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11월, 광저우 이세돌이 기지개를 켜며 이슬아와 이야기하고 있다 | - 이세돌-이슬아, 최철한-김윤영, 원성진-김은선, 유창혁-최정 시드 - 실력보다 믿음이 중요한 페어바둑, 실력만으로 안되는 묘한 승부호흡
'이세돌-이슬아' 바둑페어가 탄생했다.
(재)한국기원은 4월 27일, 제1회 SG세계물산배 페어바둑 최강전의 랭킹시드 및 추첨시드와 출전자 및예선 대진표를 한국기원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대진표에 발표된 본선 랭킹시드는 이세돌(1위)-이슬아, 최철한(2위)-김윤영, 원성진(5위)-김은선이며 후원사 시드는 유창혁-최정 팀이 받았다.
대회규정은 참가팀 중 남자랭킹 상위 1∼3위 선수가 소속된 팀과 후원사 추천 1팀 등 총 4팀이 시드를 받게 되어 있다. 랭킹3위 박정환, 랭킹4위 허영호는 대회신청을 하지 않아 원성진 9단 페어가 시드를 받게 된 것.
박정환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슬아와 팀을 이뤄 금메달을 따냈지만 이번 대회는 불참. 한국랭킹 10위권에서 박정환, 허영호, 강동윤, 이창호, 박영훈 등의 기사들이 팀을 이루지 않았다.
▶ 이슬아 3단
페어바둑의 재미는 페어라는 특성 그 자체에 있다. 팀을 이룬 대국자들의 호흡이 중요한 페어바둑은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다는 말이 있다. 특히 기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남자기사들의 숨겨진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비유를 하자면 운전 가르쳐주다 참지못하고 아내에게 성질 내는 남편들과 닮은 면이 있다고 한다.
과거 페어바둑에 참여했던 한 프로기사는 " 페어바둑을 둬 보면 남자기사들(혹은 여자기사들)의 인간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같은 팀의 실수에 대해 대국이 끝난 다음 화를 내고 신경질도 부린다. 결국 끝나고 난 다음 서로 소리 높혀 말다툼을 하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장난 아니다. 그런데 구경하는 것은 정말 재밌다."고 한마디.
결국 이 대회 우승후보 페어를 꼽자면 단연 최철한-김윤영 팀이다. '최철한-김윤영'조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낸 팀으로 이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페어조는 단순한 실력의 합산이 아니라 오랜기간의 호흡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이세돌-이슬아' 페어 성적의 키는 일단 이세돌에게 달려있다.
이세돌은 이번 출전이 '혼성'페어대회로는 처음이다. 과거 이벤트성 페어대회나 정식 페어대회를 우승했던 팀은 이창호-남치형, 최철한-윤지희, 박정환-이슬아 팀 등이 있고 이팀의 남자기사들이 강한 실력도 실력이지만 대체로 온순한(?) 편에 속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개성강한 이세돌 9단이 얼마만큼 이슬아에 맞춰주느냐에 따라 '이세돌-이슬아'의 성적도 결정될 것 같다.
한편 '이세돌-이슬아'조의 탄생으로 이슬아는 올해들어 벌써 세번째 본선시드를 받게 됐다. 이슬아는 이미 KBS바둑왕전 2011 olleh배의 본선시드를 받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2관왕으로서의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성적을 떠나 눈길이 가는 페어조엔 '차민수-루이나이웨이'조(오랜 친구), 김성룡-김효정(남녀 대표 방송인), 강만우-문도원(스승과 제자), 안달훈-조혜연(김연아의 모교 출신)팀 등이 있다.
▲ 28일 비씨카드배 이세돌-구리 최종국을 해설하고 있는 최철한 9단(좌) 오른쪽에 김윤영 3단
▲ 동료기사들로 떠들썩했었는데 어쩐지 둘만 남았다. 총규모 1억 5,000만원인 페어바둑 최강전의 우승상금 3,000만원, 준우승상금 1,000만원이며 제한시간은 각자 10분에 초읽기 40초 3회다. 단 페어대회라 대회룰이 보통의 개인대회와 다르다. 덤은 5집반, 착점순서를 위반하면 3집 패널티가 공제되며 3회 위반시는 실격패 처리된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었던 페어바둑 부문에서 한국은 박정환 9단-이슬아 3단 조가 금메달을, 최철한 9단-김윤영 3단 조가 동메달을 각각 거머쥔 바 있다. 국내에서 가장 최근 열렸던 2009년 비씨카드 Loun.G배 페어바둑 챔피언십에서는 최철한 9단과 윤지희 3단 조가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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