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나누어도 될지 좀 망설였습니다만,
세월에, 친구에 제 나름 의미 부여를 하고 여러분과 나눕니다.
지난 주말, 경남 창원으로 중고등 학교 친구들 모임을 다녀왔습니다.
김해 봉하마을도 가고, 주변 맛난 음식도 먹고,
노래방 가서 목청껏 부르고, 젬병인 춤도 추고...
오랜만에 마음껏 즐겁게 놀았습니다.
서울, 대전, 부산 등 전국에 흩어져 살다보니 만나기가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런 만남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친구들에게 보낸 여행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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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오가는 길, 시집 한 권과 함께 했었지.
조동진 시집 <우리같이 있을 동안에>.
단 한 번도 만난적 없는 그의 노래들이지만,
이리저리 마음 가닥 못 잡고 흔들릴 때마다,
그때마다 나를 어루만져 주었네.
말 없이, 부드럽게. 내 친구들처럼.
<나뭇잎 사이로>, <제비꽃>, <작은 배>,
나를 벅찬 행복으로 이끌어 주었네.
그래서 나는 그를 감히 형님이라 부르기로 했네.
그중 한 곡 <행복한 사람>
"울고 있나요 당신은 울고 있나요
아아 그러나 당신은 행복한 사람(후략)"
십오년 전, 잠시 머물렀던 그 곳 창원.
이번에는 친구들이 나를 반가이 맞았네.
그동안 함께 해온, 앞으로도 함께할 내 벗들. (동고동락)
많이 먹고 많이 웃었네.
봉하에서, 부산 명지에서, 상남동 횟집과 노래방에서,
북면 목욕탕에서, 용지 못에서...
내 마음의 대통령님을 만나 명복을 빌었고, 맛난 조개를 먹었네.
번화한 시내 한복판에서 호탕하게 뛰어 놀았고,
벌거벗은 몸으로 땀을 빼고, 서로 등을 밀어주었네.
그리고 우리는 각자의 터전으로 떠났네.
다시 내려 조금더 같이 있고싶었지만 잠시 접어두기로 했네.
만남과 헤어짐은 모두 인생의 한 조각들 아니겠나.
창원에 남은 벗에게서 문자가 왔네.
"자네들 모두 떠나고 나니 마음 몹시 허하네."
언젠가 우리에게도 쓸쓸한 날들 오겠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같은...
조금씩 다가올 그때를 담담하게 받아들인 준비를 해야하네.
많이 즐거웠네.
이 해가 가기 전 제주도 여행 한번 가세.
아니, 어디라도 좋네.
같은 공간을, 같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면...
모두 건강하게.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