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신혼여행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
평생 한번 떠나는 허니문인데 너무 가깝다는 점,
또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한 분위기라는 이유로
‘허니문 코스로서의 일본’은 지금껏 그리 각광받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인당 50만원대 제주도 정도를 가는 여행경비로
일본 최고의 테마파크와 초특급 호텔에서 숙식하며
꿈결같은 시간을 보낼 수만 있다면?
IMF 구제금융 시대보다 더 어렵다는 요즘,
가까운 일본은 신혼여행자들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대안이 될지 모른다.
2월~4월은 100만송이 튤립이 하우스텐보스 전체를 뒤덮는 절정을 이룬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하우스텐보스 전경
내부 교통수단 캐널크루저와 상징건물인 전망 시계탑 돔투른
1시간 거리에 있는 네덜란드, 하우스텐보스
부산에서 직선거리로 200km 남짓.
일본을 구성하는 4대 섬 중 한국과 가장 가까운 규슈(九州)는
일본에서도 섬 전체가 대표적인 휴양지로 알려진 곳이다.
바로 이 섬의 왼쪽 끝, 천혜절경이라는 구주구시마(九十九島)를
끼고 있는 사세보시 인근에 일본속의 유럽이라 불리는 ‘하우스텐보스’가 있다.
하우스텐보스는 네덜란드어로 ‘숲속의 집’이라는 뜻.
근대화 초기 일본과 교류가 활발했던 네덜란드를 모델로
49만평의 대지에 초특급 호텔과 별장,
각종 어트랙션들을 찬란하게 꾸며놓은 유럽형 테마파크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고속선으로 2시간 55분,
김해공항에서는 비행기로 50분이면 도착하는 후쿠오카(福岡)는
하우스텐보스로 들어가는 관문역할을 하는 곳.
일본에서 8번째로 큰 도시, 아시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인
후쿠오카는 하우스텐보스로 향하는 신혼부부들에게
적당한 북적임과 만족스러운 쇼핑 시간을 선사하는 곳이다.
후쿠오카에서 전용열차인 특급 JR 하우스텐보스호를 타고
1시간 30분을 가면 바로 테마파크의 정문에 닿는다.
봄이 시작되는 2월부터 4월은 1년 중 하우스텐보스가 절정을 맞는 가장 아름다운 때.
입구부터 펼쳐진 수십만 평의 꽃밭에 100만 송이가 넘는
튤립이 꿈같은 노랑 빨강 융단을 만든다.
정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물가 비싸고 복잡한 아시아의 경제대국 일본’의
이미지는 바다 건너로 사라져 버린다.
이 곳에서는 모든 것이 동화고 모든 것이 낭만이다.
테마파크 안의 운하를 가로지르는 캐널크루저를 타고
숙소가 있는 번화가인 초고층 시계탑 ‘돔투른’으로 갈 수도 있고,
2~3분 간격으로 다니는 클래식 버스를 이용해도 좋다.
둘만의 호젓한 시간을 원한다면
2인용 자전거나 클래식 택시, 마차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할만 하다.
봄의 하우스텐보스에서는 튤립 장식의 웨딩 마차도 볼 수 있다
프리패스로 몇 번이고 탈 수 있는 클래식 버스
팰리스 하우스텐보스 전경. 바다쪽의 정원이 하이라이트다
팰리스 하우스텐보스 안의 환상적인 벽화와 장식품
오후 5시부터 화려한 샹들리에가 불을 밝히는 글래스 뮤지엄
캐널크루저의 내부
돔투른 앞 레스토랑 광장에서는 이런 거리공연도 심심치 않게 펼쳐진다
유럽형 초특급호텔에서 꿈같은 하룻밤
하우스텐보스는 입장하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자고, 먹고,
놀고, 보는 모든 것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복합형 레저타운이다.
이 안에 있는 호텔은 모두 5개. 어느 호텔 할 것 없이 일본 내에서
하루 숙박비 2만엔(약 22만원)을 넘는 초특급 클래스의 호텔이다.
이 중 한국 신혼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곳은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호텔 덴하그와 가장 클래식한 멋을 지니고 있다는 호텔 유럽.
