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원제 : The Detective
1968년 미국영화
감독 : 고든 더글러스
음악 ; 제리 골드스미스
출연 : 프랭크 시나트라, 리 레믹, 재클린 비셋
랄프 미커, 잭 클럭맨, 호레이스 맥맨
로이드 보너, 토니 뮤산테, 로버트 듀발
윌리암 윈덤, 슈가 레이 로빈슨
프랭크 시나트라 주연의 1968년작품 '형사'는 뉴욕시를 배경으로 어느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과 그와 관련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여주는 다소 무거운 드라마입니다. 40-50년대 가수 겸 배우로 높은 인기를 구사했던 프랭크 시나트라는 나이가 들면서 제법 묵직한 연기자로 거듭나면서 '탈주특급' '고도의 영웅들' '형사' 같은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폭을 넓혔습니다. 발랄하고 코믹한 영화에 많이 출연한 그였지만 이 '형사'라는 영화는 굉장히 무겁고 진지한 영화입니다.
조 릴랜드 형사(프랭크 시나트라)는 뉴욕시의 경찰로 사건해결에 꽤 유능한 인물이지만 아부나 타협에는 익숙하지 못한 성격입니다. 살인사건이 빈번한 뉴욕, 어느날 유태인 부자의 아들이 나체로 살해당한 채 발견됩니다. 피해자는 동성애자였고, 범인으로 지목된 인물은 피해자와 동거중이던 펠릭스 테슬라(토니 무산테)라는 인물이었습니다. 릴랜드 형사는 펠릭스의 신변을 확보, 그를 체포하고 자백을 받아내는데 성공합니다. 이 사건의 해결로 경위 진급까지 하게 된 릴랜드, 하지만 어쩐 일인지 사건을 해결한 뒤의 무력감으로 별거중인 아내를 찾아갑니다. 아내인 캐런(리 레믹)은 아름답고 관능적인 여인이었지만 부모에게 버려져서 자란 어두운 과거의 영향때문인지 여러 남자를 전전하는 문란한 여성이었고, 그런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을 주었던 인물이 릴랜드였습니다. 하지만 결혼 이후에도 여전한 남성편력때문에 결국 별거하게 되었고, 이렇게 가끔 만나서 무의미한 섹스를 하는 관계가 됩니다.
유태인 부호의 아들 살인사건
이웃집 여자의 증언
피해자는 동성애자 였다
리 레믹이 프랭크 시나트라의 별거중인 부인으로 출연한다.
아름다운 아내와의 만남과 삶에 대한 기억...
영화 초반에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아서 입니다. 그런 가운데 주인공 조 릴랜드 형사와 아내 캐런과의 만남과 사적인 내용이 회상 형식으로 병행해서 보여집니다 그리고 릴랜드의 경위진급 경쟁자였던 커란 이라는 동료 형사와의 냉소적인 관계와 고위층의 갑질 등 경쟁과 부패의 분위기도 함께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경마장에서 맥카이버라는 사업가가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 이후 맥카이버의 부인인 노마(재클린 비셋)라는 미모의 여인이 릴랜드를 찾아와 남편은 자살한게 아니라고 주장하며 재수사를 요구합니다. 노마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릴랜드는 맥카이버의 주변 인물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이런 와중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굉장히 무겁고 딱딱한 영화지만 부패와 타협을 적당히 하면서 공존하는 공직사회의 모습과 두 개의 별개의 살인사건, 그리고 릴랜드와 관련된 두 여자 캐런과 노마, 마지막에 밝혀지는 놀라운 사건의 전말 등 여러 이야기가 교묘하게 서로 거미줄처럼 엮이면서 하나씩 실타래가 풀어지는 영화입니다. 과연 전말을 알게 된 릴랜드가 어떤 선택을 할지 최종적인 결말까지 계속 숨죽이고 보게 되는 작품입니다.
한때 다정한 관계의 부부였지만...
범인으로 지목된 남자
아내의 고쳐지지 않는 남성편력때문에 멀어지고
별거까지 하게 된 리랜드 형사
자살로 종결된 사건에서 죽은 남자의 아내가 찾아와
자살이 아니라며 재수사를 요구하는데....
24세의 풋풋한 모습의 재클린 비셋이 조연이지만
중요한 역할로 등장한다.
