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선 단평은 <난시> 동인이고 2008년 대전일보 신춘 당선자며 요즘 주목받고 있는 이종섶 시인께서 맡아주시기로 했습니다. -------------------------------
이종섶
1964년 경남 하동 출생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졸업 2007년 기독교타임즈문학상 '점자경전' 당선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책장애벌레' 당선
책장애벌레
이종섶
낡은 책장은 망치로 부수는 것보다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이 더 간단하다 나무의 이음새마다 박혀있는 나사못 숨쉬기 위해 열어놓은 십자정수리를 비틀면 내장까지 한꺼번에 또르르 딸려 올라오고 허물처럼 남아있는 벌레의 집에 어두운 그림자가 밀려들었다 안간힘을 다해 붙어있는 것들을 대여섯 마리씩 잡을 때마다 하나 둘 떨어져나가는 책장의 근육들 바닥에 납작 주저앉을 무렵엔 한 줌 넘게 모인 애벌레가 제법 묵직했다 가지와 가지 사이를 물고 깊은 잠을 자야했던 동면기가 끝나면 훨훨 나비가 되어 숲속으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책장이 늙어버린 탓에 애벌레만 집을 잃고 말았다 꼼지락거리는 것들 땅바닥에 던져버리려다 회오리돌기가 마디마디 살아있어 공구함에 보관해둔다 상처도 없고 눈물도 없으니 언젠가는 다시 나무속에 들어가 살게 될지도 모른다 밤만 되면 꾸물꾸물 기어 다니는 소리 나무의 빈 젖을 물고 싶어 오물거리는 소리 고아원의 밤이 깊어간다
첫댓글 이종섶 시인님, 어서오십시오. 정말 잘 오셨습니다. 덕분에 두레의 가을이 풍성하고 깊어질거라 믿습니다.
멋진 가을에 만나고 싶은 분^이종섶시인님의 단평, 기쁨으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같이하는 시간동안 많은 추억도 만들고 싶습니다
네. 주신 기회를 감사함으로 알고 꾸준히 써보겠습니다.^^ 부족하더라고 넓은 마음으로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반갑습니다. 이종섶 시인님. 늦으나마 인사 드립니다. 가을에 보여주시는 열매들이 풍성하고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훈훈한 정이 깃들어 있으니 이 가을이 쓸쓸하지만은 않을 것 같군요. 수고 많이 해주세요.
고맙습니다. 덕분에 힘이 나서 더욱 열심히 하게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책장애벌레]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요즘 이 시인님의 좋은 글 자주 읽고 많이 배웁니다. ^^
감사합니다.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되는 분들이 한 분씩 생기네요. 또 하나의 기쁨입니다.^^
이종섶 시인님 덕분에 새로운 시맛을 보게 되었습니다...가을이 풍성할 것 같습니다...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이곳을 자주 찾지 않을까 싶어요.^^*
아, 정수경 시인님은 두레문학을 이미 알고 계신 분이시군요. 정시인님도 풍성한 가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죄송~ 애써주심에 감사드리며 많이 배우고 가겠습니다.
인사 남기신지도 모르고서 저도 이제야 답례차 인사를 드리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