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여서 다행이다』라는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과 기도가 있었다. 사실 책을 쓸 능력도 재주도 없는 사람이 책을 쓰겠다고 한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었다. 2020년부터 강원도교육연구원에서는 교원들에게 책을 출판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올해 2021년에도 총 5개팀을 선정했다. 그 속에 나는 단독 저자로 지원받을 수 있었다. 늘 책을 내는 분들을 보며 부러워만 했던 내가 그 주인공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라움과 기쁨이 교차했다. 4월에 출판사 관계자와 만남을 갖고 원고 없이 바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딸랑 계획서 2~3쪽만 보고 출판 계약서를 작성했으니 말이다. 연결된 출판사는 (주)에듀니티였다. 그후 이하영 편집장님과 원고를 사이에 두고 글쓰는 방향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었다. 편집장님의 수고로운 손길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 책은 제 시간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다시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최초 책 출간 계획서를 제출했을 때에는 책 제목이 <교감일기>였다. 신규 교감의 일상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의도였다. 그러다가 가을 쯤에 <교감으로 살아남기>로 원고의 방향을 전환했다. 제법 순항을 하는 듯 했지만 10월 쯤에 원고의 내용이 책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서 결국 <교사여서 다행이다>로 최종 결정되었다. 책 제목을 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지 몸소 경험했다. 사람들은 아마도 책 제목을 보고 주로 검색하거나 구입하기 때문이다. 책 제목에 책의 전체적인 방향이 담겨져 있어야 하기에 제목 정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편집장님으로부터 출간 전 작업 된 원고를 받았을 때 기분이 묘했다. PDF파일로 된 원고가 신기했다. 내가 쓴 원고이지만 새롭게 느껴졌다. 인쇄되어 책으로 받아보면 더 새롭겠지만 말이다. 내 이름이 새겨진 책 표지 디자인을 받아보고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렸다. 표지 디자인도 세 종류를 보내 오셨는데 그 중에 한 가지를 정한 것이 이것이다. 아내에게도 물어보았고 학교에 교장선생님과 교직원에게도 물어보았는데 모두 다 수채화 같은 표지가 산뜻하다고 했다. 반면에 편집장님은 너무 춥게 느껴진다고 말씀하셨다. 따뜻한 표지를 추천해 주었는데 강하게 내 뜻을 피력했다.
이제 곧 있으면 인터넷 서점에 신간을 등록한다고 전해왔다. 사전에 흥분된 마음으로 내 카톡 배경화면도 책 표지 디자인으로 바꿔보았다. 페이스북 커버 사진도 쨉싸게 책 표지 디자인으로 바꿔보았다. 커버 사진을 바꿨더니 금새 페친들의 댓글이 달려 순간 놀랬다. 페이스북 커버 사진 바꾸면 전체 공지되는 줄 몰랐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고 응원해 주셨다. 누군가 저자 또는 작가님으로 나를 이야기해줄 때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했다. 요즘 출간을 앞두고 저자 되기의 기쁨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느낌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 있다. 일선 학교 교감의 역할에 대해 그리고 교감도 교사였고 지금도 교사의 마음으로 교사를 응원하고 있으며, 학교라는 공동체를 이끌어가기 위한 조력자로 살아가고 있지만 불편함도 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리고 슬기롭게 대처해 가는 교감의 일상을 공개했다. 신규 교감이기에 열정으로 새 학교에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다. 꼰대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에 최대한 겸손한 마음 가짐으로 근무했다. 몸과 마음이 불편해서 힘든 것이 아니라 섬겨야 할 사람들이 많아졌기에 불편하다는 책의 내용 일부분처럼 권위적인 교감이 되기보다 권위를 제대로 사용하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교감의 권위란 바로 '섬기는' 권위다. 바보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다. 괜히 폼 잡는 교감이 아니라 최대한 교직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교감이 되고 싶었다. 그런 1년의 교감의 일상을 솔직하게 써 내려갔다.
