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당 운송료 30원을 올려달라는 대한통운 노조의 요구를, 사측이 기만적으로 무시하면서 시작된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고 박종태씨가 자신의 목숨을 던졌고, 노동자들이 피눈물을 훔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우리가 얼마나 처참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 우리 스스로 느껴야 한다. "분신으로 말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당시 대통령이던 노 전 대통령은 말했다. 나는 그의 '솔직한' 화법이 그에게 양날의 칼이었다고 생각한다. 혹은, 4번의 낙선을 거친 끝에 급격하게 대선 주자가 되고 또 대통령이 되자,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해 잊어버린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자신에게 남은 것이 목숨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때이지만, 나는 그가 '분신으로 말하려'고 했던 농민을 만나 저 세상에서라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했으면 싶다.
아무튼 파업이 시작되었다. 언론에서는 그에 대해 최소한의 보도만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아직 화물연대의 파업이 운송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거니와, 현재의 서거 정국에 파업까지 가세하면 안그래도 통제력이 모자라는 이명박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우려도 있다. 화물연대는 상경투쟁을 포기하고 각 지방에서 운송을 저지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다. 파리지엥의 똘레랑스가 부럽다고만 하지 말고, 바로 이렇게 '파업'이 벌어질 때 짜증내지 않는 자세를 갖자는 거다. 화물연대가 파업을 해서 운송에 지장이 온다는 것은, 당장 당신이 '질러놓은' 물건이 며칠 늦을 수도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오늘 구입한 책이 내일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도 짜증을 내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연대'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촛불시위를 나가는 시민들은 늘 묻는다. 저쪽에서 이따위로 나와버리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지? 이렇게 촛불 들고 있다가 경찰 오면 도망가는 것 말고, 정말 타격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바로 화물연대가 그 일을 하고 있다. 바로 민주노총이 그 일을 해낼 것이다.
직장 끝나고 촛불 드는 우리와는 달리, 그들은 아예 일을 때려치워버린다. 공장이 멈추고 물류가 멈추면 제아무리 귓구멍 틀어막은 이명박 정부라고 해도 대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분위기는 이쪽에서 띄우고, 결정타는 저쪽에서 날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택배가 늦는다고 짜증내지 말자. 정 짜증이 나거든 대한통운 사측에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하자. 왜 노동자들 요구를 안들어줘서 내 택배가 늦게 만드냐고. 앞으로는 그쪽 절대 이용 안하겠다고. 하이힐 신고 토트백 맨 '촛불시민'과는 연대할 수 있고, 빨간 조끼 입고 팔뚝질하는 노조원과는 연대할 수 없다면, 그게 과연 진정한 의미에서의 '연대'일까? 그런 식으로는 이명박 정부 절대 못이긴다. 마지막으로 반복하지만, 택배가 늦는다고 짜증내지 말자.
동감합니다. 제가 택배회사 콜센터에서 일한 적이 있기 때문에 정말 와닿네요.. 기사님들 정말 고생하십니다.
제가 일하던 택배사는 기사님들 건당(BOX당)500~700원 이었는데..말이 건당이지..보통 하루에 100~150건 정도 하시는데..밥먹 시간도 없습니다. 밥먹는건 사치지요;
하루종일 전화기 붙들고 사시고(전화비 개인부담ㅠㅜ)아침일찍 터미널에서 분류되어 온 물건 싣고 송장확인하시고 배송나가 저녁에 배송 끝나면 송장정리하시고..그러면 하루 다 갑니다..중간에 고객 확인이 되지 않아 배송을 못한 물건이 있을경우 밤 늦게 라도 배송해 달라고 진상을 부리는 고객이 있는데..그럼 기사님은 퇴근도 못하시고, 왔던길을 되돌아가 배송을 하십니다..;물론 시간 외 수당 없습니다...건당이니까요..그렇게 배송해서 500~700원 법니다. (그 진상고객이 너무 많아 몇달 하고 그만뒀습니다..스트레스가;;) 우리는 정말 저렴한 요금에 운송서비스를 이용하고있다는 생각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운송비가 싼만큼 이유가 있는 것이지요. 정말 안타깝고..협상에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랍니다.
출처 : 베티
참...우리나라는 착취의 끝을 보여주는듯..ㅠㅠ
전 당장 급한건 직접 나가서 사는 주의라 택배하시는 분께 뭐라 해본적은 없는데
참 오늘 사놓고 오늘 오길 바라는 분들이 많으신듯...
저도 물건 시키면 빠르다고 좋아하긴 했지만 이런 피땀의 노고가 있는줄은 몰랐군요..
이 글 보고 지금 생각해보니 우린 당연하다고 생각한게 사실은 '비정상'적으로 빠른것일지도 몰라요..
첫댓글 몰랐던 사실을 알았네요~~ 연락도 없이 슬그머니 경비실에 맡겨놓는 사람들은 인간성이 조금 못됬다고 생각했는데 자부담으로 전화요금을 낸다니... 그런건 당연히 회사에서 해결해야할 업무비용아닌가요... 우리나라...참말로 노동자들 우습게 여기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