형사가 주인공인 영화지만 서스펠스 스릴러 방식이 아니라 느릿느릿 실타래를 풀어가듯이 흘러가는 드라마 장르 형식의 영화입니다. 별개의 관계처럼 보였던 인물들이 후반부에 서로 교묘하게 얽혀있는 부분도 그렇고, 나름 꽤 흥미로운 사회물입니다. 등장인물도 제법 많고. 특히 아내와 사건의뢰인이라는 관계로 프랭크 시나트라 주변에 존재하는 두 여인 리 레믹과 재클린 비셋의 매력경쟁도 볼거리인데, 리 레믹은 친근한 관능미를 발산하고 있고, 재클린 비셋은 굉장히 풋풋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리 레믹에 비해서 중반부 이후에 등장하는 재클린 비셋은 조연비중이지만 이야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한 배역이고 기존 재클린 비셋이 등장한 여러 영화중에서 가장 아름다움이 돋보입니다. 당시 24세의 젊음도 한몫 했고. 프랭크 시나트라와는 사건 의뢰인과 형사라는 관계이면서도 뭔가 리 레믹과 연관되어 삼각관계가 될듯한 묘한 분위기까지 흐릅니다.
어떤 사건을 수사하는데 상부의 압력에 의해서 무마되는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도 간혹 볼 수 있는 부분인데 이 영화에서 프랭크 시나트라가 연기한 릴랜드 형사는 그런 상부의 압력에도 타협하지 않고 꿋꿋이 사건해결에만 몰두하는 외곬스런 인물입니다. 그걸 그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가 만난 뜻하지 않은 진실, 이 진실이 드러나는 후반부의 내용이 꽤 흥미롭습니다.
전체적으로 60년대의 무거운 형사 드라마라는 부분은 시드니 포이티어 주연의 '밤의 열기속에서'와 좀 유사한 느낌인데 그 영화는 인종차별이 심한 남부의 분위기가 많이 났던 반면 '형사'는 부패와 범죄가 만연한 뉴욕의 분위기가 난다는 점이 다릅니다. 주인공 릴랜드 라는 형사의 캐릭터가 꽤 흥미로운데 이 캐릭터로 게속 시리즈화 했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자살 사건의 재수사에서 여러가지 회유와 협박을 받는데...
상부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계속 수사를 하자
릴랜드의 목숨을 노리를 자들의 습격을 받는데...
재결합을 바라는 아내
당시 매혹적인 미모였던 재클린 비셋
당시 프랭크 시나트라는 50대에 접어든 중년이었지만 상대역인 리 레믹과 재클린 비셋과는 나이차이가 꽤 났습니다. 기존의 그가 연기했던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역할과는 다른 진지하고 외곬스런 인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두 여인과 공연하는 여복이 여전했습니다. 재클린 비셋은 이 영화에서 적은 비중임에도 꽤 돋보이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데 향후 그녀의 행보를 보면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동시대 배우인 페이 더너웨이 만큼 뻗어나가지 못했으니까요.
서스펜스 스릴러 같은 활기찬 형사 액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다소 건조한 영화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하나하나 차분하게 실타래를 풀어가는 진지한 드라마 장르에 취향이 맞는다면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재미있어졌던 영화입니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60년대에도 '황야의 3상사' '탈주특급' '텍사스의 4인' '퀸메리호의 습격' 등 우리나라에 개봉작이 제법 있었지만 이 영화는 무거운 주제라는 부분과 특히 동성애를 다루고 있는 내용 때문에 60년대 당시의 보수적인 우리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아서인지 국내에 개봉되지 않았습니다. '매혹(Young at Heart)' '시카고의 7인' 등의 영화에서 프랭크 시나트라와 합을 맞춘 고든 더글러스 감독이 연출했고 로버트 듀발이 동료 형사로 비중없이 출연하기도 합며 제리 골드스미스가 음악을 담당했습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영화지만 프랭크 시나트라의 좀 더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ps1 : 둘둘 마는 테잎 방식의 녹음게가 아닌 카세트 테잎을 넣는 기기가 언제부터 등장한 것일까요? 이 영화에서는 카세트 테잎 기기가 등장하더군요.
ps2 : 리 레믹, 제클린 비셋, 매력적인 푸른 눈으로 상징되는 두 배우가 함께 등장하네요.
ps3 : 복싱 역사상 가장 위대한 복서 중 한 명으로 전설급 복서인 슈가 레이 로빈슨이 형사 역할로 단역 출연합니다. 슈가 레이 로빈슨은 연기자로도 어느 정도 활동했지만 이런 대단하 전설급 복서가 왜 이리 하찮은 단역출연으로 굳이 연기생활을 했을까 의문입니다. (역시 아치 무어 라는 복서도 배우로 좀 활동했죠. 슈가 레이 로빈슨, 아치 무어 두 복서 모두 40대에도 왕성하게 활동한 꽤 많은 전적을 쌓은 챔피언이라는 공통점이 있지요)
[출처] 형사(The Detective, 68년) 프랭크 시나트라 주연 경찰 드라마|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