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남 님 신앙 24-1 “다들 그렇게 지내세요.”
청소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으시다는 김길남 님의 말씀에 따라 김길남 님과 직원이 함께 하루 일정을 비워 일자리를 찾아보기로 정하고 내수부터 증평까지 발품을 팔다 보니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버렸다. 무언가를 더 찾으러 다니기에는 애매한 시간, 다온빌로 돌아가기 전에 김길남 님이 신앙생활을 하고 계신 증평교회에 들러 잠시 인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교회 앞에서 마침 교회 정문을 열고 들어가시는 목사님과 마주쳤기에 반갑게 인사를 드렸다.
“불시에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목사 님”
“아니에요. 언제든 부담 갖지 않고 오셔도 됩니다. 길남 씨도 잘 왔어.”
“네.”
도시락 만들기 봉사활동에서 김길남 님을 도와주시는 유아름 과장님께서 일과 인간관계 모두 김길남 님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셨다는 말씀을 들었기에 혹시 신앙생활에도 변화가 있었을까 싶어 목사 님에게 질문을 드렸다.
“최근 김길남 님이 주일예배 보실 때 혹시 좀 달라지신 점은 없을까요?”
“어떤 점 말씀이시죠?”
“이전에 양천공 집사님이 말씀해 주시길 김길남 님이 서로 인사할 시간도 없이 예배 일정에 따라 움직이기만 하는 점이 아쉽다고 말씀해 주셨거든요.”
“음... 아무래도 예배 일정에 따라서 움직이는 건 다른 교인 분들도 다들 그러긴 하세요. 그렇다고 길남 씨가 다른 교인들과 어색하고 그런 건 아니니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최근 주일 예배 볼 때 잘 지내셨던 가요.”
“길남 씨는 예배 시작 전에 일찍 오니까, 그 시간 동안 오며 가며 인사를 하죠. 그렇지?”
“응.”
목사 님이 말씀하신 내용을 쭉 들어본 바로는 아무래도 신앙생활 중에는 양천공 집사님이 바라시던 모습으로 특별히 바뀐 점은 없어 보였다. 한편으로는 다른 교인들도 서로 할 일만 하듯이 지내신다는 목사 님의 말씀에 혹시 직원이 김길남 님에 관해서 유난히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게 되었다.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김길남 님에게 둘레사람이 생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는 있었기에 더 깊게 교회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되었다.
“혹시 교회 행사에 김길남 님이 더 자주 참여할 방법이 없을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말씀하시는 걸까요?”
“예를 들어 김길남 님이 송구영신예배를 보실려면 차량이 필요한데 이런 경우 도움받을 방법 같은 거죠.”
“그런 경우만 말씀드리자면 교인들과 따로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아야 하죠.”
“도움 주실 교인분을 따로 찾아야 하는 건가요?”
“네. 교회 행사도 코로나 이전처럼 활성화 되어 있지 않다보니 교회 차원에서 전부 대응하기는 어려워요.”
연간계획을 한 이후로 꾸준히 느끼고 있는 현실의 벽을 또다시 마주친 느낌이었다. 조건에 맞는 교인분들을 섭외하는 것, 교인분들과의 관계의 주체는 누구인지, 관계를 만들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하는지 등 그저 신앙생활이 김길남 님에게 좋은 기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만으로는 미처 눈에 담지 못했던 현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어렵네요.”
“어렵죠. 어려운 일이니까 너무 자책하실 필요 없어요.”
상담을 마치고 교회를 나서는 길, 목사 님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김길남 님의 얼굴을 보니 굉장히 환한 표정을 하고 계셨다. 혹시 사실 김길남 님은 지금도 신앙생활에 만족하시고 잘 지내시는데 직원이 김길남 님의 단편적인 대답만을 듣고서 ‘김길남 님도 원하시니까’ 라고 멋대로 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보통 다들 그렇게 지낸다면 더 잘하는 신앙생활이라는 것이 단순히 직원의 가치판단에 따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김길남 님을 돕는 일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2024년 01월 11일 목요일 김정원
김길남 님이 성도 분들과 어울리며 살게 돕는 선생님의 고민, 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도 있고, 여러 가지 고려해야하는 것들이 많으니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지금 하고 계신 고민이 언젠간 보람과 사회사업의 재미로 돌아오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 최승호
예배 드릴 때 가끔은 직원이 동행해서 살피고 도울 일도 있어 보입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