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 주일학교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기독교장로회 남성교회 소년부 교사 안문현 입니다.
코로나 비상 국면에 주일 학교 교사 로서 포스트 코로나에 주일학교는 어ᄄᅠᇂ게 해야 하는가 생각 해 보았고 나누고 싶어 글을 올립니다.
교회가 문을 닫고 부활절이 지나도록 어린이 부서는 말도 못 꺼내게 되었습니다. 학교 온라인 수업이 5월까지 갈 것 같으니 주일 학교 현장예배는 5월 도 묘연합니다. 이러다 7월 여름 성경학교를 치룰 수 있을 까요.
코로나, 잠시 앓고 지나갈 사회적 감긴 줄 알았는데 사회 프레임을 바꾸는 혁명적 사건이 되었습니다. 금방 끝나겠지 하며 코로나 끝나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했던 계획들은 대부분 틀어졌습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습니다. 쇼크는 충분히 했습니다. 이제 선제적으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해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주일학교는 어떤 프레임으로 가야 할까요.
1. 코로나 피해 - 시간을 도둑맞은 주일학교
주일 학교의 최대 피해는 예배 시간을 도둑맞은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에 우리교회 주일 오전 10시는 소년부 예배 시간이었습니다. 예배 끝나고 PC 방을 가든 어쩌든 주일 10시 만큼은 우리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 예배를 드리다 보니 예배는 언제 어디서나 드릴 수 있는 기호품이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드릴 수 있다는 건 언제 어디서도 못 드릴 수 있다는 말과 같지 않습니까? 누구와도 결혼 할 수 있는 남자는 여친이 없다는 말인 것 처럼요.
아이들은 주일 10시까지 푹 자고 밥 먹고 컴퓨터 앞에 앉는 것이 빨라야 12시. 그것도 부모가 여간 공을 들여야 앉힐 수 있습니다. 그나마 집안 일이 있다든지 하면 언제든 드릴 수 있는 예배는 월요일로, 월요일에 못 드리면 다시 주중으로 미뤄집니다.
주일 학교가 다시 문을 열게 되면 오전 10시 예배 시간을 가져 오는 데 공을 많이 들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빼앗긴 예배 시간을 찾아오는 것이 가장 급선무입니다.
예배시간을 되찾아 오는 방법으로 인터넷 라이브 예배를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것이 있습니다. 라이브 영상 예배의 장점은 많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편집 자막 작업등 영상 만드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편집 자막이 없는 단조로움은 촬영 앵글의 변화를 통해 메울 수 있고 잘 준비 된 라이브 진행은 오히려 녹화 예배의 지루함 덜 느끼게 해 줍니다. 예배 진행자와 어린이들 간의 상호 작용 또한 라이브 예배의 큰 장점입니다.
활발한 상호 작용은 화면에 갇힌 영상 예배의 단조로움과 따분함을 잡아 줄 수 있습니다.
우리교회 소년부는 처음엔 유튜브 라이브로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어린이들이 계정이 없는 아이가 많고 실시간 라이브는 1000명 독자가 안 돼서 예약 한 후 앱을 다운 받는 등 번거로운 선결 장치가 필요했습니다. 화상회의 앱 Zoom을 통한 라이브도 생각 해 봤으나 얼굴 나오길 거리끼는 사춘기 어린이 특성 상 한 방향 화면이 나을 것 같아 계정 개설이 쉽고 접근성이 용이한 카톡 라이브 예배를 시행 하게 되었습니다.
마이크도 없고 조명도 없고 단순한 핸드폰으로 책상 하나 삼각대 하나 갖다 놓고 카톡 라이브 부활주일 예배를 드려 보았습니다. 그동안 예배 지를 통한 가정예배를 권유했기에 잘 안 되도 더 나빠 질 것은 없다는 심정으로 시도 했는데 결과는 생각 이상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은 정해진 오전10시에 카톡 라이브 예배에 들어와 주었고 성실하게 예배에 참가했으며 예배 후 광고 까지 거의 40분을 루즈함 없이 잘 참석 했습니다. 출석률도 코로나 이전 의 것과 거의 같은 정도였고요.
화면의 단조로움과 편집도 없는 영상의 지루함은 라이브 방송의 상호작용과 활기가 잡아 주었습니다. 녹화영상 예배에서 볼 수 없던 어린이들의 실시간 참여는 현장 예배의 활동성의 근사치를 보여주었고 예배를 더욱 활기차게 이끌었습니다.
상호작용은 예배 인도자에 대한 어린이들의 댓글 참여로 이루어졌는데요.
