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맑은샘학교 교장 전정일입니다.
열네 번째 배움잔치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이렇게 영상으로 인사를 합니다. 코로나19로 힘든 때지만 60명 이하 작은학교는 개학할 수 있다는 방역당국과 교육부 지침에 따라 코로나 생활수칙을 지키며 일상을 회복해 살고 있습니다.
2007년 과천동주민센터 3층에서 첫 배움잔치를 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과천시청대강당에서도 할 때도 있었지만 꾸준하게는 과천청소년수련관 공연장에서 줄곧 배움잔치를 해왔습니다.
어린이나라 과천맑은샘학교 배움잔치 구성은 비슷하면서 또 조금씩 다릅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사흘 간 배움잔치를 펼칩니다. 12월 4일 쇠날에는 무대에서 했던 공연들을 학교에서 발표합니다. 물론 어린이들과 선생들만 모이고, 영상으로 보는 게 많아요. 그러기 위해 지난 주부터 줄곧 어린이들과 선생들이 영상을 찍었답니다. 부모님들에게도 보여드리려고 일부러 그랬습니다. 12월 5일과 6일에는 전시를 펼칩니다. 물론 학교 교실과 강당 곳곳에 펼쳐놓습니다. 코로나가 있으니 식구들이 알맞은 시간에 들려 보고 가면 되겠습니다.
배움잔치를 하는 까닭은 한 해 배움을 내보이는 뜻도 있지만 배움잔치를 채비하며 어린이들이 쑥 자라기 때문입니다. 11월 집중 공부로 과목마다 배움을 갈무리해내고, 다 함께 발표 연습을 하며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그대로 함께 살기 공부입니다. 줄곧 그래온 것처럼 우리 맑은샘 어린이들은 그 과정을 재미나게 즐겁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고, 해마다 특별한 배움잔치를 만들어냅니다.
보내드린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올해 배움이 더 다채롭고 풍성합니다. 인형극, 연극, 영화, 해금, 피아노, 택견, 난타, 사물놀이, 설장구, 길놀이, 탈춤, 영어, 피리와 합주, 노래... 무대에서 내보이는 공연이 많아 시간이 더 늘었습니다. 이번에는 영상으로 하니 일부러 크게 시간을 조절하지 않기도 했어요. 무대 공연 말고 학교 곳곳에서 펼치는 작품들이 정말 많습니다. 인형극 인형, 물들이기 손수건, 손바닥 우주그림, 인형극 배경 그림, 손뜨개 목도리, 나무곤충, 나무 팻말, 악기 가방, 흙빚기, 조개 도감, 열채, 궁채, 생일축하걸개, 손뜨개가방, 맹거 스펀지, 수저집, 나나무그림공책, 그림, 민화, 뜨개질모자, 베개, 도시락가방, 직조목도리, 물들이기천, 그림공책과 선그리기... 어린이들이 절기에 따라 자연과 정성을 담은 작품들이 고스란히 펼쳐집니다.
해마다 배움잔치 때면 한 해 우리 어린이들을 위해 애써 주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도 해금 최혜리 선생님, 피아노 오혜숙 선생님, 택견 이태훈 선생님, 5학년 영어 박양선 선생님, 6학년 민화 수업을 이끌어주신 임영희 선생님, 6학년 길놀이를 도와주신 도남호 선생님, 기후학교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해 기꺼이 학교에 달려와주신 고금란 과천시의회 부의장님, 김은환 선생님, 황이현아 선생님, 하동 왕규식 선생님, 화순 이서커뮤니티 식구들, 덕적도 바다사랑 사장님, 대야미 김재규 선생님과 공동체식구들께 고맙습니다. 크게 도움을 주신 분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만 시간 때문에 모두 소개해 드리지 못합니다. 12월말에 고마운 편지로 대신하겠습니다. 너그러이 이해해주시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애를 쓴 우리 맑은샘 어린이들, 선생님들에게도 크게 손뼉을 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리는 코로나를 겪으며 학교와 교육의 정체를 알게 됐고, 기후위기와 코로나19의 원인이 인류에게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작은 학교의 행복한 일상을 가꾸는 맑은샘교육공동체의 힘을 믿으며 2020년 한 해를 갈무리합니다.
더 행복한 배움터로, 미래교육 현장으로 우리 맑은샘학교를 가꿔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0. 12. 4
과천맑은샘학교 교장 전정일 올림
첫댓글 모두들 대안학교의 정체기? 라고 얘기해도 우리 학교는 전정일 이라는 큰 뿌리가 있어 언제나 든든하고 뭔가 안정적인 느낌과 믿음이 항상 힘이 되는거 같아요...지금처럼 건강 잃지 마시고 큰 울타리가 되어주시길~~~~교장 선생님...올 한해도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