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101세까지 살면서 미국의 국민화가가 된 모지스 할머니. 75세에 신진 작가로 선정돼 86세에 슈퍼스타 작가로 등극한 영국의 로즈 와일리.
전라남도 광양의 작은 집, 작은 거실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김두엽 할머니는 한국의 ‘모지스’이자 ‘로즈 와일리’라 불립니다. 김두엽 할머니는 두 화가보다 늦은 나이인 83세에 그림을 시작해 혜성처럼 나타난 94세 화가입니다.
‘내 이름은 두엽이예요. 18살 때까지는 야스코였고요.’
94세 화가 김두엽은 오사카에서 태어나 18살 때까지 일본에서 살았습니다. 어머니가 김두엽 작가를 임신한 상태로 일본에 건너갔는데 사정이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주민등록이 되지 않아 학교를 다니지 못했습니다.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학교를 갈 수 없었던 야스코는 13살 때부터 책 만드는 공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내가 글은 모르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기분이 정말 좋아요.’
김두엽 화가는 83세가 되던 해에 무심히 그린 사과 한 개가 시작이 되었습니다. 택배기사로 일하면서 화가활동을 이어온 막내아들이 출근을 한 후 혼자 있는 하루가 너무 심심해서 아들의 물감을 갖고 한번 그려본 그림이었습니다.
퇴근한 아들이 그 그림을 보고 '너무 멋진 그림'이라며 칭찬을 해 주었는데, 그 다음날 바로 문구점에 가서 스케치북을 샀습니다.
할머니 화가, 김두엽은 그날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그림을 그립니다. 시간이 아까워 이웃집에 마실도 가지 않을 정도입니다. 할머니의 그림에는 나무와 꽃이 많습니다. 조용히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입니다. 오로지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 왔던 것을 쓱쓱 그려내는데, 따뜻한 세상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난 그냥 머릿속에서 생각나는대로 그리는 거예요.
사느라고 바빠서 어디 많이 다니면서 본 것이 없어요.’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다”는 말도 있지만 “끝이 좋아야 모든 게 좋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는 이 즈음, 나뭇잎도 떨어지기 전 단풍들 때가 가장 아름답고, 과일도 익어 수확할 때가 가장 탐스럽습니다. 노년기라도 꿈을 가지고 배우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면 , 그 꿈길 어느 한 자락에 쓰러져 떠날 때, 생은 아름답게 갈무리될 것이라 생각되는 아침입니다.
누군가의 인생 / 나태주
너 자신을 아껴라
너 자신을 위로하고
칭찬하고 또 껴안아주라
할 수만 있다면
10년 뒤의 너 자신의 모습을
가슴에 품고 살아라
그러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10년 뒤에 네가 되고 싶은
너 자신이 될 것이다
이것이 너의 인생이고
나의 인생
우리들 모두의 날마다의 삶이다
(sns에서 문종익의 글 옮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