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비밀은 아니지만 태우의 태도가 거슬리기 때문이었다. 찜해 놓았던 여자에게 애인이 생기자 시비라도 거는 것 같은 분위기였던 것이다. 이 놈이 그녀를 놓치고 나니 이제야 그 가치를 안건가?
“이름이 뭐지?”
“네?”
“당신 말이야. 시건방지게 우리 사이 캐묻는 당신.”
“내 이름은 강태우..둘 사이에 시건방지게 끼어들어도 될 만한 남잡니다.”
태우는 간 빼어 놓고 외출한 엽기 거북이마냥 헛소리를 해대고 있었다.
“그래?”
준희는 태우에게 되묻는 말투였지만 시선은 사월을 보고 있다.
“강태우, 비싼 고기 먹고 왠 쉰 소리야? 다 먹었음 얼른 가!”
사월은 태우에게 눈치를 마구 줬지만 그는 아무리 흔들어도 끄덕없는 울산 바위처럼 버티고 앉아 있었다.
“당신이 친구이던, 혹은 그 이상이었던 간에 아무 관심 없어, 그러니까 조용히 있을 게 아니면 이 자리에서 꺼져”
준희는 정말 아무 관심 없고 지루해하는 모습으로 태우를 무시하고 있었다. 사월은 오히려 그 모습이 폭풍전야 같아서 불안했다.
사월은 태우의 팔을 잡아 억지로 일으켰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일어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그의 팔 안쪽을 살짝 꼬집었더니 효과는 즉방이었다.
“야! 윤사월!”
태우는 온갖 인상을 쓰며 사월을 노려 보았지만 사월이 시 팔 안쪽으로 손을 가져가며 협박성 미소를 날리자 마지못해 어기적 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태우 배웅해 주고 올게. 조금만 기다려요.”
“야! 너 왜 그래?”
“내가 뭘~?”
“모르는 척 하지 마.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잖아!”
태우는 화를 내는 사월을 쳐다보다가 민망해 하는 미소를 띄었다. 예전 같으면 장난치다가 들킨 것 같은 저 어리숙하면서도 귀여운 표정에 그냥 넘어갔겠지만 이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순순히 불지 않으면 네 여자친구 찾아가서 내 맘대로 시나리오 만들어도 돼지?”
그녀의 협박이 먹혀들었음 인지 태우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미안...약 올리려고 작정한건 아닌데..심술이 나서..”
“너 하기에는 모자라고, 남 주기에는 아깝다?”
정곡을 찌르는 사월의 말에 태우가 얼굴을 붉히자 그녀는 그의 얼굴 가까이 주먹을 들이댔다.
“한번만 더 그런 어설픈 짓 해봐! 이번만은 그 동안 쌓아온 우정 때문에 참는 거야!”
태우를 보내고서 다시 옥탑 방으로 돌아와 보니 난간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준희가 보였다. 뿌옇게 퍼지는 담배 연기 사이로 그가 쳐다보는 게 느껴졌지만 일단은 모른 척 하고 평상에 늘어놓았던 불판과 고기를 치우기 시작했다.
“커피 한 잔 할래요?”
준희는 그 말에 담배를 비벼 끄더니 사월이가 들고 있는 것들을 가져가더니 집으로 들어갔다.
“왜 다시 왔어요?”
“.........”
그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당신이 해봤다는 사랑...진심이라 아파하고 괴로워서 잠도 못자고 사랑 때문에 울고, 가슴 설레어 보고, 그 사랑에 미쳐 본 게 강태우인가?”
“네?!”
박준희...그 말을 한 사월 자신도 가물가물한 그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던가?
“왜...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왜 인가가 중요한가?”
“아뇨.”
“그럼 대답은?”
“이미 한 걸로 아는데...지금 내게 남자는 박준희씨 뿐이라고. 그걸로 대답이 부족한가요?”
“당신의 그 대답이 날 불안하게 해. ”
“....태우가 사랑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아니었어요. 아직은 당신 때문에 아파하고 괴로워서 잠 못 이루지는 않았지만 당신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고...눈앞에 보이지 않을 때면 보고 싶을 때도 있어요.”
준희는 나지막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을 한손으로 잡아 볼을 쓰다듬었다.
그의 부드러운 키스가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우며 이마에, 콧등에, 감은 두 눈꺼풀 위에 살짝살짝 내려 앉으면서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있었다.
