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28일 탄도항
GPS:37도11,43N 126도39.02E
27일 어제, 스키퍼문의 제의하에 같이 동승할 크루들이 이번 일구간 항해에 필요한 선용품을 공동구매하고 바람바다호의 사전 정비와 청소등등을 위해 하루 일찍만나 이미 준비한 개인 용품을 배안에 두고 인근 대부동의 한 슈퍼에서 먼저 쇼핑을 시작했다. 항해 경험이 많은 스키퍼 문의 의중이 주를 이룬 것이지만 식품의 구매는 각자의 선호도가 다른 만큼 그 의견을 어느정도 수렴하여 일회용(인스턴트/레또르트/캔등)과 양념과 소채(감자/양파/감자등) 부식(건 멸치/달걀/ 건북어등)간식류와 휴지 그리고 생수를 충분히 준비한 다음 경유와 허드렛물(끓이면 음용 가능한물)까지 채워 넣음으로 그 준비를 일단락 지었다.
28일 08;30 이미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 아침바다임에도 항해일정대로 경적을 울리며 드레이크가 선도하기 시작하자 바람바다호도 닻을 올리고 엔진 시동을 건후 선수 선측에 배를 충돌로 부터 보호하기위해 늘어뜨려 놓은 텐더들을 들어 올린후 같은 방향으로 나아 갔다. 비옷으로 중무장한 스키퍼문 알렉스와 나 그리고 문 쥬니어(고2의 키타리스트 겸 리드보컬 지망생)는 마치 전장으로 나가는 듯한 비장한 심정이 되어 투지를 불태우고있는듯 굳은 표정이었다.
경기만 입파도를 벗어나 침로(나침반이 가리키는 배가 나아갈 방향)를 남쪽으로 전환하여 당진앞 바다와 풍도 사이의 수로를 지날때쯤 까지는 비는 계속되었고 때문에 비옷속에까지 스며든 빗물로 이동전화기는 불통이 되고 바람도 없이 엔진동력으로 두시간을 왔을즈음에야 비는 멈췄다. 그이후에도 이어진 바람없는 항해가 계속 되는듯했는데 태안 반도를 앞둔시간 13:30경 배의 속도가 돛을 올리지 않았슴에도 1~2노트 정도 빠르게 GPS의 속도표시가 달라져 나타나기 시작 했다. 이유는 순조류(조류가 배의 진행 방향으로 흐르며 배를 뒤에서 밀어 앞으로 나아가는 데 가속도를 실어줌) 게다가 14:20분경 부터는 남서진하고 있는 우리 배에 남풍이 불어와 메인 세일을 올리고 바로 집세일 마져 올려 임산부같이 바람을 탱탱하게 안은 모습의 돛이 되자 배는 더욱 탄력을 받았고 드디어는 엔진을 끄고 "택킹실시"라고 외치는 스키퍼 문의 주문에 따라 저멀리 보이기 시작한 만리포 해수욕장이 있는 해안선을 따라 거침없이 나아가 순식간에 오늘의 첫 정박지인 모항에 16:00경 입항 할 수 있었다. 모항의 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항구의 한가운데에 지나다니는 다른 배들에게 지장이 없도록 앵카를 내리고 다시한번 안전 상태를 점검 해경 파출소에 입항 수속후 소장의 권유로 모항의 특산물인 붕장어(아나고)구이와 탕으로 든든한 저녁을 끝내고 잠을 청한 시간 이미 어두워진 어항에 뒤늦은 작업을 한 한척의 어선의 엔진 소리가 들리자 건너편 언덕 어느집엔가 불이켜지고 주인의 무사귀환을 먼저 알아챈 충직한 개의 짖는 소리를 자장가로하여
고단한 하루를 꿈에 같이 재웠다.
7월29일 만리포 모항06:00
GPS:36도46,71N 126도07,94E
오늘의 목적지인 군산앞바다의 위도까지 70여마일을 15시간 정도 항해를 할 예정으로 서둘러 일어 났을때 10미터 앞도 분간키 어려운 안개가 사위를 감싸고, 아니나 다를까? 해경에서 가시거리 500미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항해를 자제하라는 전화가 왔다.스키퍼김과 문의 심사숙고 끝에 기다려보기로한후 09:30분이 되어 주변이 밝아졌는데도 좀처럼 안개는 벗겨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이러단 정해진 일정에 큰 차질을 염려한 스키퍼김의 단호하고도 신속한 결정으로 해경에 양해를 구한후100~200미터 정도의 가시거리의 안개 자욱한 바다로 나아갔다. 물론 목적지도 위도에서 어청도(모항에서 35마일 쯤 되는곳)로 바뀌었고선수에 앉은 나는 시력 낮은 눈을 브릅뜨고 좌현11시 방향 부표/우현 두시 방향 통나무라고 외치며 뱃길을 안전하게 열어가려 하였다. 침로 175.8도(정남향의 경우 180도니깐 거의 정남향으로 선수가 나아가고 있슴)15시30분 황도와 외연 열도의 바다를 지나 17:30분 어청도포구 어귀의 붉은등대(맞은편엔 하얀등대-녹색등/출항로)를 끼고 입항하였다. 군항이면서 어항이기도한 그곳의 부두에 해경의 안내로 안전하게 밧줄로 묶어 정박한후 바람 없는 모터 세일링으로 의기 소침해진 우리들은 맑은 소라된장국으로 소박한 식사를 한 그집 주인의 배려로 소금끼로 끈끈해진 몸들을 샤워로 씻어내니 한결들 편해진 맘으로 내일도 계속 될지 모를 원치 않는 모터 세일을 할지 몰라 수협에서 경유를 듬뿍 넣은후 모자란 물건들도 구입한후 오늘 못다간 목표의 거리를 내일 보태야 하는 이른 새벽 항해를 위해 일찍 잠을 청했다.
꿈속에서 조류가 만든 사막의 모래결 같은 바다위를 안개가 사막위를 바람이 불어 작은 모래바람을 피우듯한 형상으로 그위를 모래 바람 처럼 흐르는 형상이 흡사 우리의 행진이 황량한 바다위 캐러반 같은 느낌으로 오아시스를 찾아해맨 하루 였었던것 같았다. 바람과 파도가 없는 바다란 요~팅에 있어서는 앙코 없는 찐빵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첫댓글 하쿠나님 염려 덕택으로 무사히 잘다녀 왔어요 나인 먹었어도 그럭적 견뎌낸 자신이 쬐끔은 대견(?)스럽다 할 정도로 힘들고 다양한 경험이엇지만 큰 보람과 무엇보다도 계속 요트를 탈 수 잇었으면 하는 바램이 불쑥 거리게 되엇다는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 이겟지요. 여자라고 도전 못 할일도 아닌 것 같아요 건강하다면..
항해기만 읽어도 항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아, 그 긴장되면서, 새로운 모험을 기다리는 설레는 마음. 같은 배를 탄 동지들과의 살가운 교류....
자세히 기록해 놓은 항해기, 넘 잘 봤습니다...나머지도 필히 올려주시길...!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