종이후.
자로가 선생님을 수행하다가 뒤쳐졌다.
遇丈人以杖荷蓧. 曰; 子見夫子乎.
우장인이장하조. 왈; 자견부자호.
뒤쫓아 가는 도중에 지팡이에 대바구니를 매달아 어깨에 매고 있는 노인을 만나 물었다. “우리 스승님을 보시지 못했습니까?”
丈人曰; 四體不勤 五穀不分 孰爲夫子. 植其杖而芸.
장인왈; 사체불근 오곡불분 숙위부자. 치기장이운
노인이 대답하기를 “육체 노동을 한적도 없고, 오곡도 구분할 줄 모르는 자가 무슨 스승이란 말인가”하고는 그러고서 지팡이를 땅에 꼽고 풀을 뽑기 시작했다.
이 대목은 문헌(文獻)에 나오는 공자(孔子)와 유가(儒家)에 대한 가장 뼈아픈 비판이자 핀잔일 것이다. 비슷한 얘기가 장자(莊子) 잡편(雜篇) 도척(盜跖) 장(章)에도 나온다.
천하의 잔인무도한 도적인 도척이 공자를 일러 ‘남을 속이기를 좋아하는 노나라의 공구’라고 말 한 것이다.
此夫魯國之巧僞人孔丘.
차부노국지교위인공구.
도척은 공자를 두고 ‘밭 갈지 않으면서 밥 먹으며, 옷감을 짜지도 않으면서 옷을 입고, 입술을 움직이고 혀를 놀려 마음대로 시비(是非)를 갈라 천하의 군주들을 미혹케 한다.’면서 ‘이는 요행히 제후들에게 등용되어 부귀를 얻어 보겠다는 짓이라’고 힐난하고 있다.
不耕而食, 不織而衣, 搖脣鼓舌, 擅生是非,
불경이식, 불직이의, 요순고설, 천생시비,
以迷天下之主, 僥倖於封侯富貴者也.
이미천하지주, 요행어봉후부귀자야.
물론 이 대목은 장자(莊子)의 서술이 아니라 후세의 위작(僞作)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다시 본론으로 마지막 부분이다.
子路拱而立 止子路宿 殺鷄爲黍而食之 見其二子焉.
자로공이립 지자로숙 살계위서이사지 현기이자언.
자로는 두 손을 모아 노인에게 경의를 표하고 서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는데 노인은 자로를 말류하고 집으로 데려가서 하룻밤 묵게 하면서 닭을 잡고 기장밥을 지어 잘 대접하고 두 아들을 인사시켰다.
明日 子路行 以告.
명일 자로행 이고.
다음날 자로는 노인을 떠나 선생님을 뒤쫓아 와서 이 이야기를 했다.
子曰 隱者也 使子路 反見之 至則行矣.
자왈 은자야 사자로 반견지 지즉행의.
선생님께서는 은자로다 하시면서 자로에게 되돌아가서 다시한번 만나고 오라고 하셨다. 자로가 그 집에 가보니 이미 행방을 알 길이 없었다.
子路曰 不仕無義 長幼之節 不可廢也.
자로왈 불사무의 장유지절 불가폐야.
선생님께서 자로에게 말하게 하려고 하신 것은 다음과 같은 말씀이었다. 출사하지 않는다는 주장에는 아무 근거가 없다. 장유의 서열은 무시할 수 없다.
君臣之義 如之何其廢之.
군신지의 여지하기폐지.
이와 마찬가지로 군신의 관계는 무시하려고 해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欲潔其身而亂大倫.
욕결기신이란대륜.
당신은 당신 한 몸을 깨끗이 하려 한 나머지 무시할 수 없는 중대한 인간관계를 억지로 무시하려고 한다.
君子之仕也 行其義也.
군자지사야 행기의야.
우리가 군주를 찾아 출사하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려고 하는 것이다.
