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어느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상대를 표적삼아 자기 기업과의 성과차이를 비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의 뛰어난 운영프로세스 등을 배우면서 부단히 자기혁신을 추구하는 기법’을 말한다.
보험회사는 벤치마킹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한다. 실제 필자는 벤치마킹을 많이 했고 지금도 여전히 벤치마킹을 하고 있으며 전파도 많이 한다. 왜? 영업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점장은 매일 같은 공간에서 어제 본 설계사와 마주하고 조회를 하며 면담을 한다. 설계사는 어제 본 지점장을 보고 비슷한 내용의 조회를 듣고 마감 잘하자는 지점장의 당부를 듣는다.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매너리즘에 빠진다. 어제와 다르지 않은 일을 오늘 반복하고 내일 또 한다면 그 조직은 발전할까?
그래서 리더는 고민한다. 뭐 좋은 것 없을까? 고민의 결과로 부지런한 지점장은 벤치마킹을 한다. 벤치마킹은 분명 지점에 변화를 주고 발전을 도모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동구이(尙同求異)
최근에 필자가 읽은 책 중에 ‘일침(一針)’이란 책이 있다. 일침(정민 지음, 김영사 출판)의 내용 중에 ‘상동구이(尙同求異)’를 설명한 글이 있다. 상동구이란 ‘같음을 숭상하되 다름을 추구한다’라는 뜻이다. 사례로 한신의 배수진과 신립의 배수진을 들었다. 배수진은 독자들도 알고 있듯이 본래 병법에 있는 진법의 하나로 죽기를 각오하고 결사항전을 할 때 배후에 강이나 바다를 등지고 싸우는 것이다.
하지만 한신은 승리했고 신립 장군은 패배를 했다. 한신과 신립의 공통점 중 하나가 자신이 보유한 병사들이 급조된 상황이라 충분히 훈련을 시키지 못해 정예화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신은 배수진에 투입된 병사를 적에게 던져주는 미끼로 활용을 했다.
적의 전략적 요충지인 성을 함락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병사들이 죽을 각오로 싸워주면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신립의 배수진은 기마병을 활용해 보병인 왜군과 넓은 들판에서 결사항전해 왜군의 기세를 꺾는 것이었다. 하지만 왜군은 아군보다 두배나 많았고 조총이라는 신식무기로 무장했으며 정예군이다. 목적이 다르고 상황이 다른데 같은 배수진을 쓴 것이다. 필자가 병법전문가가 아니니 당시 상황에 내포된 수많은 요인을 모두 열거할 수는 없다. 다만 배수진이라는 진법이 같더라도 모두 승리가 보장된다는 것은 아니다.
벤치마킹도 똑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지점에서 활동혁신을 이뤘다. 결과가 좋아서 사례 발표를 한다. 사례를 들은 지점장이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하고 비슷하게 도전을 한다. 그런데 결과는 같지 않다. 도전한 지점장은 실망한다. 그렇게 몇번 실망하다가 벤치마킹은 벤치마킹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상동구이를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벤치마킹의 성공은 리더의 신뢰에서 나온다
지점장이 벤치마킹 후 지점 운영에 접목할 때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어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지점장이 설계사에게 얼마나 신뢰가 있느냐다. 이순신 장군은 왜군 대비 병사와 전함의 절대적 열세에서도 23전 23승을 거뒀다. 승리 요인에는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전략적 사고와 거북선이라는 비밀병기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이순신 장군과 함께하면 승리한다는 병사들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리더가 솔선수범하고 디테일한 전략과 전술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벤치마킹 대상 지점의 공통점이 있다. 그 곳의 지점장에게는 설계사와의 신뢰가 두텁기 때문에 성공사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리더가 조직에게 신뢰받는다면 어떤 일을 도모해도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 조직의 좋은 문화와 습관은 리더가 만든다. 나쁜 문화와 습관도 리더가 만든다. 벤치마킹을 할 때 나는 설계사와 신뢰관계가 비교 대상의 지점장만큼 되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신립 장군과 이순신 장군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싸웠고 장렬히 산화했다. 하지만 두 분이 존경받는 정도는 다르다. 지점장도 그렇다.
민병성 대표 (주)KCA
<대한민국 대표 보험신문> 한국보험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