등을 오르내리는 그의 손길에 이미 익숙해져 버린 듯 사월의 몸은 그를 향해 자연스레 휘어졌다. 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면 그녀의 손도 그의 어깨를 감싸 쥐고, 그의 손이 그녀의 입술을 쓰다듬으면 그녀의 손도 그를 만졌다.
하나씩 하나씩...그들을 감싸고 있는 옷들이 벗겨지고 그에 따라 두 사람의 손길도 점점 다급해져 갔다. 작은 그녀의 방에는 두 사람의 가쁜 숨소리가 들어차고 있었다.
“못 참겠어..”
그녀의 몸에 키스를 퍼 붓던 준희가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파고들자 사월은 그의 어깨를 꼭 끌어 안았다. 그는 그녀의 다리를 잡아 자신의 어깨 위에 올리고는 그녀의 몸속으로 거세게 파고 들었다. 아무리 깊이 들어가도 만족할 수 없다는 듯 그는 계속 그녀의 몸속으로 파고 들었다. 그녀가 흐느끼며 애원 할 때까지...
“아..그만..그만..”
“약속해.. 당신 때문에 아파하고 잠 못자는 건...남자인 내가 할테니까...당신은 그냥 지금처럼 날 생각하면서 설레고 보고 싶어 해.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라고 약속 해...”
“응...약속해..그러니까 어서..어서..”
그녀는 자신이 뭘 바라는지도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그에게 매달렸다. 그가 바라는 약속을 하자 그는 더욱 빠르게 움직이며 오직 그만이 줄 수 있는 것을 그녀에게 주었다.
“뭐야? 문도 열어놓고...”
사준은 불꺼진 집안에 발을 들여놓으며 정신없는 사월에게 한마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 때문인지 눈이 뜨여졌다. 여전히 사월은 그의 품속에서 깊은 잠에 빠져 고른 숨소리를 내며 기분 좋은 꿈을 꾸는지 입가에 미소가 머물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입가를 손가락으로 살며시 쓰다듬었다. 그녀가 자신의 꿈을 꾸길 바라면서...
“씹쌔끼! 너 뭐야!”
쿵!
순식간에 준희의 어깨를 잡아채는 거친 손에 그는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정체 모를....군복을 입고 있는.....놈에게서 사월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준희는 자신이 벌거벗었다는 생각도 못한 채 벌떡 일어났다.
“너 뭐하는 새끼냐구!”
남의 집에 몰래 들어온 주제에 오히려 큰 소리이다. 준희는 주먹을 꽉 쥐고 그 침입자를 향해 주먹을 날리려는 찰나 갑작스런 사월의 비명소리에 멈칫하고 말았다.
“그러지 마요!”
퍼억-!
그 덕에 그 놈은 무사했지만 준희는 도둑놈의 주먹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고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사준아! 그만해!”
사월은 그 낯선 침입자를 향해 소리를 질러 댔다. 준희는 그제서야 그 도둑놈의 정체를 눈치 챌 수 있었다.
“누나! 이...이...”
사준은 어처구니없어 하는 표정으로 벌거벗은 채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남자와 당황한 사월을 쳐다보았다.
“나가있어...얼른!”
사준이 씩씩대며 마지못해 나가자 사월은 신음 소리를 흘렸다. 타이밍도 이렇게 나쁘게 걸릴 수가 없다.
준희는 느긋하게 바지를 꿰어 입고 셔츠를 입은 다음 침대에 걸터앉아 인상을 쓰고 있는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사월이 그의 손을 떨어내려고 어깨를 비틀었지만 그는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다.
“군대 가 있다던 당신 동생이군?”
“네....그러니까 이 팔 좀 풀어요.”
준희는 손을 들어 잔뜩 찌푸린 사월의 미간을 쓰다듬었다.
“우린 성인이야. 당신 동생 눈치 볼 필요 없어,”
“...당신 동생 아니라고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니예요?”
사월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 보았지만 그는 여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좋기도 하겠네요. 강 건너 불구경 같아서.”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지만 강 건너 불구경이라니..맘에 안들어.”
준희는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꽉 잡고는 눈을 마주쳤다. 조금 전까지 빙글거리던 그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져 있었다. 그는 다시 한번 사월의 입술에 진한 키스를 남기고는 일어섰다.
“천천히 입고 나와.”
준희가 나가자 사월은 긴 한숨을 내뱉었다. 사준은 군대에 간 뒤로는 자신이 마치 사월의 오빠라도 된 양 행동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그 모습이 재밌고 기특하기도 해서 두고 봤지만 지금만은 그 녀석이 앞으로 할 행동이 전혀 귀엽지도 기특하지도 않을 것이다.