道之不行 已知之矣
도지불행 이지지의
다만 이 이상이 바로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終)
註釋(주석) 장인(丈人)은 역시 은자(隱者)이다. 조(蓧)는 대그릇이다. 분(分)은 분별하는 것이다. 오곡(五穀)을 분별하지 못한다는 것은 숙맥(菽麥)을 분별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니, 농업을 일삼지 않고 스승을 따라 멀리 노는 것을 책망한 것이다. 치(植)는 꽂아 세우는 것이다. 운(芸)은 풀을 제거하는 것이다. 공자(孔子)께서 자로로 하여금 돌아가 만나보게 하신 것은 군신(君臣)의 의(義)로써 말씀해 주려고 하신 것인데, 장인은 자로가 반드시 장차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므로 먼저 떠나가 그 종적을 없앤 것이니, 또한 접여(接輿)의 뜻이다. 자로가 부자(夫子)의 뜻을 서술하기를 이와 같이 한 것이다. 장인이 자로를 대한 것이 매우 거만하였으나 자로가 더욱 공손히 하자, 장인은 인하여 그의 두 아들을 뵈었으니, 그렇다면 장유(長幼)의 예절에 있어 진실로 폐할 수 없음을 안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밝은 곳을 인하여 깨우치게 한 것이다. 윤(倫)은 차례이다. 사람의 큰 인륜(人倫)이 다섯 가지가 있는데, 부자간(父子間)에 친함이 있고, 군신간(君臣間)에 의(義)가 있고, 부부간(夫婦間)에 분별이 있고, 장유간(長幼間)에 차례가 있고, 붕우간(朋友間)에 믿음이 있는 것이 이것이다. 벼슬하는 것은 군신의 의(義)를 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도(道)가 행하여지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일러 의(義)라고 하였다면, 일의 가부(可否)와 몸의 거취를 또한 스스로 구차스럽게 할 수 없음이 있다. 이러므로 비록 몸을 깨끗이 하여 인륜(人倫)을 어지럽히지 않으나 또한 의(義)를 잊고 녹(祿)을 따르지도 않는 것이다. 복주(福州)에 국초(國初)[송초(宋初)] 때의 사본(寫本)이 있는데, 노자(路字) 아래에 반자(反子) 두 글자가 있다. 그리하여 이것을 자로가 돌아오자, 부자(夫子)께서 말씀하신 것으로 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옳은 지의 여부는 알지 못한다. 범씨(范氏)가 말하였다. “은자(隱者)는 자신이 고상하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떠나가고 돌아오지 않으며, 벼슬하는 자는 자신이 통달했다고 여긴다. 그러므로 빠지고 중지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조수(鳥獸)와 더불어 함께 무리하지 않으면, 성명(性命)의 정(情)을 파괴하여 부귀를 탐하니, 이 두 가지는 모두 미혹된 것이다. 이러므로 중용에 의지하여 행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오직 성인은 군신간의 의(義)를 폐하지 않으면서도 반드시 그 정도(正道)로써 하니, 이러므로 혹은 세상에 나가고 혹은 은둔하여도 끝내 도(道)에 떠나지 않는 것이다.”
▶ 五(다섯 오)는 지사문자로 乄(오)와 동자(同字)이다. 숫자는 하나에서 넷까지 선을 하나씩 늘려 썼으나 다섯으로 한 단위가 되고 너무 선이 많게 되므로 모양을 바꿔 꼴로 썼다. 五(오)는 나중에 모양을 갖춘 자형(字形)이다. 다섯, 다섯 번, 다섯 곱절, 오행(우주 만물을 이루는 다섯 가지 원소), 제위(제왕의 자리), 별의 이름, 다섯 번 하다, 여러 번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사람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떳떳한 도리를 오륜(五倫), 한 해 가운데 다섯째 달을 오월(五月), 그 달의 다섯째 날 또는 다섯 날을 오일(五日),음률의 다섯 가지 음을 오음(五音), 다섯 가지 곡식(쌀 보리 조 콩 기장)을 오곡(五穀), 다섯 가지의 감각(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오감(五感), 다섯 가지 빛깔 곧 푸른빛 누른빛 붉은빛 흰빛 검은빛의 다섯 가지 색을 오색(五色), 다섯 가지 계율이나 계명을 오계(五戒), 퍽 많은 수량을 나타내는 말을 오만(五萬), 다섯 가지 욕심이라는 오욕(五慾), 사람이 타고 난 다섯 가지 바탕을 오사(五事), 짙은 안개가 5리나 끼어 있는 속에 있다는 오리무중(五里霧中), 오십보 도망한 자가 백보 도망한 자를 비웃는다는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오십이 되어 천명을 안다라는 오십천명(五十天命), 다섯 수레에 가득 실을 만큼 많은 장서라는 오거지서(五車之書), 좀 못하고 좀 나은 점의 차이는 있으나 본질적으로는 차이가 없다는 오십소백(五十笑百), 닷새에 한 번씩 바람이 불고 열흘만에 한번씩 비가 온다는 오풍십우(五風十雨) 등에 쓰인다.
