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의 진단이 나오면 우선 해야 할 것은 흡연, 고혈압, 고지질증, 당뇨
병, 비만 등 위험인자를 제거하거나 호전시키는 것이다.
일부 병원에서는 협심증의 진단이 의심되거나 확인되면 곧 관상동맥 조영
술을 시행하고, 협착되었거나 막힌 관상동맥이 발견되면 이 동맥을 확장시
켜준다. 그러나 최근에는 좋은 약물치료법이 개발되어 약물요법으로도 환
자들의 증상이 호전될 뿐만 아니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나는
우선 2~3개월은 약물치료를 해 보는 것을 권한다. 그러나 충분한 약물치료
에도 불구하고 일상 생활에 많은 지장을 줄 정도의 협심증 증상이 지속된
다면 관상동맥 확장술이나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을 위해 관상동맥 조영술
을 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안정성 협심증 환자의 약물치료>
협심증 환자에서 약물요법을 충실히 시행하면 대부분 환자에서 증상이 좋
아질 뿐 만 아니라 병자체로도 호전되고 예후도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협심증 환자들이 제대로 약물치료를 빨리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니트로그리세린의 올바른 사용>
협심증 환자가 가장 먼저 사용해 보아야 할 약은 니트로그리세린이다. 협
심증 증상은 항상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이 약을 사용해서 협심증의 진단
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앞가슴이 아프고 숨이 차는 등 협심증 증상이 발
생할 때 이 약을 혀 밑에 넣어 녹이면 협심증 현상은 30초에서 1분 이내
에 사라진다. 만일 설하제 니트로그리세린을 수 차례 사용해도 통증이 호
전되지 않는다면 협심증의 진단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에 흉통이
1분 이내에 확실히 좋아진다면 협심증의 진단은 거의 확실하다고 할 수 있
다.
이 약은 강력한 혈관 확장제로서 머리의 혈관도 확장시키기 때문에 두통
이 생길 수 있으며,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앉거나 누
운 상태에서 이 약을 복용해야 한다. 만일 서 있는 상태에서 이 약을 사용
하면 어지럽고 심지어는 잠시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약은 수 분간의
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다소 빨라지기도 하
지만 이것은 해롭거나 위험한 것은 아니라, 이 약이 협심증 증상을 호전시
키면 필요할 때마다 자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많은 환자들은 이 약을 극
약이라고 생각하며 또 자주 쓰면 효력이 없어진다고 믿고 쓰기를 꺼려하지
만 그것은 오해이다. 니트로그리세린이 협심증환자를 도와주는 이유는 무
엇인가? 이 약은 강력한 혈관 확장제이므로 관상동맥을 확장시켜 심장에
혈액공급은 증가시킨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혈압을 저하시
키고 좌심실의 크기를 감소시킴으로써 심장의 산소 소비량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니트로그리세린은 그 작용시간이 약 10분에서 20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효력을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앤지비드, 에란탄, 이소비드, 이소켓, 이
소트릴정 등 서방정 니트로그리세린 제제(니트레이트)가 사용되고 있다.
이런 약들은 하루에 한번 내지 2번 사용해도 협심증을 예방하는 효력이 있
다. 서방정 니트레이트는 처음 수 일간에는 두통을 유발하지만 이 증상은
수 일내에 사라진다.
또 하나의 니트레이트 제제는 입 안에 뿌려주는 스프레이다. 설하정 니트
로그리세린은 4개월 내지 6개월 후에 그 효력을 상실하게 되며, 이 약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햇빛에 노출되지 않도록 갈색병에 보관해야 한다.
그러나 니트레이트 스프레이는 2년 이상 유효하다.
<니코란딜 (시그맛트)>
시그맛트는 또 하나의 강력한 관상동맥 확장제이다. 니트로그리세린 제제
만으로 협심증 증상이 충분히 호전되지 않을 때 이 약을 추가하면 확실한
추가 효과를 얻는 사람이 많다. 이 약을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니트
레이트 같이 두통을 경험할 수 있으나 수 일이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에서
두통은 사라진다.
이 약의 또 하나의 단점은 하루에 3회 복용하는 것이지만 밤에 협심증이
없는 환자는 주간에 2회만 사용할 수 있으며 필요하면 한 번에 두 알을 복
용할 수도 있다.
베타차단제는 협심증 환자의 생명을 연장 시킨다.
협심증 환자가 꼭 사용해야 할 또 하나의 약은 인데랄, 아테노롤, 카베디
롤, 베타롤, 모노콜, 케론, 칼반 같은 베타차단제 이다. 이 약은 협심증
뿐만 아니라 고혈압 치료제이기도 하다. 이 약은 혈압을 떨어뜨리고 심박
동수(맥박)를 감소시킴으로써 심장의 산소 소모량을 감소시켜주고 협심증
의 증상을 호전 시킨다. 운동이나 육체적 노동을 할 때 혈압과 맥박수가
증가하기 때문에 협심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베타차단제를 사용하면 운동
을 해도 맥박과 혈압이 많이 증가하지 않아 협심증이 예방된다.
베타차단제는 협심증의 증상을 호전시킬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증과 심장사
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협심증 환자는 통증이 없더라도 이 약
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 약은 기관지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으
며 서맥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맥박이 빠르면 빠를수록 심장의 운동량
이 증가하여 산소 소모량이 증가한다. 그러므로 맥박이 1분에 50회 정도
로 감소하는 것은 오히려 심장에 유리하다. 그러나 맥박수가 40회 이하로
떨어지면 무기력증과 어지럼증이 올 수 있으므로 베타차단제의 양을 감소
시키는 것이 좋다. 베타차단제의 또하나의 부작용은 남성에서 의 발기부전
증이다. 그러나 이 약을 소량으로 사용하면 이런 부작용은 아주 드물게 나
타난다.
