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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2. 24.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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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계절
우수(雨水)가 지난지도 며칠이 지났다. 우수경칩에는 대동강 물이 푸린다고 하는 봄의 전령인 꽃소식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배달부는 매일매일 새로운 소식전하기에 낮밤을 발이 부풀도록 뛰어다니는데 그가 전하는 소식통에는 청첩장이 빠지지 않고 전해준다. 예쁜 봉투 속에는 저희들이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오셔 축하해 달라는 내용이다. 대게는 지인들이나 친척들이 보내는 것이지만 어떤 때는 신랑 신부의 혼주가 누구인지 모르는 분들도 있다.
따뜻한 꽃피고 새우는 봄철이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일에 모두가 축하하여야 할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때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청첩장을 받고 보면 기쁨보다는 얼굴을 찡그리게 되는 경우도 있다.
혼인이라고 하는 것은 사회적 규범 속에서 행하여지게 마련이다. 제약조건들은 법률로 정해져 있다. 그 내용을 기술하는 것은 생략하기로 하고,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인 혼인제도라고 여겨지는 형태는 대체로 조선 중기 이후에 성립된 것으로써, 일제 강점기를 지나 광복이후에 서구의 제도 및 사상이 유입되면서 전통적인 혼인형태도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이 시기의 주요한 변화로는 봉사혼(奉仕婚), 구매혼, 솔서혼(率婿婚) 등이 크게 약화되고 만혼(晩婚), 연애혼 등이 성행하게 되며, 일부다처제가 거의 소멸되었음을 들 수 있다.
강력한 부계혈연중심 가부장제 가족의 근간이 되었던 호주제와 동성동본 불혼제는 폐지되었고, 현재는 전통적 가족공리주의와 서구식 혼인관계에 입각한 낭만적 혼인의 공존이 이루어지고 있다. 더불어 이혼 및 재혼의 증가, 단독가구 및 무자녀 부부가족, 동거 등 다양한 혼인유형이 나타나고 있고 1990년대 이후에는 국제결혼을 중심으로 다문화 가족이 빠르게 중가하고 있는 추세다.
배우자 선택과정에 따른 혼인유형을 살펴보면 먼저 자유혼이 있다. 혼인 당사자인 신랑 신부가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배우자를 선택하여 혼인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때 사랑이 혼인의 주요한 토대가 되었기에 연애 혼이라고도 한다. 연애혼은 고대 신라시대에도 있었음을 추정하는 사례를 볼 수 있고, 조선조에 와서 유교적 규범에 의거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가 1920년대 식민지시대 신여성을 중심으로 연애혼이 유행된 이후 현대사회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둘째 중매혼이다. 이는 혼인 당사자의 의지보다 부모나 가문의 의사에 따라 이루어지는 혼인을 말하며, 조선시대 이래 유교식 가례(家禮)의 영향으로 널리 보급되어 전통사회의 전형적인 혼인유형이었다. 중매 혼은 가부장제적 가족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며 조혼과도 관계가 깊다. 중매혼의 특징은 결정권자가 가족의 가장이라는 것과 양가의 의견을 조정하는 중매인이 있다는 것이다. 중매혼은 외혼제이므로 혼인할 양가가 상대방을 상세히 모르기에 중매인의 역할이 중요하였다. 중매인의 호칭을 보면 중매쟁이, 중매꾼이라 하지만 지방에 따라서는 중신애비, 중신꾼, 매파, 매쟁이 등 다양하게 불린다. 이런 호칭은 낮춤을 나타내는 말이다.
혼인 요건에 따른 혼인 유형을 살펴보면 먼저 구매혼이 있다. 신랑 집에서 일정한 신부대금을 지불하고 신부를 맞이함을 의미한다. 실례로서 강원도에서는 신부대금으로 300~600냥이 필요하고, 아이가 있는 과부를 얻으려면 150냥, 데릴사위를 얻으려면 100냥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다만 근년에 와서 신랑 측에서 신부 측에 물품이나 금전을 지불하더라도 구매행위와는 성격이 다른 것으로 예물의 성격이 강하기에 구매혼 보다는 예물혼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둘째는 봉사혼(奉仕婚)이 있다. 신랑 될 남자가 혼인성사의 요건으로 일정기간 신부 집에서 봉사를 한 후 혼인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신부대금을 지불할 수 없는 사람이 노력봉사로 대신하는 것이기에 구매혼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랑의 봉사 기간을 신부 집에서 신랑 능력을 시험하는 기간으로 해석하고 신부대금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셋째는 솔서혼(率婿婚)이다. 아들이 없고 딸만 있는 사람이 사위를 맞이하여 동거하는 데릴사위를 말하다. 거주규정상 부처제(婦處制)를 특색으로 하는 솔서혼은 혼례식을 올린 뒤에도 신부 집에 거주할 것과 그 기간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에서 봉사혼과 구별된다.
넷째 교환혼(交換婚)이다. 교환혼에는 두 종류가 있다. 갑이 을에게 딸을 주면, 을은 병에게 병은 갑에게 딸을 주는 “물레혼인” “옷 혼인” 또는 “물레바꿈”이 있고, 두 사람이 딸을 직접 주고받는 “누이바꿈”이 있다.
이상에서 결혼시즌을 맞아 새로운 가정을 꾸리기 위하여 우리의 조상들은 어떻게 혼인을 실행하여 왔는지 또는 변천되었는지를 돌아보고 지금의 결혼과의 비교해 보았다. 지금에도 매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대신하는 형태를 보면 결혼상담소라는 곳에서 대신한다. 결혼비용의 문제가 대두된 지도 꾀나 오래된듯하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결혼을 하지 않는 홀로족속들이 널어난다고 하니 사회적 문제가 또한 널어난 것이다.
2016년 02월 24일(수요일)
夢室에서 김광수
※ 백과사전 인용※
#일상·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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