▶ 穀(곡식 곡, 어린아이 누)은 형성문자로 糓(곡)은 통자(通字), 谷(곡)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殼(각; 단단한 껍질)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穀(곡, 누)은 단단한 껍질을 가진 벼의 뜻으로 곡식, 녹(祿), 복록(福祿; 복되고 영화로운 삶), 녹미(祿米; 녹봉으로 받는 쌀), 정성, 기르다, 양육하다, 살다, 생장하다, 정성스럽다, 좋다, 길하다 고하다, 알리다 그리고 어린아이(누), 젖(누), 젖 먹이다(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양식 량/양(粮), 양식 량/양(糧)이다. 용례로는 사람이 주식으로 하는 곡식을 곡물(穀物), 벼, 보리, 밀, 조, 수수, 기장, 콩, 옥수수 따위를 통틀어 일컫는 말을 곡식(穀食), 곡식을 넣어 두는 곳간을 곡간(穀間), 곡식의 가격을 곡가(穀價), 낱알의 껍질을 곡각(穀殼), 곡식이 달리어 값이 비쌈을 곡귀(穀貴), 곡식을 맡아보는 신을 곡신(穀神), 즐거운 날이나 경사스러운 날을 곡일(穀日), 곡식으로 만든 술을 곡주(穀酒), 이삭을 떨어 낸 줄기를 곡초(穀草), 곡식으로 만든 음식의 분량을 곡기(穀氣), 큰창자와 항문을 곡도(穀道), 곡식이 많이 나는 곳을 곡창(穀倉), 가을 장마로 이삭에 싹이 돋아남을 곡두생각(穀頭生角), 밥 먹고 옷 입는 일을 곡복사신(穀腹絲身)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불)은 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不(부/불)는 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불합격을 말한다. 그래서 아니다, 아니하다, 못하다, 없다, 말라, 아니하냐, 이르지 아니하다, 크다, 불통, 꽃받침 또는 꽃자루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부적절(不適切), 부당한 일을 부당지사(不當之事),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부정부패(不正腐敗),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부지기수(不知其數), 시대의 흐름에 따르지 못한다는 부달시변(不達時變) 등에 쓰인다.
▶ 分(나눌 분, 푼 푼)은 회의문자로 푼의 뜻은 우리나라에서만 사용된다. 刀(도; 칼)와 八(팔; 나눔)의 합자(合字)로 물건을 나눔을 뜻한다. 그래서 分(분, 푼)은 분세(分稅), 분수(分數)의 뜻으로 나누다, 나누어 주다, 베풀어 주다, 나누어지다, 몇 개의 부분으로 갈라지다, 구별하다, 명백하게 하다, 헤어지다, 떨어져 나가다, 구별, 다름, 나누어 맡은 것, 몫, 분수(分數), 운명, 인연, 신분, 직분, 길이, 무게, 시간, 각도, 화폐 따위의 단위, 24절기의 하나, 밤과 낮의 길이가 같을 때 그리고 푼(엽전의 단위)(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분할 구(區), 나눌 반(班), 나눌 배(配), 나눌 반(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합할 합(合)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물을 이루고 있는 각 성분이나 요소를 갈라냄을 분석(分析), 어떤 갈래에 달린 범위나 부문을 분야(分野), 틀림없이 또는 확실하게를 분명(分明), 나누어서 넘겨 줌을 분양(分讓), 서로 나뉘어서 떨어지거나 떨어지게 함을 분리(分離), 찢어져 갈라짐을 분열(分裂), 생산에 참가한 개개인이 생산물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나누는 일을 분배(分配), 일을 나누어서 맡음을 분담(分擔), 종류를 따라서 나눔을 분류(分類), 따로따로 흩어짐을 분산(分散), 서로 구별을 지어 가르는 것을 분별(分別), 서로 소매를 나누고 헤어짐이란 말로 이별을 뜻하는 말을 분수작별(分手作別), 분가함 또는 별거함을 분문이호(分門異戶), 얼마 안 되는 돈과 곡식을 분전승량(分錢升量), 사리를 분별하는 마음가짐을 분별사식(分別事識)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