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 있는 곳에 감성돔 있다
꾼들에게 복어는 가장 골치 아픈 잡어다. 고등어나 전갱이 같으면 낚아서 반찬이라도 한다 치지만 독을 지닌 복어는 애꿎은 바늘만 잘라먹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어종이다. 낚시터에서 복어를 만나면 대부분의 꾼들은 대개 귀찮아 하지만 전문꾼들은 오히려 복어를 반가워 하며 더욱 낚시에 집중한다. 복어가 있는 곳에 감성돔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산란철에 더 신빙성이 가는 이야기다. 복어가 감성돔 알을 먹기 때문이다. 큰고기의 알은 대부분 작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것은 학계에서도 증명된 이야기다.
발판 편한 곳에 감성돔 없다
갯바위는 전문꾼만 찾는 것이 아니라 얼치기 꾼부터 초보자, 낚시꾼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꾼들이 찾는 곳이다. 이런 꾼들이 낚시터를 찾으면 가장 먼저 지목하는 포인트가 발판 편한 곳이다. 이런 곳은 오랜 세월 동안 수도 없이 많은 꾼이 다녀간 곳. 그 꾼들이 한번씩만 채비를 넣어도 수천 번은 넣었던 곳이라고 볼 수 있다. 포인트로서의 가치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전문꾼들은 이런 곳을 피한다. 생자리면 더 좋고 발판이 아무리 험한 곳이라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요즘은 이런 곳이라야 손맛 다운 손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도권을 가보면 추자군도 나바론 직벽이나 거문도 코바위 일대 등 오도가도 못하는 직벽에 딱 붙어 낚시를 하는 꾼들을 볼 수 있는데 다 이런 이유에서다. 또 이 말은 교통 편한 곳에는 고기 없다라는 말과 일맥 상통한다. 꾼들이 오지에 있는 낚시터를 찾아가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감성돔은 망상어와 같이 놀고 벵에돔은 자리돔과 같이 논다
요즘 부각되고 있는 밑밥의 효력을 증명시켜주는 말이다. 감성돔이나 벵에돔을 불러 모으기 위해 밑밥을 뿌리면 잡어떼가 함께 몰려드는 것 때문에 생겨난 말. 실제로 눈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벵에돔은 자리돔 아래층에서 노는 것이 눈에 곧잘 띈다. 또 생김새가 비슷해서 생겨난 말이기도 하다.
조류방향 바뀌면 입질 온다
“물색 바뀌면 입질 온다” 라는 말과 맥을 같이 하는 이야기다. 유명 포인트에서 낚시를 할 때 하루종일 입질이 없다가 잠깐동안이라도 원하는 방향으로 조류가 흘러준다든가 물빛이 변하면 낚시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에서 유래된 말이다. 실제로 조류가 바뀌거나 물색이 변했을 때 입질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쩍 썬 자리 고기 안 붙는다 집어제 보급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갯바위에 붙은 홍합, 따개비 등은 좋은 집어제 역할을 했었다. 망치로 부숴 넣거나 삽으로 갯바위를 긁어 포인트로 밀어 넣어 집어효과를 노렸다. 그러면 한 며칠은 낚시가 잘 되나 그 다음부터는 오히려 낚시가 잘되지 않는다. 죽은 쩍의 껍질은 석회질로 변해 포인트 바닥을 썩게 만드는 백화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백화현상이 일어난 포인트에는 아무런 해조류가 자라지 못해 찾아오는 물고기가 없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나라에서도 뒤늦게 이런 사실을 인식하고 어민들에게 바다에 함부로 조개껍질을 버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첫고기 망상어면 그날 낚시 안풀린다
망상어는 감성돔과 입질 형태, 초반 당길힘 등 여러 모로 비슷하다 보니 감성돔으로 기대했다가 막상 망상어가 올라오면 허탈감이 밀려와 생긴 말이다. 실제로도 여럿이 낚시를 할 때 첫 고기를 망상어로 장식한 꾼은 그날의 징크스가 되어 하루종일 낚시가 풀리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낚시사부와 제자가 같이 낚시하면 제자가 큰고기 낚는다 이와 비슷한 말은 많다. 낚시대회를 하면 초보자가 일등한다, 낚시 따라왔다가 대물 낚는다 등등. 이런 말은 낚시가 운칠기삼이라는 말을 입증시켜 주는 말이다. 즉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고기가 없으면 못낚고, 실력은 없어도 고기가 물면 누구나 낚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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