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윈도우8 내년에나 출시..MS용 MTS 출시 검토 단계
직장인 김모씨(33)는 윈도우8 노트북을 170만원을 들여 구입했다. 평소 이동이 많아 때론 노트북으로 때론 태블릿PC로 활용해 주식 매매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애플리케이션 장터엔 증권사 관련 태블릿용 MTS(모바일트레이닝시스텝) 앱이 1개도 없었다.
지난달 26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 스토어를 열었지만 아직 국내 증권사들은 관련 MTS를 출시하지 않았다. 증권 관련 앱은 증권정보사이트 '팍스넷'이 유일하다.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들은 MS 버전 MTS 개발을 검토하는 단계다. 아직 국내에 윈도우8을 탑재한 스마트 기가 많지 않아 수요 증가를 지켜보겠다며 관망하고 있다. 최근 노키아가 윈도우8 폰 발표했지만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아직 출시계획이 없는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 윈도우8 폰이 출시되지 않았고, 통신업계도 출시 시점을 내년 초로 이야기하는 만큼 기획단계에서부터 꼼꼼하게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윈도우8 노트북 사용자들은 MTS가 아닌 HTS(홈트레이닝시스템)을 이용해 거래를 해야한다. 이들 제품은 노트북과 태블릿PC를 결합한 '컨버터블PC'로, 디스플레이 터치 기능을 살려 터치패드 기능을 줄인 제품이 많다. 정확한 주문을 위해선 별도 마우스가 필요해 더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 HTS들도 윈도우8와 매끄럽게 호환되지 않아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한다. 일부 증권사는 구동엔 문제가 없지만 종목 이름이 5글자 이상일 경우 일부가 잘려보이는 현상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윈도우8의 호환성에 대해 "문제없다"고만 답변했다.
일각에선 IT업계가 발 빠르게 윈도우8 제품을 쏟아내는 것과 달리 증권사들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MTS는 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시장의 동향을 살필 수 있다. 업무시간에 회사차원에서 주식거래를 막아도 거래가 가능해 새로운 주식투자 트렌드로 떠올랐다. 증권사들도 지난해부터 MTS를 미래의 '먹거리'로 판단해 신규고객 유치에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스마트폰이 보급된 뒤에 뒤늦게 MTS 시장에 진출한 사례가 많았다. 너도나도 수수료 무료 혜택부터 스마트폰을 무료 지급하는 등 판촉을 내놓으면서 출혈 경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윈도우8에 대한 증권사들의 대응으로 2차 MTS 과열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에서 HTS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처럼 MTS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윈도우8이 보급된 다음에 다시 경쟁에 나선다면 그 부담은 증권사들이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