<아스피린 ? 또 하나의 필수적 약>
해열제인 아스피린은 심장병과 뇌졸중 환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약의 하나
이다. 1일 용량은 하루에 100 미리그람 내지 20 미리그람이다. 불안정성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아스피린은 사망률을 20 에서 30%까지 감소
시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면 아스피린이 심장병 환자를 도와주는 이유
는 무엇일까? 심근경색증 또는 뇌경색증은 동맥경화증의 죽종이 파열되면
서 피덩어리 즉 혈전이 발생하고 이것이 동맥을 막아서 발생한다. 이 혈전
은 혈소판이 활성화되고 응집하면서 시작되는데 아스피린이 혈소판 응집
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아스피린의 부작용은 무엇인가? 아스피린은 속이 쓰리는 등 위염의 증상
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100명 중 한 두 사람에서는 위궤양 또는 위출혈
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사용되는 아스피린은 위에 지장을 감소시키기 위
해 코팅되어 있거나 캡슐에 들어 있으나 위에 대한 부작용을 완전히 없애
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 약을 음식과 같이 복용하면 위에 대한 부담을 줄
일 수 있다. 아스피린 요법의 득과 실에 대해 부록(2)을 읽어보기 바란다.
<칼시움길 차단제도 협심증 환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약은 주로 고혈압에 쓰이는 약이지만 협심증을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적
이다. 협심증 환자에서 많이 사용되는 베타차단제는 딜티아젬(헤르벤), 베
라파밀(이솝틴), 암로디핀(노마스크) 니페디핀(아달랏드)등이다. 우리의
동맥은 수축도 하고 이완도 하는데 세포 속에 칼슘이 들어가면 동맥을 수
축시킨다. 이 약들은 칼슘이 근육세포로 들어가는 통로를 차단함으로써 동
맥을 이완시키고, 결과적으로 혈압을 낮추고 심장근육에 혈액공급을 증가
시킬 수 있다. 협심증 중에서도 관상동맥의 수축으로 발생하는 변이형(경
련성). 협심증에는 니트로그리세린 제제와 칼시움길 차단제가 가장 효과적
이다.
칼시움길 차단제는 협심증 환자의 흉통을 예방하고 혈압을 강하시키는 효
과는 있으나 사망률과 심근경색증을 예방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
다.
<에이스 억제제와 안지오텐신 차단제는 또 하나의 희망>
이 약도 고혈압 치료제로서 등장한 약이다. 그러나 이 약을 심혈관질환이
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가 장기 복용하면 혈압강하 효과 외에도 심장병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HOPE STUDY)가 나와 있어 심혈
관질환 환자에게 또 하나의 희망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이스 억제제는 에나라프릴(레니텍), 캡토
프릴(카프릴 또는 카포텐), 라미프릴(트리테이스), 아서틸, 모노프릴, 티
나트릴, 리시노프릴 등 여러 가지이다. 이 약들은 특히 야간에 마른 기침
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사실을 모르면 많은 환자들이 기침 치료를 위해 검
사도 받고 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이 기침은 건강에 이상이 있어서 생기
는 것은 아니므로 큰 지장이 없을 정도라면 이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기침이 심해지면 새로 개발된 안지오텐신 차단제를 사용하면 기침
을 하지 않고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에서 사용되는 안지오텐
신 차단제는 로사탄(코자), 발사탄(디오반), 칸데사탄(아타칸드), 일베사
탄 (아프로벨)등이며 이 약은 혈압을 상승시키고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안지오텐신이 세포에게 작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차단제이다. 반면에 앞서
언급한 에이스 차단제는 안지오텐신의 생산을 억제하는 약이므로 두 가지
모두 혈압을 강하 시키고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콜레스테롤 강하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콜레스테롤, 특히 저밀도 또는 악성 콜레스테롤의
증가는 동맥경화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많은 협심
증 환자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되어 있다. 협심증 같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악성콜레스테롤치를 100미리그람 이하로 낮추도록 해
야 한다. 미국의 보건성은 식이요법에도 불구하고 협심증 환자의 악성 콜
레스테롤이 130미리그람 이상일 때는 약물로 100미리그람 이하로 내릴 것
을 권장하고 있다.
콜레스테롤은 저밀도 또는 악성 콜레스테롤과 고밀도 또는 양성 콜레스테
롤로 구성되어 있다.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고밀도 지단백에 부착되어 있
는 콜레스테롤이며, 이것이 동맥경화 죽종에 포함되어 있는 콜레스테롤을
제거하여 간으로 운반시켜 주기 때문에 이것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
러므로 이것이 40미리그람 이하로 감소되어 있으면 위험인자의 하나가 된
다. 이 양성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규칙적 운동과 적당한 음주
이다. 하루에 술을 2잔 정도 마시고 약 30내지 40분씩 조깅이나 등산을 하
는 습관은 양성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여성은 폐경기가 올 때까지는 고밀도
콜레스테롤이 남성에 비해 약 10% 높다. 그러나 폐경기가 되어 여성호르
몬 분비가 감소하면 이것도 감소하며, 이때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고
밀도 콜레스테롤이 증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