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등장하는 간장 종지는 아마도 짠맛을 담당하는 국간장을 담아 놓은 것일 테다. 어릴 적 밥상에 꼭 올라왔던 간장 종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저마다 좋아하는 간의 정도가 다른 식구들을 배려해 늘 그 자리에 놓여 있던 마음이었을 것이다. .
“밥상 한가운데/ 간장 종지/ 맛도 내지만,”
간장 종지는 단독으로 주요리가 되지는 못하지만, 다른 음식들의 간을 맞추고 깊은 맛을 완성해주는 존재이다. 그래서 밥상 한가운데에서 중심을 지키고 서 있는 것이다. 드러나지 않게 전체의 맛을 살려주는 간장 종지의 모습은, 우리 일상이나 공동체 안에서 조용히 제 역할을 다하며 조화를 이루는 따뜻한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제자리 벗어나/ 쓰러지면/ 아이고 냄새!”
하지만 밥상의 맛을 잡아주던 간장 종지가 ‘제자리를 벗어나 쓰러지는 순간, 밥상은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쏟아진 간장은 특유의 강한 향을 퍼뜨리면 “아이고 냄새!”라는 비명 어린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이 시는 밥상 위 흔한 ‘간장 종지’라는 소재를 통해 모든 존재는 저마다 정해진 자리가 있고, 자기 위치를 지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또 중요한 일인지 직관적이고 유쾌하게 보여준다. 작고 눈에 띄지 않는다고 해서 절대 가벼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기 자리를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평화롭게 만들어준다는 삶의 지혜를 전달한다.
첫댓글 음식의 간이 중요하긴하죠^^
간장 종지의 맛은 제자리를 지키는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