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년 7월 29일 밤 11시에 평택을 출발하여 서해안을 타고 목포를 경유하여 완도항에 도착. 청산도에는 첫배 6시 배를 타고 청산도 항구에서 5분 거리인 민박집에 도착하였다.
몇년전에는 지리 해수욕장에 민박을 잡았었는데 그때는 3만원 이었다.
두세명 잘만한 방이었고. 금년에는 방이 없다하고 5만원으로 올라 있었다.
지인의 소개로 도락리에 있는 파란집으로 민박을 갔다.
3만원, 5만원, 8만원인데, 에어컨 있는 큰방이 8만원이었다.
밤새 달려와서 피곤하여서 그랬는지 아침 8시가 조금 못되어서 도착하여 일단 체크아웃시간전에 도착한 우리는 민박집앞에서 짐을 풀고 밥을 해 먹었다.

만조때 민박집 앞 정경
물이 어찌나 맑은지 복어가 코앞에서 돌아다니는게 다보인다.
정말 맑다.


도락리 파란집 - 방값이 싸다
지리 해수욕장이나 신흥리 해수욕장은 5만원 이상이다.
단지 흠이있다면, 아이들이 있으면 아이 한명당 만원씩 추가다.
물을 많이 써서 그런다고 한다.
주로 낚시꾼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그러나 집앞에 간조가 되면, 어느 해수욕장 못지않게 깨끗하고 재밌는 바다가 펼쳐진다.
해수욕장은 차타고 가면 된다.
인근 해수욕장은 텐트 치는데 당일은 무료니까~
이 민박집에서는 할일이 아주 많다.

평상에서 밥을 해먹고 낮잠도 잔다.
주인아주머니 혼자 사시는데 저기 보이는 모기장에서 밤에 주무신다.
밤에는 엄청 시원하다.
모기장이 있으면, 나와서 자도 좋을 듯 싶다.
바닥은 자갈이고. 깨끗한 편이다.

하루가 지났는데 아주머니가 보고싶다.
구수한 말솜씨~ 냉장고에서 야채같은거 꺼내먹으라고 하시고 김치도 주신다.
음식솜씨가 좋으시다.
낚시꾼들은 이집 아드님이 운행하시는 배를 타고 배낚시를 하거나 작은 섬으로 새벽에 나갈때 식사도 할 수 있게 하시고, 도시락도 싸주신다.
근처 욕지도나 그 뭐였더라... 낚시꾼들에게 유명한 섬인디... 하튼 근방에서도 배값이 5만원인데 이집은 2만원이다.
선상낚시는 20만원,
아드님이 팔뚝만한 농어를 잡아오시기도 하고 3키로가 넘는 삼치를 잡아 오셨는데 다섯살 짜리 꼬마의 키 만하였다.
밤에 회를 떠서 민박하는 사람들에게 맛을 보여 주셨다.
꼭 참치같았다.
그렇게 큰 삼치는 첨봤다.
아주머니는 솔직하시다.
큰아드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둘째 아드님만 남았는데 완도에서 생활한다.
주로 낚시꾼들을 배로 이동시키거나 배낚시를 시키신다.
아저씨는 돌아가셨고.
혼자 힘들어 하신다.
다리가 편찮으신 것 같다. 환갑이 지나셨는데. 누구에게나 있듯 상처가 있으신 분이다.
근데 다정다감하다.
아주머니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너무 사사로운 이야기라 빼야 겠다.
다만, 몇해전까지만 해도 배를 직접 몰고 가이드도 하셨다고 한다.
낚시꾼들이 자리좀 옮겨달라기에 바다에서 옮겨태워주었는데, 그 손님들이 민박 한번 해보시라 권유해서 시작하신 것이 지금까지라 하신다.
아주머니가 사람이 좋아서인지 장사가 잘되었다고 하고, 우리가 간 날도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가을이면 가을, 겨울이면 겨울 나름대로 낚시꾼 손님이 많아서 인것 같다.
굳이 낚시꾼들이 아니라도 조용하고 깨끗해서 만약 담에 청산도에 다시간다면, 다시 찾을 것이다.
부부방이 하나있는데 거긴 욕실이 딸려있다. 특별히 그 방을 달라고 해야 한다.ㅎㅎ
그리고 우리가 묵은 방은 창문이 넓어서 좋고 맞바람칠 수 있는 창이 하나 더 있다.
에어컨 안킬테니 5만원에 해달라고 하면, 주실 것 같다.ㅋㅋ
사실, 한여름에도 에어컨 없이 정말 시원하다.
괜히 에어컨이 달려있어서 비쌌다.
화장실에는 수건과 일회용 칫솔, 샴푸, 비누 다 구비되어있다.
정수기, 얼음물, 세탁기 ... 대강 몸만 가면 될 듯 싶다.
3박 4일을 계획하였다면, 이틀만 묵고 하루는 아무 솔숲이나 해수욕장 솔숲에서 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라면, 민박에서 이틀 자고 하루는 신흥리에서 잘 것 같다.
하루는 게, 해삼, 소라잡고, 하루는 신흥리에서 조개잡고, 하루는 코스를 따라 슬슬 섬을 둘러보고... 낚시는 짬짬이... 섬을 둘러보는 것은 한나절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단!!! 이동네 민박하는 사람만 잡을 수 있다.동네사람들이 지킨다.ㅎㅎㅎ