이를테면 전도사님이 말씀 중에 “여러분 알아들으셨으면 아멘하세요” 하면 아이들이 댓글로 아멘을 올리는 것입니다. 댓글은 신중히 규율을 정해 사용했습니다. 이를 테면 예배 전 출석 체크 할 때 출석댓글 달고 예배 중엔 원칙적으로 댓글을 금하고 예배 인도자의 권유가 있을 때만 댓글을 다는 방식입니다.
사실 라이브 방송 예배는 예배당일 보다 예배 전 준비가 더 손이 많이 갔습니다.
세 번에 걸쳐 유튜브와 카톡 라이브 채널로 시험 방송을 하였고 예배 전 주에 우편으로 예배에 대한 안내서를 보내고 예배 전 날 전화 심방 하고 예배 시작 전 10분 전에 라이브에 들어오게 다시 체크 하고 카톡 사용에 대한 부모님들의 사전 동의를 받는 등 밑 작업에 시간을 들였습니다.
예배 진행은 코로나 이전 예배의 형식과 거의 같게 했고 출석과 참여로 상을 주는 시스템도 그대로 가동 해 기존 예배와 맥락이 끊이지 않게 했고 예배 후에는 라이브 예배에 들어오지 않은 어린이를 개별 전화 심방 해 결석 사유를 파악 하고 다음 라이브 예배드릴 수 있게 권면 하는 등 뒤쳐지거나 소외 되는 어린이가 없게 노력 하였습니다.
라이브 예배의 문제점은 우리가 사용한 카톡 이라는 채널이 예배를 위해 만들어진 앱이 아니기에 카톡 단톡방이 갖는 단점이 그대로 노출 되었다는 것입니다.
상호작용을 위한 너무 많은 댓글에 대한 피로감 호소와 특정 어린이 댓글 독점 및 이모티 콘 도배 및 비대면 특성 상 쉬운 언어적 공격이나 따돌림의 징후도 보였습니다. 특히 주중 단톡은 어린이들 끼리 이루어지는 대화가 많았기에 비속어 언어폭력 따돌림을 방지하기 위해 선생님들이 일일이 매일 매시간 카톡에 들어와 아이들과 대화 하고 문제점을 사전에 예방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단점에도 라이브 방송 예배는 예배시간 되찾기 에는 최적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라이브 방송 예배 3주 만에 어린이들이 주일 오전 10시는 예배드리는 시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자발 적 독려와 참여가 많아 졌습니다. 이번 주 예배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예배 후 행운권 추첨 및 시상등 특별 순서도 가져 보려 합니다. 사실 라이브 방송 예배의 틀이 어디까지 허용 할지 우려 반 기대 반이긴 합니다. 그러나 일단 해보려고요. 길은 나가면서 열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2. 포스트 코로나 - 위기에 주시는 틈새 은혜를 찾자!
코로나는 교통사고처럼 갑자기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너무 갑작스런 공격에 처음 몇 주는 황망한 중에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고난 중에도 항상 은혜 베푸시는 하나님을 신뢰 하여 이 고난 중에도 무슨 은혜가 있을 까 사모했습니다. 코로나 시국이라고 해서 다 실업자가 되고 다 힘든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의료기기 분야와 인터넷 쇼핑등은 활황이었잖습니까. 코로나로 우리 주일학교에도 나쁜 면만은 있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찾아보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그 숨겨진 틈새 은혜는 무엇일까요.
코로나로 인해 교회가 어쩌다 인터넷에 깊숙이 들어오게 하게 되었습니다. 타의로 온라인 세상에 들어온 주일학교, 이것이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 일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 인터넷 발달로 주일 학교는 어린이들과 더 멀어졌습니다. 비단 교회 뿐 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어린이들을 인터넷에 빼앗겼습니다. 인터넷으로 ‘끼리 문화’가 더 발달 했고 거기서 소외된 어른들은 그들의 말도, 문화도, 취미도, 정서도 도통 이해 할 수 없는 아싸가 되었지요.
주일 예배 시간은 나날이 짧아 졌고 예배와 짝지로 늘 있던 공과공부도 시간 절약의 일환으로 각종 프로그램으로 대체 되는 간헐적 프로그램이 되었고요. 우리가 가장 크게 잃은 것은 어린이들과 친밀감 쌓기 채널 입니다. 학원을 핑계로 초등 고학년부터 주중 어린이 프로그램은 없어졌고 여름성경학교도 5일에서 3일로, 3일에서 2일로 줄은 마당에 어린이들과 친밀감을 쌓을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라이브 방송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가 인터넷 예배를 위해 만들어 놓은 이 방송 채널을 off line 예배를 드리게 되도 살려 놓고 주중 프로그램으로 이용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다. 즉 비대면 접촉 채널로 이용 하자는 것이지요.