교감이 되기 전 20년 동안 교사의 삶을 살아왔다. 초임 교사 시절 가졌던 순수한 마음과 열정을 기억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의 일부에는 교사 시절의 에피소드도 담아냈다. 자랑(?)하고픈 이야기도 있지만 부끄럽고 창피한 이야기도 썼다. 신규 교사 시절 근무했던 강원도 홍천군 내면 운두분교 이야기, 평창동계올림픽의 고장 평창군 진부면 거문초등학교 이야기, 강릉시 한솔초등학교와 모산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던 이야기도 담아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불편한 교감' 이라는 제목으로 한 챕터를 이야기했다. 학교 구성원이 아닌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교감은 학교에서 꽤 직위가 높은(?)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결재만 하는 사람, 지시하는 사람, 명령하는 사람 등으로. 하지만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요새는 교감은 관리자이기보다는 실무자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가 학생이 있기 때문인 것처럼 교감이 존재하는 이유는 교사가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교사가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교감이 해야 한다. 그래서 교감은 불편하다.^^ 체력도 예전만치 않다. 교사일때는 모니터를 두 개를 두고 이리저리 오가며 일도 신속하게 했는데 눈도 침침하고 두뇌 회전도 많이 느려진 것 같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들을 접하다보면 과부하가 걸릴 때가 많다. 그래도 힘든 표정 짓는 것보다 최대한 웃으려고 노력한다. 각종 민원에 항시 긴장하고 있어야 하고 다양한 교직원들의 요구사항에도 민감해야 하기에 좀처럼 여유 있는 상태로 근무하기란 쉽지 않다. 나를 포함한 일선 학교 교감의 일상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런 내용들을 여과없이 썼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교사이기 때문에 다행인 점이 참 많다. 해맑은 학생들과 지낼 수 있는 직업이 대한민국에 교사말고 또 어떤 직업군이 있을까 싶다. 부족한 사람이지만 늘 나를 향해 '선생님' 이라고 호칭을 불러준다. 황송할 따름이다. 교사여서 참 다행이다.
끝으로 책 출판이 선정되어 기쁜 소식을 전했을 때 교회 담임목사님(이영길)께서 참 기뻐해 주셨다. 잊지 않고 새벽마다 기도해 주신 결과 비록 부족하지만 책으로 출간될 수 있었다. 과테말라 청년 선교를 준비하고 있는 박성훈 선교사님께도 감사드린다. 때때마다 격려의 말씀으로 지칠만하면 연락을 주셨다. 아마도 1쇄 2,000부가 기적처럼 완판이 된다면 적은 금액이지만 인세의 전액을 중미 과테말라 청년 선교 기금으로 후원하고 싶다. 그리고 2쇄, 3쇄... 이렇게 계속 증쇄가 된다면(꿈은 크게 가져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다양한 곳에 후원하고 싶다. 교감이 되기까지 교직에서 멘토의 역할을 해 주신 교장선생님들이 계신다. 함봉식, 최숙자, 김태순, 우연화 교장선생님. 이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현재의 역할을 수행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강원도교육연구원 이낙종 원장님께도 감사드린다. 부족한 기획서에 과분할 정도로 기대를 실어 주셔서 출간의 기회를 허락해 주셨다. 예수제자운동(JDM) 대표 윤태호 목사님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책 표진 사진을 보고 최고의 찬사가 담긴 책 추천서를 써서 공유해 주셨다. 경기도 군포 십자가 교회를 담임하고 계시는 강산 목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블로그에 책 리뷰를 올릴 때마다 응원의 말씀을 잊지 않고 해 주셨다. 나의 독서 멘토인 책벌레 권일한 선생님, 저자 선배로 나보다 1년 앞서 책 작업을 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아 주었던 정신애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책 작업으로 오랫동안 가정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지 못했다. 아내와 세 자녀에게도 감사드린다. 끝으로 나의 영원한 창조주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드린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