두 곳 모두 중세 유럽의 고풍스러운 성을 연상케 하는
외관부터 로비에 들어서면 바닥과 천장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벽화와 소품들이 보는이를 매료시킨다.
객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원하게 트인 전망과
환상적인 하우스텐보스의 야경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다.
하우스텐보스의 하이라이트는 매일 밤 8시40분 부터 펼쳐지는 레이저쇼와 불꽃놀이.
비발디의 ‘사계’를 테마로 30분간 찬란한 레이저 광선이 춤추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3분 동안 2천발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는
‘Four Seasons in the Sky’는 이 곳이 아니면 구경할 수 없는 환상의 나이트쇼.
여름방학 시즌에는 일본의 수학여행단들이
이 환상적인 밤의 향연 하나를 보기 위해 전국각지에서 모여들 정도다.
하지만, 이 곳에 묵는 커플들에게는 불꽃놀이가 끝난 9시 이후가 더 큰 하이라이트다.
대부분의 일반 입장객들이 퇴장하고나서 49만평의 웅대한 테마파크 전체가 적막에 젖어드는 것.
이 순간부터 둘 만의 궁전이 펼쳐진다.
자정까지 불을 밝히는 하우스텐보스의 모든 조명과 장식물들이
정말 두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착각에 빠져들 정도다.
파라솔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와인을 한 잔 해도 좋고,
호젓한 숲길을 따라 심야 데이트를 즐겨도 좋겠다.
매일 저녁 8시40분부터 펼쳐지는 레이저쇼
레이저쇼 막판 3분간 2천발의 불꽃이 터진다
낭만으로 다가오는 하우스텐보스의 야경
호텔 덴하그 전경
덴하그의 하버뷰 디럭스 트윈 룸
호텔 유럽 전경
신혼커플을 위한 호텔 유럽의 더블룸
테라스에서 둘 만의 오붓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다
20여가지 어트랙션과 세계 각국의 요리 즐기기
꿈같은 하룻밤이 지나고 둘만의 궁전에 다시 해가 떠오른다.
룸으로 배달된 근사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하우스텐보스 오전 관광에 나설 차례.
이 곳 안에는 모두 20여 개의 어트랙션과 박물관들이 있어
하루를 꼬박 보아도 다 보지 못할 만큼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인기 있는 어트랙션은 3D 환상체험 극장인 ‘미스테리어스 에셔’와
네덜란드의 대홍수를 실내에 재현한 ‘호라이즌 어드벤처’.
디즈니랜드나 다른 테마파크와는 달리 이 곳은 인기 있는 어트랙션도 줄을
서지 않고 곧바로 입장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이 곳의 모든 시설을 ‘프리패스’ 한 장으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신혼커플들이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은
이 곳 가장 안쪽에 자리한 상징건물 ‘팰리스 하우스텐보스’다.
네덜란드 여왕이 살았던 궁전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곳으로 내부는 미술관으로 꾸몄고,
바다 쪽으로 향한 정원은 기가 막힌 디자인의 궁정정원으로 만들어 놓았다.
왕실에서나 볼 법한 잘 가꾸어진 정원은 기가 막힌 기념사진을 만들어주니 카메라는 필수.
하우스텐보스 안에서는 일본어를 잘하지 못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친절하게도 이 곳에는 10여 명의 한국인 직원이 상주하고 있고 어트랙션
대부분이 영어와 일어, 중국어, 한국어로 된 안내방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을 들으려면 국내에서 쓰던 이어폰을 가져가도 되고,
현지에서 200엔(약 2천200원)을 주고 잠깐 대여 할 수도 있다.
허니문의 기쁨을 두 배로 만들어주는 현지식도 하우스텐보스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곳곳에 있는 유럽형 레스토랑에서는 오리지널 치즈퐁듀와 케이크,
스테이크 등을 맛볼 수 있고, 네덜란드에서 직수입한 20여종의 정통 치즈를 맛볼 수도 있다.