코로나가 끝나도 투 트랙으로 공 예배와 함께 비대면 채널 모임을 가지고 더 나아가 채널을 주일 학교 평일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숨겨진 은혜가 아닐까요.
마치 웹툰 이나 드라마처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주일학교 프로그램을 하는 것입니다.
중등부를 예로 들어보면, 목요일 오후 10시에 중등부 라이브 방송을 만듭니다. 목요 중등부 핫라인이라 이름 부쳐 볼까요. 선생님 한명이 집에서 해도 무방합니다. 학생들과 여러 가지 컨텐츠로 소통하고 나누는 채널이지요. 첫 걸음은 일단 시간 확보가 중요 합니다. 목요일 밤 10시는 중등부 핫라인 시간. 이 시간에 들어와서 20분간 선생님과 무엇이든 하는 것입니다. 카톡 라이브를 한다면 가위바위보 게임을 할 수도 있고. 신상털이를 이용한 성경 이야기 ( ooo 선생님의 남편은 누구 일까요? 이민호? 현빈? 사진을 봐주세요.. 그럼 진짜 퀴즈 나오미의 남편은 누구일까요? 성경 챈스. 네 룻기1장을 펴서 찾으세요. 이런 식 ) 해도 좋고. 소장품 놓고 사다리 타기해도 좋고.
처음엔 참석 율이 높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선생님들이 참여 해 주시니 0명은 면하겠지요.
어쩌다 들어오는 학생들을 귀하게 대접해 주어서 선물 즉시 증정, 이를테면 “지금 쏩니다”
그러고 쏘는 걸 라이브로 중계한다든지, 퀴즈를 맞히면 그 즉시 배달 앱에서 야식을 배달 해 준다든지 (중 고등부)
목요 VS 토론은 어떨까요? 즉 세상 이론과 성경이론을 가지고 교육과 토론. 진화냐 창조냐... 진화론 자 한명 ( 학생 ) 과 우리 선생님과 토론 이런 것 말입니다.
일단 채널이 만들어 지면 컨텐츠는 아무 거라도 넣으면 됩니다. 그냥 잡담도 좋습니다. 선생님 중 공부 못했던 선생님 경험담. 대학 떨어졌을 때 소감. 여친에게 채였던 소감 뭐 이런 것 다 괜찮습니다. 다시 강조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채널을 만들고 시간을 확보 하는 것입니다.
라이브 방송이 확대 되면 일주일 두 번 방송 도 괜찮습니다. 마치 월화 드라마. 수목 드라마처럼요. 우리도 드라마 요일 기억하고 그 시간에 TV 틀지 않습니까. 웹툰이 올라오는 요일 맞춰서 기다리지 않나요. 그것처럼 채널을 인식 시기고 한번이라도 영상으로 만나고 그리고 주일에 예배드리면 주일학교 학생들과 친밀감이 더 쌓일 것 같습니다.
서두르지 말고 아이들의 과한 관심과 참여 기대보다는 한번이라도 들어와 주는 데 의의를 두고 천천히 단 끊이지 않게. 인터넷 활동은 특성상 콘텐츠가 성실하게 일정하게 올라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콘텐츠의 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일정한 시간에 끊이지 않고 하는 것이지요. 일단 시작 하면 한 주도 쉬지 않고 연속성 있게 성실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처음 시작해서 채널에 한명도 안 들어왔다고 실망 금지. 전문가들이 만든 라방도 그 돈을 쏟아 붓고도 몇 명 안 들어 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최소한 잃는 것은 없지 않은가요.
이런 프로그램을 실천 하는 데 선생님들의 많은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주중 프로그램을 하는 것은 바쁜 와중에 봉사 해주시는 선생님들께는 큰 부담입니다. 선생님들을 향한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많이들은 대로 우리는 한 번도 안 겪어본 길을 가고 있습니다.
전대미문의 시기엔 전대미문의 대책이 있어야 하고 비상상황엔 비상한 대책이 있어야 합니다.
모든 사회 분야가 다 변곡점에 와있습니다.
교회 학교, U 자형 밥그릇이 될 것인가 엎어진 밥그릇이 될 것인가
하나님의 은혜와 성실하심 그리고 일하심을 믿습니다. 할렐루야
출처: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