첫날 아침밥을 해먹고 오후에 간조가 되어 바다에 들어갔다가 해삼을 많이 잡았다.
돌이 있는데 돌틈에 있다.
크기도 하고 해삼이 이렇게 가까이서 쉽게 잡힌다.
기냥~ 줍기만 하면 된다.ㅎㅎ


돌게
정말 이거 잡는데, 얼마나 신이 났었는지...ㅎㅎㅎ
물이 빠지면서 게들이 신나게 도망가는 것을 소쿠리하나들도 건져내면 된다.
호미로 꾹 누르고 얼른 바구니를 갖다대면 쏙 들어온다.
ㅋㅋ 맑은 물에서 지가 도망가봐야 다보였는데. 그래도 잽싼 놈은 못쫓아 간다.
모래사장을 철퍽거리면서 시어머니, 친정엄마, 신랑, 그리고 나는 얼마나 뛰었던가?
이걸 찌개를 끓였는데 비린내도 하나없고 정말 맛있었다.

특히 물빠진 돌틈에 숨어있어서 처음에는 바다를 뛰어나니며 잡았는데, 나중에는 바다 가장자리 돌을 들어내기만 하면 요놈들이 막 튀어나와서 호미로 잽싸게 잡고 소쿠리에 얼른 담으면 되었다.
어른들도 정말 즐거우셨다고 한다.

나는 첫날 잡은 것은 게찌개를 끓여 먹었고, 마지막날은 일찍 잡아 소금을 뿌려 재서 얼음에 묻어 집으로 가져와 게장을 담았다.ㅎㅎ

소라
물이 들어올때 소라가 함께 올라오는데 모래위에 막 널려 있다.
기냥 줍기만 하면 된다.
ㅎㅎㅎ맛도 정말 쫄깃 거린다.
옆집 민박에 든 아저씨는 하루종일 잡으러 다니더니, 아주 한다라를 잡아서 마지막날 보니 신흥리 해수욕장에서까지 삶아먹고 있었다.
친정엄마는 그 아저씨와 라이벌이 되어서 열바퀴를 넘게 바다를 헤메고 다녔다고 한다.ㅎㅎㅎ
고단 하셨을 것이다.

친정엄마가 잡은 골뱅이
바다에 주먹만한 이놈이 입을 두손바닥 만큼 벌리고 누워있는데 하도 안떨어져서 호미로 팠다고 한다.
ㅎㅎㅎㅎ 생각만 해도 우습다.

돌게 매운탕.
아... 정말 맛있었다.

비린내 없고 구수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된장찌개를 많이 끓여서 남은 것을 넣고, 고춧가루 팍팍 넣고 긇였는데 정말 맛있었다.

민박집은 바다 코너 파란 집이다.
보기에는 그냥 그렇지만, 원래 뭐든지 멀리서 보아야 아름다운 것이다.
이 사진만 보아도 서편제 송화가 길떠나던 그 솔길을 따라 갈 것만 같은 청산도... 민박집은 이집이 제일 괜찮은 것 같다. 밤풍경도 멋지다.(061-552-8873, 도락리 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