옷을 입고 나오니 팔짱을 끼고 준희를 노려보고 있는 사준과 그런 사준을 기분 좋게 보고 있는 준희가 보였다.
“이 새끼 뭐냐?”
“말조심해. 윤사준! ”
“지금이 말조심 할 때야? 태우형이랑 그러고 있어도 눈이 뒤집힐 판에 어디서 굴러먹던 개뼈다귀 같은 새끼가..”
“윤사준! 입 다물지 않으려면 나가!”
잔뜩 화가 난 그녀의 말투에 사준은 말을 끊기는 했지만 여전히 주먹을 꽉 쥐더니 분을 삭히지 못해 입을 다시 열었다.
“너! 우리 누나 뒤에서 숨는 거 밖에 못하는 한심한 놈이야?”
준희는 자신보다 최소 10살은 어려보이는 녀석이 꼬박꼬박 반말에 욕지꺼리를 하는 것을 보며 미소가 흘러 나왔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사월과 사준은 그만큼 붕어빵이었다.
“그 정도 만해. 네 누나 생각해서 한대 맞은 건 애교로 생각해 줄테니.”
“뭐?! 이 새끼가...!”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준희의 말투는 사준의 전투력을 더욱 불타오르게 했다.
“준희씨는 집에 가요.”
“안돼!”
“싫어.”
사월은 두 사람을 떨어뜨려 놓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한 말에 두 사람이 동시에 답했다.
"개새끼! 한판 붙어 볼려구? “
“이거 참...욕할 때마다 당신에게처럼 당신 동생에게도 키스를 할 수도 없고..난처한 걸,,”
준희의 말에 사월은 그만 웃음이 나와 버렸다. 준희는 자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활활 타오르는 사준을 즐기고 있었고, 둘 다 예상치 못하게 벗고 있던 몸을 들켰던 좀 전의 상황이 자꾸만 우습게 생각되어 졌다.
“누나..웃음이 나와? 제정신이야?”
“푸후후...큭..깔깔깔깔...생..생각해봐..우습잖아..깔깔..!”
사준은 기 막혀 하며 사월을 정신 나간 사람마냥 쳐다보고 있었다.
“야! 우리 누나 어쩔 거야? 설마..설마..”
“이봐, 처남.”
사준은 준희의 입에서 나온 말을 눈을 사납게 치떴고, 사월은 멈춰지지 않을 것 같던 웃음이 쏙 들어가 버리더니 딸꾹질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결혼?진짜 놀랬겠다.. 근데 그렇게 걸리고 나면 진짜 민망하지 않을까요?홍홍.. 감기 걸리셨어요? 목감기에는 따뜻한 물에 꿀 한숟가락넣어서 드시면 좋은데.. 것도 여의치 않으시면 컵에 차가운물 반잔에 뜨거운 물 반잔을 부어서 드세요 좀 나아지실꺼여여.. 꼭 차가운물에 뜨거운물이여야 해요
첫댓글 드디어 결혼만 남았네요.....사월이 좋~겠~다....사월이 행복하기를....^^
줘야지 어떡하겠어요... 에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혼?진짜 놀랬겠다.. 근데 그렇게 걸리고 나면 진짜 민망하지 않을까요?홍홍.. 감기 걸리셨어요? 목감기에는 따뜻한 물에 꿀 한숟가락넣어서 드시면 좋은데.. 것도 여의치 않으시면 컵에 차가운물 반잔에 뜨거운 물 반잔을 부어서 드세요 좀 나아지실꺼여여.. 꼭 차가운물에 뜨거운물이여야 해요
웃겨 둘이 사랑하는데 사준이가 뭔 상관이야
ㅋㅋ 웃겨요!!! 아 낼 까지 어케 또 기다린데요 ㅠ.ㅠ
그래요 낼까지 못기다리겠어요 오늘 한편이라도 다시 올려 주심 안될까나~~~ㅋㅋㅋ
(내사랑님)^^쩜만 있다가 결혼 시킬게요^^(마르슬랭님)그래야죠..지가 뭔힘이 있다구..^^(탱탱양님)정말 감사해요..흑~친구한테 말했더니 당분간 보지 말재요! (꼬무신님)남자형제들의 이상한 심리랄까요?^^
(유니7179님), 지금 두편 올려놨어요~^^(예쁜 두리님)또 낼 올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