일식 레스토랑에서는 회와 덴푸라(튀김), 각종 산채들로 차려진 정통 회정식도
준비하고 있으며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오렌지 광장 앞에는 오리지널 일본 라멘도 팔고 있다.
국내 중국집에서 먹는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나가사키 짬뽕도 기억에 남는 먹거리.
한식을 그리워하는 한국인과 식도락가 일본인들을 위해 한국 레스토랑 ‘서울’에서는
돌솥비빔밥과 김치찌개도 팔고 있으니 입맛이 맞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외에도 세계의 환상적인 스테인드 글래스와 크리스털 등을 전시해놓은 글래스 뮤지엄,
세계최대의 테디베어 인형이 인기를 끄는 테디베어 뮤지엄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하우스텐보스 곳곳을 누비는 거리 공연단
네덜란드 대홍수를 재현한 호라이즌 어드벤처
인기높은 어트랙션 미스테리어스 엣셔
다양한 레스토랑가에서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돔투른 아래 있는 노천 레스토랑가
INFORMATION
위치 일본의 4대 섬 중 한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규슈, 규슈의 왼쪽 끝에 자리하고 있다. 제주도보다 조금 아래쪽에 있는 셈.
바로 옆에 원폭투하지로 알려진 나가사키와 꿈의 구주구시마를 끼고 있는 사세보시가 있고,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엄청난 규모의 활화산 아소산이 자리하고 있다.
하우스텐보스를 중심으로 약 2시간 거리 모두가 일본인들이 최고의 휴양지로 꼽는 삼각 레저타운을 이루고 있다.
교통 김해국제공항에서 후쿠오카까지 비행기로 50분이 채 안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부산에서 후쿠오카항 까지는 물위를 3m쯤 떠서 달리는 초고속 제트포일로 2시간 55분이면 닿는다. 허니문의 소중한 한나절을 답답한 비행기에서 보낼 필요가 없는 것이 장점.
전력 한국과는 다른 110볼트를 쓴다. 헤어드라이어는 전 객실에 비치되어 있으니 따로 챙길 필요가 없고, 디지털 카메라 충전기 등 프리볼트 제품이라면 500원짜리 어댑터 하나만 준비하면 OK.
환율 화폐단위는 엔(Yen)이다. 1월 중순 현재 환율은 약 11.5:1로 1만엔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11만5천원이 필요하다. 현지에서는 환전이 쉽지 않으니 출발 전 공항이나 여객터미널에서 바꾸어 가는 것이 좋다.
기후 딱 제주도 정도를 연상하면 좋은 날씨다. 실제로는 조금 더 아래쪽에 있으므로 제주도보다 포근하다고 보면 된다. 한 겨울에도 외투가 필요 없을 만큼 따뜻하고 대기오염의 영향을 덜 받아서인지 언제가도 새파란 하늘을 만날 수 있다.
복장 2월에 출발한다면 도톰한 외투와 긴팔 옷 한 벌 정도만 챙기면 된다.
음식 서구 스타일의 음식이 입에 잘 맞거나, 일본에 갔으면 일본음식을 먹어야 제 맛이라는 사람은 아무것도 준비할 필요 없다.
호텔 내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대부분 유럽스타일이다. 일식을 원한다면 돔투른 내에 위치한 일식 전문점을 찾아가면 된다. 다만, 만일을 대비해 튜브형 고추장 하나 정도는 챙겨가면 무척 요긴할 듯.
팁 일본은 팁을 거의 주고받지 않는 나라다.
원칙적으로 하면 단 한 푼의 팁도 쓰지 않고 신혼여행을 마칠 수 있다.
다만, 방청소를 해 준 메이드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면 200~300엔 정도만 머리맡 테이블에 ‘Thank You’정도의 메모와 함께 놓아두는 것이 좋다. 메모가 없다면 그 돈 역시 절대 손대지 않는다.
소비세 일본은 모든 상거래에 5%의 소비세를 부과한다.
예를 들어 1천엔짜리 정식을 사먹었다면 요금의 5%인 50엔을 더해 1천50엔을 내면 되는 것. 이 금액은 팁이 아니라 국고로 들어가는 세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