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월드컵예선 아프리카대륙의 최대 이변이자 파란의 주인공은 바로 앙골라일 것이다. 앙골라는 지금껏 세계축구과는 거리가 먼 축구변방이 불과하다. 지난 1975년 독립한 후 86년멕시코월드컵 지역예선부터 아프리카지역예선에 얼굴을 내민 앙골라는 줄곧 1,2차예선에서 탈락했다.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 2002한일월드컵 아프리카예선 1조에서 카메룬에 이어 2위(3승4무1패)를 차지한 것이 최고성적이다. 당시 조1위 카메룬을 홈에서 2:0으로 꺽었던 적도 있었지만 이미 본선진출은 물건너간 뒤의 경기라 무의미했다.
아프리카네이션스컵도 지난 98년도 출전이 유일한데 당시 월드컵본선진출국이였던 남아공과 0:0로 비기며 선전했지만 나미비아와 3:3, 코트디부아르에겐 2:5로 참패당하면서 예선탈락했었다.
앙골라는 아프리카 남서부에 위치한 인구 1036만의 나라다. 수도는 루안다이고 대서양을 면한 항구도시로 앙골라내에서는 최고의 도시다. 지난 1975년전까지 앙골라는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나라다. 그래서 축구에 있어서도 현 대표팀선수들 중 포르투갈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과연 이 축구변방에 속하는 나라가 어떻게 월드컵 본선에 올라올 수 있었을까...앙골라는 이번 지역예선에서 나이지리아, 짐브바웨, 알제리 등과 함께 예선 4조에 편성. 나이지리아의 독주체제가 예상됐던 조였다. 앙골라는 1차예선 차드와의 홈어웨이경기에서 원정에서 3:1로 역전패 당한뒤 홈에서 2:0으로 승리하면서 원정골 우선원칙으로 가까스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그런 앙골라에 본선진출의 희망에 되어 줄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앙골라는 알제리와의 원정 첫경기에서 득점없이 무승부를 기록한 이어 2번째경기에서 아프리카 최강 나이지리아와의 홈경기에서 종료 6분전 터진 아크와(28, 카타르SC)의 천금같은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가봉 원정에서 2:2로 비긴 앙골라는 르완다, 짐바브웨를 홈에서 내리 1:0으로 격파. 당당히 조선두에 오른다. 이후 짐바브웨 원정경기에서 0:2로 완패당한 앙골라는 나이지리아와 승점이 같아지면서 다시 조선두를 위협받게 된다.
가까스로 홈에서 알제리를 2:1로 꺽은 뒤 다시 이번예선 최대고비인 나이지리아 원정에 나섰다. 앙골라는 최소 비기더라도 승자승 원칙상 조1위를 지켜낼수 있었다. 전반 나이지리아의 제이제이 오코차에게 시작한지 5분만에 골을 내줬지만 후반 중반 피구에이레도(포르투갈 산타클라라)의 극적인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조선두가 유지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홈에서 가봉을 3:0으로 꺽었지만 나이지리아도 여전히 전승하면서 이제 본선티켓싸움은 최종전으로 넘어갔다. 앙골라는 르완다 원정경기에서 승리하면 승자승원칙으로 본선행이지만 비기거나 패한다면 같은날 나이지리아가 승리할 경우 순위가 뒤바껴지는 상황이였다.
후반 중반에 넘어서도 0:0 답답한 경기는 계속됐고 같은 시각 나이지리아는 홈에서 짐바브웨를 대파하고 있었다. 이대로가면 앙골라의 탈락이였지만 여기서 스트라이커 아크와의 한방이 모든 운명을 갈라놓았다. 두들겨도 열리지 않던 르완다의 골문을 종료 11분전 뚫은 것이다.
결국 1:0 승리는 앙골라의 사상 첫 월드컵 본선진출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었고 슈퍼이글스 나이지리아는 막판 짐바브웨에게 5:1로 대승하고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앙골라전 1무1패로 끝내 조선두자리를 뺏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다.
그 환희의 순간에는 지난 아프리카예선 12경기에서 5골을 터트린 스트라이커 파브리스 아크와(28, 카타르SC)가 있었다. 아크와는 나이지리아와의 홈경기 결승골과 최종전 르완다전의 결정적인 골 등 예선에서 중요한 고비때마다 앙골라를 살려낸 영웅이다.
포르투갈의 명문 벤피카와 아카데미아에서 선수생활을 한 적이 있는 아크와는 최근 카타르리그로 이적한 이후에도 앙골라대표팀 공격의 핵심선수로써 팀최다득점은 물론 현재 없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선수다. 그는 내년 월드컵에서 여느 아프리카선수들 마찬가지로 빅리그진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플라비오(페트로 아틀레티코)도 예선에서 2골을 터트린 공격수다. 짐바브웨와 알제리의 홈경기 결승골을 포함, 아크와를 뒷받침하는 선수다. 브루노 마우로(포르투갈 벨레넨세스)는 지난 차드와의 1차예선에서만 2골을 뽑아내면서 앙골라를 최종예선으로 올려놓은 선수다. 하지만 현재 그는 최근 부진으로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르완다 홈경기 결승골의 주역 프레디(포르투갈 우니앙 레이리아)와 마르코 파블로(포르투갈 에스토릴) 역시 예선에서 1골씩을 기록한 스트라이커들이다. 러브(AS 아비아카오) 역시 빼놓을 순 없다.
미드필더에서는 제 칼랑가(예선 1골, 페드로 아틀레티코)를 비롯해 포르투갈의 명문 보아비스타에서 뛰고 있는 안드레(포르투갈 보아비스타), 그리고 피구에이레도(포르투갈 산타클라라)와 질베르토(이집트 알 알리) 등이 포진돼 있다.
수비는 잠바(AS 아비아카오), 얌바 아바(AS 아비아카오), 로코(페트로 아틀레티코), 야킨토(AS 아비아카오) 등이 조율하고 있는데 이번 지역예선 12경기에서 단 9실점으로 막아냈다.
앙골라대표팀은 특별히 눈에 띄는 선수는 없지만 주전 대부분이 포르투갈리그에서 뛰고 있는 만만치 않은 팀임은 틀림없다. 본선 상대국에게도 아직 전력노출이 전혀없는 상태이고 아직 검증받지 않은 선수들이기에 앙골라전력은 배일이 가려있다. 앙골라는 자금부족으로 인해 자국감독을 활용하고 있다.
루이스 데 올리베이라 감독은 스타선수 하나없는 이 축구변방을 월드컵 본선무대까지 이끌어냈다. 그러나 아프리카 대다수의 나라들의 특징인 상승세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이번예선에서 앙골라가 잘 보여줬다.
이번 본선에서 앙골라에게 큰 기대를 거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대회 본선에 오른 5개 아프리카 나라중 최약체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앙골라국민들은 다르다. 지난 예선에서 그들의 보여준 저력은 본선에서 기대를 갖게 할 만한 충분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과거 월드컵에서 아프리카국가들이 해낸 것처럼 앙골라도 이번본선에서 반드시 해낼 것이라 국민들은 믿고 있다.
앙골라 스쿼드
골기퍼 : 주앙 페레이라(포르투갈, 모레이렌스), 라마 (페트로 아틀레티코), 누노(AS 아비아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